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은경 옮김 / 향연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쓰메 소세키는 참으로 침착하다. 모든 주인공이 그일꺼라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침착하고 찬찬한 등장인물에서 왠지 소세키를 연상하게 된다. 마음에서도, 도련님의 주인공 역시도. 찬찬하고 불안정하고 세상물정에 어두운 사람들. 왠지 소세키가 그러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의 찬찬한 문체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참으로 찬찬해져서 찬찬한 그의 심리적 불안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탈, 같은 것들도 참 찬찬하고 침착하게 느껴져버리고 만다. 마음에 무거운 짐을 안고 있는 주인공들이 자신이 죄를 지은 당사자를 만나게 될때, 그로부터 일어나는 긴장과 그로 인해 행해지는 일탈. 그래봤자 늘 같던 퇴근길에 술을 마시고 집에 늦게 들어간다, 라는 것 밖에는 없지만은. 아! 그리고 절에 들어가서 일주일을 참선한다, 라는 것.  

아무쪼록 이 찬찬하고 침착하고 생각하기 싫어하는 등장인물은 왠지 정이 간다. 나 같기도 하고, 다른 세상 누구 같기도 하다. 이 사람처럼 침착하고 찬찬할 수는 없지만 복잡한 일을 미뤄두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미뤄두고, 괜히 해야하는 부탁 같은건 면대면보다 서신을 이용하고. 소심하고 비겁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마지막 절에 갔을때 큰스님의 화두는 네가 세상에 내려진 이유를 생각해보라, 였든가. 아무튼... 

소세키의 이 찬찬하고 진지함이 소세키를 찾게 만든다.

아무래도 전집을 사야겠다고 결심.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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