꿈은 모르겠고 돈이나 잘 벌고 싶어 - 월세 30만 원 고시원에 살던 사회 초년생이 단 1년 만에 돈 걱정 없이 살게 된 비결
옆집 CEO(김민지) 지음 / 마인드셋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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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으로 저자 본인의 사업 내용 언급이 구체적인게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매우 와닿지가 않아서 아쉬움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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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기출이 답이다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최신 리포트 고급 (1.2급) - 최신 기출문제 6회분(제37회~제32회) 수록! 2018 기출이 답이다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한국사수험연구소 지음 / 시대고시기획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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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해설도 깔끔하구요. 어차피 pdf 무료지만 컴터로 보기 불편해서 구입하려고 하니 다른 출판사들은 이걸 1만 8천원에 팔더군요..어처구니 없게. 가격대비 최고 성능 책인듯. 연도별 정리까지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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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 김성중 소설집
김성중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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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이후 처음 말을 붙여준 사물이 다가올 때 우리가 소통한 세계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개그맨-내 의자를 돌려주세요.>

 

의자의 허리 받침이 툭 떨어졌다. 등받이는 멀쩡 하길레 그대로 썼는데 종일 의자에 앉아서 일하다보니 어느 순간 허리가 무척 아파왔다. 자리 구석에 팽개쳐진 허리 받침을 다시 테이프로 감았다. 찌지직 하고 테이프 뜯는 소리가 사무실에 쩌렁쩌렁 울렸다. 덕분에 내 의자가 고장 났소이다 우리 회사는 이까짓 의자 하나 못 사줍니까? 라고 본의 아닌 시위를 벌인 건 둘째 치고, 단단하게 테이프로 다시 고정하니 확실히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 얼마 뒤 옆자리에 앉은 내 상사의 허리받침도 툭 하고 떨어졌다. 이 의자는 수명이 다하면 허리받침이 제일 먼저 떨어지는가 보다. 상사가 얼마 뒤 혼잣말이지만 분명히 들리도록 말한다. , 허리 아파... 나는 못 들은 척 키보드를 크게 두들겨 소리를 덮었다.

 

유년 이후 처음 말을 붙여준 사물이 다가올 때 우리가 소통한 세계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내 의자를 돌려주세요>에는 말 많은 도서관 의자가 등장한다. 궁시렁궁시렁 작가에게 말을 늘어놓으며 영감을 주었고, 그에게 쏟아낸 이야기들로 그를 먹고 살게 한다는 재미있는 설정이다. 작가는 사물과의 소통을 유쾌하게 풀면서도 글 쓰는 직업의 고독함을 숨김없이 뿜어낸다. 도서관 의자는 아주 진지하게 그런 작가의 궁둥이를 토닥인다. 포장마차의 파란의자로 넘어가면서 취기가 오른 작가는 의자에게 되레 사람 이야기를 듣는다. 의자도 세월을 보냈고, 여러 사람들을 본 모양이다. 현실을 아주 멀찍이 벗어나지 않은 공상은 때로 현실을 더 현실답게 만들어 주고 거기에 더해 감동을 주기도 한다. 참고로 말하자면, 의자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머리가 나오는 장면이 그런 짜릿한 감동을 준다.

 

공상으로 끝날 수 있는 사물과의 대화가 즐거운 건 작가의 상상력 덕분이었다. 나무를 사랑하는 공원 의자, 그 의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무의미한 것 같지만 그것 또한 우리가 소통하는 세계라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다르다. 작가의 상상력은 그런 역할을 했다. 처음 말을 붙여준 사물이 언제였더라. 상상을 좋아하는 공상가들이라면 한번 쯤 고민해볼 만한 질문이다. 이 녀석이 말을 한다면 어떨까? 내 감정을 받아준다면 어떨까?

 

의자들을 돌아본다. 상사가 앉는 의자의 허리받침은 아직도 구석에 팽개쳐져 있다. 저 녀석은 내 의자를 부러워하고 있겠다. 친절하게 떨어진 부분을 테이프로 감싸준 내 의자를.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바싹 들이밀고 업무에 빠진다. 오늘도 내 무게를 감당하느라 고생이 많다. 나도 말을 걸어볼까? 그런 상상이 모락모락 떠오를 때 즈음 전화가 울리고 상사의 부름이 천둥처럼 들린다. 지랄하지마라! 나에게는 빚이 있다! 일을 해라! 의자와의 대화, 그 유쾌한 상상력이 현실로 사라진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내 의자를 돌려주세요라는 말을 언젠가 나도 외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지금은 의자에서 현실을 말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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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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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거짓말>

 

 <오늘의 거짓말-삼풍백화점>은 일상적이면서 수다스럽다. 자유롭게 쇼핑하는 백화점, 그리고 그 안에서 주인공과 친구들이 수다를 나누는 일상의 이야기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삼풍백화점’은 그 자체로 무거운 주제다. 덕분에 마음도 무거워 진다. 신나게 수다를 떨다 어딘가 예상 못한 기습 공격을 받은 것 같은, 매우 오묘한, 그러한 느낌이 든다. 뭐야, 난 이런 슬픈 일 떠올리며 살고 싶지 않다고. 제목 보고 알고 있었어야지. 작가에게 핀잔을 듣는다. 그래도 비극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 일상 속에서 비극은 언제나 완벽하게 내 삶을 빗겨왔고,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란다.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매일 아침, 신문과 TV는 우직하게 세상의 비극들을 나에게 밀어 넣는다. 평범한 일상에 비하면 마치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이 사건들은 점심시간이면 시간을 때우는 적당한 가십거리로 이용당할 뿐이다. 그런 순간이 올라치면 입을 꾹 다문다. 그래야 그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또 이렇게 해야 내가 '착한사람'으로 불릴 것이라는 무의식적인 착한척증후군도 한 몫 했다. 비극의 기억은 남은 사람들의 앞으로의 삶을 슬프게 하거나 두렵게 만들뿐이라는 논리까지 거들었다.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이게 솔직한 심정이면서도, 어설픈 동정심 따위는 하지 말자는 허울 좋은 이기주의, 그러니까 아무렇지 않게 스쳐 지나가자-. 비극을 대하는 내 모습이다. <삼풍백화점>의 수다는 그런 나를 신문과 TV들처럼 비극 앞으로 확 끌어냈다.

 

 비극을 직접 마주한건 그리 오래지 않았다. 꽤 노릇노릇 숙성된 괴로움 덕에 나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거나 밥을 먹다가 경미한 발작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친 건 아니었으니 나를 피하지는 말자.) 아무튼 이런 일이 지속되고, 결국 끔찍한 사실들이 온전히 내 것이라고 느낄 때 즈음 나는 자꾸만 극단적인 생각에 사로잡혔다. 생각의 끄트머리에서 해서는 안 되는 상상력을 발동시키곤 했다.

 

 한심한 망상속의 어느 날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길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올랐다. 내 앞에 선 어떤 이가 어깨에 큰 가방을 메고 있었다. 가방은 끄트머리가 뒤에 서있던 내 코끝에 올 만큼 무식하게 컸다. 건들기만 해봐라, 하고 혼자 으르렁 거리고 있을 때, 가방 지퍼 끝에 달린 아주 조그마한 노란 리본이 보였다. 이 작은 리본이 내 상상력을 순식간에 다른 쪽으로 돌렸다. 누가 널 기억이나 할 거 같아? 노란 리본이 날 비웃는 듯 했다. 수학여행 가던 꿈 푸른 학생들을 통째로 빠뜨려도, 그래도, 잊혀 진다-. 이 소름 끼치는 사실에 정신이 또렷해졌다.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는 짧은 순간 나는 작은 리본을 통해 잊었던 비극을 정면으로 맞닥뜨렸다. 그 때 평소 내 생각과는 달리, 비극을 마주하는 것은 오히려 나에게 삶의 의지를 강력하게 불태우게 만들었다. 얼마나 지속될지 의문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완벽히 유효하다.


 최소한의 책임, 최소한의 마음, 최소한의 행동. 그건 일상의 수다 속에서조차 비극을 담아두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비극이 시작조차 않도록 모두가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여전히 비극은 도처에서 시작되고 있고 어쩌면 우리를 간신히 빗겨가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비극을 잊어버리는 건 나 자신을 잊어버리는 것과 같을 수도 있다. 매순간 비극들을 인식하며 사는 것도 이상하지만 매순간 잊어버리는 것도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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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 제153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마타요시 나오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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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누군가를 웃기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웃기는 일’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다. 조용한데다 왕진지한 성격이었던 나는 누군가를 웃기는 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더욱 ‘개그맨’처럼 남을 웃기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심이 컸다. 결혼도 예쁜 개그우먼과 할 거라고 친구들에게 자주 말하곤 했다. 개콘의 봉숭아 학당에서 ‘하니’역으로 나온, 당시 미인 개그우먼으로 유명했던 김지혜씨가 내가 처음으로 생각한 결혼 상대였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이로 무를 가는 남자에게 시집을 갔다. 의문의 패배와 아픔이 있었지만, 여전히 나는 재미있는 사람과 재미가 없더라도 누군가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그런 의미에서 <불꽃>은 내게 잠시 잊었던 개그에 대한 동경의 불꽃이 활활 일어나게 만든 작품이다.

 

 <불꽃>의 저자 마타요시 나오키는 개그맨 출신으로, 무명 개그맨 시절을 보내며 책을 사랑했던 독서광이다. 개그계 출신이 일본의 최고로 권위 있는 문학상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도 놀랍지만 TV앞에서 사람들을 웃기는 사람이 시종일관 조용하고 왕진지할 것 같은 주인공 도쿠나가를 앞에 세웠으면서도 쿡쿡 웃음을 찔러주는 글을 썼다는 사실은 더욱 놀라웠다. <불꽃>을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어 읽다보면 마치 나도 얘처럼 조용해도 웃길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부풀게 만드는 설정이었다.

 

 ‘나는 재미있는 희극인이 되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희극인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순간에도 재미있어야 한다. 가미야 씨는 나와 함께 있을 때는 항상 재미있었고 같은 무대에 섰을 때는 적어도 항상 재미있으려고 했다.’

 

 빚에 찌들어 사는 개그맨 ‘가미야’. 선배 개그맨 가미야는 후배 도쿠나가에게 아무리 돈이 없어도 꼭 본인이 술값을 낸다. 왜냐하면 선배니까. 집엔 컵라면이 쌓여도 말이다. 그리곤 술에 취해 개그 철학을 전수하며, 내 전기를 쓰라고, 이럴 땐 이렇게 반응하고, 저 땐 저렇게 웃기라고 훈수를 둔다. 가미야는 자신을 믿고 ‘사부’로 따르는 후배 도쿠나가를 무척 흐뭇하게 여긴다. 도쿠나가는 정말로 전기를 쓰듯 가미야씨의 개그철학과 일대기를 기록한다. 제목은 물론 <불꽃>. ‘천치’라는 별명답게 가미야는 괴짜중의 괴짜지만, 그의 개그 철학만큼은 뚜렷하고 대범하다.

 

 ‘개그는 재미있는 것을 상상해 내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거짓 없이 순정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지, 요컨대 영리한 걸로는 안 되고 진짜 바보, 그리고 자기가 제정신이라고 믿고 있는 바보에 의해서만 실현되는 것이 개그야.’

 

 <불꽃>은 언제 웃어야 하는지 타이밍을 독자 스스로 찾아야 하는 그런 개그를 늘어놓지 않는다. 앞서 말했든 그냥 덤덤하게 웃음기가 실리도록 쿡쿡 찌른다. 웃어도 그만 말아도 그만이지만 나는 웃음이 났다. 그리고 도쿠나가의 영웅 가미야의 방황과 고난이, 사랑의 실패가, 좀처럼 실현되기 어려운 꿈에 대한 열망과 고단함이 <불꽃>을 태우는 장작처럼 작품 밑에 깔려있다.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선배 개그맨 가미야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불꽃>은 역시 진짜 주인공을 ‘도쿠나와’라는 화자이자, 독자 자신인 ‘나’로 돌아서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다. 세상의 찬바람을 맞으면 독감에 걸린다. 지독한 독감에 코가 콱 막혀 갑갑한 사람들에게 <불꽃> 추천한다. 웃기도하고 훌쩍거리기도 하다보면 코가 뻥 뚫린다.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보다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더 중요하다는 진리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리라 확신한다. 강추, 매우 강추, 또 강추다. 발정난 매미가 흥분 상태로 코풀기. 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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