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포스터 하우 투 드로잉 Basic 월터 포스터 하우 투 드로잉
월터 포스터 크리에이티브 팀 지음, 오윤성 옮김 / 미디어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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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멋진 드로잉을 보면 감탄을 하고, 나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사실 말이 쉽지, 어디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고, 강습을 받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늘 배우고 싶지만 시도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월터 포스터 하우 투 드로잉 베이직>을 만났다.


그 동안 미국에서 많이 사랑받아서 집마다 월터 포스터의 드로잉 책이 없는 집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 책은 기초가 없는 초보자가 배울 수 있는 책이다. 350종의 '하우 투 드로우'시리즈를 만들었고, 이 책은 그 중에서 초보에게 꼭 필요한 것만을 엑기스처럼 모아서 출간한 책이다. 그래서 자세하고, 종이, 연필 등 도구에 관련된 설명부터 시작해서, 드로잉 기법을 세분화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중간중간 팁을 적어서 꼼꼼한 선생님한테 지도를 받는 기분이 든다.


드로잉을 그동안 너무 어렵게 생각했다. 그래서 드로잉을 하려 하면 자꾸 힘이 들어가고, 긴장을 했다. 그러나 작가는 드로잉은 종이에 낙서하는 것도 드로잉이라고 말한다. 선에서 시작해서 형태를 그리고, 조더 발전 시켜서 명암과 음영을 더해서 입체적인 드로잉이 된다고 설명한다. 책을 읽다보니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고, '마음에 안들면 다시 그리거나, 지우면 돼~' 라고 생각하니 좀더 편해졌다. 책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드로잉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드로잉을 어렵게 생각 했던 것중에 하나가 모든 것에는 단계가 있는데, 그것을 건너뛰고, 그릴 대상을 보고 바로 그리기 시작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예를 들어 배를 그리면 동그라미 두 개로 시작하는 형태를 잡는 것이 아니라, 배를 보면서 처음부터 똑같이 그리려고 시작해서 그리다보니 전체적인 틀이 없어서 모양이 일그러지고 생각과 그림이 달랐다. 이 책을 통해서 형태 구조를 먼저 잡고, 단계별로 세분화 시켜야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작가의 설명대로 그려보니 훨씬 쉽게 그릴 수 있었다. 그리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게 되었다. 처음에는 덩어리 하나로 인식되었는데, 책을 보다 보니 전체 큰 형태가 보이고, 가이드선이 보였다. 그 다음에 나눠서 좀더 세분화 된 형태, 마지막으로 세부적인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자세한 설명이다. 기본 테크닉을 하나 하나 자세하게 설명 해준다. 작가는 손과 손목, 팔 전체를 사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습관을 들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필기하는 것 처럼 연필을 쥐고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팔을 쓰면 좀더 자연스럽게 그일 수 있다고 한다. 펜을 잡는 방법에 따라 그림이 달라진다면서 사진과 설명을 덧붙여서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꽃, 풍경, 동물, 인체, 정물, 마지막으로 심화까지 크게 분류하고 그 안에서 케이스별로 디테일하게 설명한다. 예를 들어 딸기를 그리면 딸기는 씨 주변의 음영을 넣는 것이 중요하고, 씨의 둥근 영역에 명암을 모두 넣어야 하고, 전체 하이라이트와 그림자를 넣어서 표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실제 그림에는 단계별로 그린 그림을 넣어서 어떻게 완성하는지를 보여주고, 중간중간 팁과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을 포인트해서 자세한 설명을 한다. 그래서 혼자서 책을 보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나도 책을 읽고 따라서 드로잉을 해봤는데, 그릴때마다 조금씩 나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 조금씩 연습하면 좋은 취미 생활이 될 듯하다. 이 책은 드로잉을 기초부터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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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한 일상에 던지는 크리에이티브한 공상
박지우 지음, 정혜미 그림 / 알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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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을 보면 뭐가 떠오르나요? 어떤이는 달걀을 보고 코알라를 떠올리고, 달걀은 코알라의 코가 되었습니다. 자물쇠는 근위병의 모자가 되고, 건빵은 젖소의 코가 되고, 사원증 목줄 고리는 펭귄이 되고, 호루라기는 오리의 얼굴이 되고, 캔음료의 꼭지는 원숭이가 됩니다. <툭>에는 일상적으로 보는 소품들이 그림을 만나 전혀 새로운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굉장히 신선하고, 아! 하면서 놀라움과 재미있는 변신에 웃음도 나옵니다.



'콜럼버스의 달걀'이 떠올랐습니다. 깨진 달걀을 보고 깨도 되면 나도 달걀을 세울 수 있다고 사람들이 수군 거렸지요, 그림을 보면 특별한 기술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메모지에 따분할때 끄적끄적 그린 그림같습니다. 그래서 나도 쉽게 그릴 수 있는 거 아니야? 별거 아니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발상의 전환은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쉽게 떠올릴 수 없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쉽게 볼 수 있는 일상을 비틀고,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의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움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툭>을 읽으면서 신선한 그림덕분에 깨인 눈으로 내 주변을 둘러 봤습니다. 풀뚜껑을 보니 풀뚜껑은 더이상 풀뚜껑이 아니고, 어제의 비누는 오늘의 비누가 아니였습니다. 책을 덮고 보니 익숙했던 사물들이 좀 다르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좀더 제 주변이 풍부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툭>은 글과 그림이 함께합니다. 저는 좀더 그림에 강한 인상을 받아서 그림을 먼저 소개 했지만, 중심이 되는 것은 글입니다. 글은 언의 유희를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글과, 팀장, 어머니 등이 소재 가 되기도 하고, 택시 기사와의 대화, 친척과의 대화 등 친근하고 자주 접할 수 있고, 우리 사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자유롭게 쓴 글은 깔깔거리면 웃게 하고, 어떤 글은 가슴 찡한 울림을 주기도 하고, 통쾌한 한 방이 있기도 해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TBWA 라는 대형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인 박지우와 LG 이색 신입사원으로 선정된 정혜미가 그린 에세이가 만나서 독특한 책으로 탄생했습니다. 서문 부터가 남다릅니다. 긴 글은 어디에도 없고, 다 읽고 난 후에 동문으로 나갈 수 있다는 문구로 기분좋게 시작합니다. 카피라이터의 글은 역시 다릅니다. 단어 하나에 함축해서 여윤이 남고 묘하게 계속 생각 나는 글들의 행진입니다.



하루하루가 지루한 사람, 머리가 뒤죽박죽 엉켜서 신선한 충격이 필요한 사람,  재미있는 일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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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으면 만들어라, 가지 않는 길로 가라, 내가 가면 길이 된다... 나를 다그치고, 경쟁에 끼어들고, 미치듯이 앞만 보고 가고,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하도록 채찍질 했던... 그 동안 많이 듣고, 보던 말과 글이다. 그러나 법정 스님은 '길이 아니면 가지말라'한다. 워낙 반대로 살아서 처음에는 생소했는데, 법정 스님의 여러 글들과 삶을 보고 이 말에 담긴 깊은 뜻을 알게 되었고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법정 스님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과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말고 사는 삶,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를 강조 하셨는데 그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에는 산에는 꽃이 피네, 산방한담, 물소리 바람소리, 텅 빙 충만, 홀로 사는 즐거움, 오두막 편지, 서 있는 사람들 등 수 많은 법정 스님의 책중에서 발췌한 글과 불일암의 소소한 일상과 사계절의 모습을 최순희 선생님의 사진으로 담아서 좀더 법정 스님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기분이 들었다. 사진도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꾸밈 없고, 담백하게 감나무, 모란꽃, 해바라기 등 꽃과 나무와 텃밭, 빨래, 불일암 안에서 바라본 바깥풍경 등을 최순희 선생님 시선으로 담았다. 법정스님께 감명 받아서 최순희 선생님은 자주 찾아 뵙고, 편지도 많이 썼다고 하는데, 법정스님이 다 소각하셔서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해서 아쉬웠다. 그리고 최순희 선생님과 인연이 있는 정지아 작가님의 글도 같이 있어서 낯설은 최순희라는 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때 <무소유>를 읽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모두가 모든것을 소유하려고 할때 '소유하지 말라' 라는 말은 너무 생소하고 강하고 신선한 충격이였다. 법정스님을 처음 접하고 팬이 되서 많은 책들을 찾아 봤다. 볼때마다 법정스님처럼 살아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많은 깨달음을 얻고, 내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법정스님은 자연과 더불어 사시고, 평생을 무소유를 실천하신 분이다. 겨울이되면 새를 위해 감나무에 감을 남겨 두고, 텃밭에 심은 채소를 산에 사는 짐승들과 나눠 먹는다. 참으로 멋진 삶인 것 같다. 누구는 화가 날 일에 누구는 허허 웃으며 기꺼이 자연에서 온 것을 자연으로 보낸다. 


불일암은 파릇파릇하다. 텃밭에는 여러 채소가 얼굴을 내밀고, 찔레꽃이 피고, 뻐꾸기가 찾아오면서 봄이 시작된다. 모란, 진달래, 도라지꽃, 해바라기 등 다양한 꽃들이 가득하다. 법정 스님은 건성으로 보면 그저 산이고, 마음을 열고 보면 자신도 산이 된다고 했다. 매년 피는 꽃을 보면서 또 꽃이 폈구나 할 수도 있지만 마음을 열고 보고 모란의 향도 느껴지고, 후박나무가 고맙고, 꽃이 피는 것은 큰 사건이라는 것을 깨달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텃밭의 채소들이 '목마르다' 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법정 스님은 주변 꽃, 나무, 벌레, 풀, 산짐승 등과 마음을 열고 교류하고, 대화를 했다. 나도 마음을 열고 좀더 넒은 시각으로 주변을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엽기적인 사건들, 비윤리적 사건들, 진흙탕 싸움 같은 정치판, 권력 남용으로 핍박 받는 모습을 보면 세상을 탓 했었다. 그러나, 법정 스님은 세상을 탓하기 전에 내 마음을 맑고 향기가 가득한지 돌아보라고 한다. 내가 먼저 맑고 향기로우면 세상은 바뀐다고 한다. 이렇게 모두가 내가 먼저라고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가꾸면 세상은 아름다워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떻게 가꿀까? 법정스님은 작은 것, 하찮은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감사해 하는 마음을 가지면 기쁨과 행복이 오고, 내가 맑아진다고 한다. 참으로 쉬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책을 덮으면서 법정스님의 좋은 말씀을 행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부터라도 마음을 열고 주변을 바라보고, 범사에 감사하며, 매일 나를 돌아보고 맑고 향기나는 사람으로 가꿔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정 스님이 그리운 분들에게는 소중한 책이 될 것이다. 삶이 힘든 분들께도 추천한다. 법정 스님의 삶을 엿보면서 치유가 되시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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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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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가 강력 추천한 이유를 금방 알게 되었다. 기린의 날개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드러내지 않지만 가족에 대한 애틋함과 배려, 사랑이 숨은 시선이 느껴졌고, 나미야 잡화점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담겨있는 소설이다.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작품마다 주인공, 배경, 소재 등은 다 다르지만 '가족'이라는 것으로 연결된 느낌이 들었다. 어느 하나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다 작품성이 뛰어나고 내용과 메세지가 뛰어났다. 감동이 몰려오기도 하고, 슬픈 상황에 나도 모르게 감정 이입되서 눈물이 나기도 하고, 돌아가고 싶은 시간에 멈춘 시계를 바라보는 쓸쓸한 노인의 뒷모습을 생각하며 안타깝기도 하고, 가족과의 아픔이 있지만 천진난만한 아이의 시선으로 바다를 찾아 가기도 하고, 슬픈 아들과 아버지의 만남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몇 작품만 소개한다면 <성인식>을  소개 하고 싶다. 가족의 죽음은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슬픔이고,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 상처이다. 딸바보인 아빠가 15살인 딸을 교통사고로 떠나 보내면서 아이한테 빨리 학교 가라 재촉하지 않았으면 사고는 없었을 것이라며 자책한다. 부부는 텔레비전도 마음 편히 못 본다. 딸과 비슷한 또래가 나오면 자리를 피하거나 꺼버린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후 딸이 성인이 될 무렵, 남편은 죽은 딸 대신 성인식을 참가 하자고 아내에게 제안을 한다. 그 둘은 성인식을 준비하면서 45살이 20살처럼 보이기 위해 옷을 고르고, 염색도 하고, 피부관리를 한다. 드디어 성인식날 그 둘은 가는 길에 집으로 그냥 돌아가갈까 고민도 하지만 참가한다. 초대장이 없었지만 우연히 딸 친구들을 만나서 들어간다. 그리고 죽은 딸의 사진을 현상해 와서 친구들과 다같이 성인식 사진을 찍는다.


책을 읽는 내내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이 전해져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계속 흘렀다. 그러다 부부가 성인식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슬픔을 치유하고, 서로에게 금기시 되었던 딸을 수면 위로 올려서 서로의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고, 책을 덮은 지금까지도 그 여운이 남아있는 소설이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역시, 수작이다. 묘사가 뛰어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서 더 감정이 증폭되는 작품이다. 외딴 지역에 바다가 보이는 작은 이발소로 젊은 청년이 찾아오고 한 늙은 이발사는 수다스러워진다. 자기의 조부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처음 이발소에 발을 들인 계기, 화가가 되고 싶었다는 본인의 꿈이야기,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발소 이야기, 결혼과 이혼의 이야기, 번영해서 2호점을 내고, 성공가도도 달려보고, 망하면서 얻은 깨달음, 재혼과 아들을 낳았을때의 기쁨, 우발적으로 살인을 하게 되고, 그래서 안타깝게 이혼한 이야기를 서슴없이 했다.


마음이 아펐던 것은 결혼을 앞둔 이 청년이 수소문을 해서 아버지를 찾아온 것이다. 서로 아버지인 것과 아들인 것을 가슴으로 느꼈지만 어느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는다. 머리를 다 마무리 하고,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여 달라고 이발사는 말하지만 앞머리가 정리 되지 않았다며 결국 얼굴을 들지 않은채 소설은 끝난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그 뒷 이야기를 독자에게 넘겨서 각자의 상상에서 부자의 이야기는 다시 시작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작품들이 다 좋았다. 책을 읽는 시간은 '가족'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 소설은 나 역시 강력 추천하는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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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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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한 사람의 작은 실수나 사건, 사람과의 관계의 작은 문제들은 '~~하더라' 라는 사람들의 추측으로 부풀려지고, 재미있는 이슈를 만들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를 좋아하는 관종들과 한 건 해서 출세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 잡힌 기자, 어떤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싶지 않는 사람의 욕망, 피해를 막아주면서 인정 받고 싶어하는 사람의 욕심과 이기심 등에 의해 왜곡되고 살이 덧붙여진다. 작은 눈송이 하나가 커다란 눈덩어리가 되어 누구도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태로 계속 굴러가서 살집을 키우고, 한 사람을 파멸시키는 과정이 잘 그려져있다. 인간의 잔인함과 이중성, 욕망을 적나라게 보여주고, 작가 차분하게 서술한다.


스토리는 도덕적으로 비판 받아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사회적 매장을 당해서 종적을 감추고 행방불명된 남자, 사회와 가정에서 외면 받아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강에 투신해서 자살한 여고생, 권력의 남용으로 사업이 망하고, 왜곡된 사실로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인생을 송두리째 잃어버려 망연자실 하는 여사장이 나온다. 그 사람들을 그렇게 벼랑 끝으로 몰고간 사람들을 킬러가 총으로 쏴서 살해하는 연쇄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을 연구해서 인터넷 카페에 킬러에 대한 단서등을 논리적으로 분석해서 글을 연재하는 저스티스맨이 나온다.


메인 사건은 길 한복판에서 술에 취해 대변을 보고 쓰러진 사진이 노출되면서 오물충이라는 조롱과 사회의 비난속에서 행방불명이 된 남자, 원조교제 하고, 첫경험 동영상이 노출되서 가족과 모든 사람들에게 외면 받은 여고생의 자살, 팬션 사업을 위해 카페 운영자와 친분을 쌓다가 성매매를 한다는 악의적 소문에 의해 하루아침에 망한 여사장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소재가 흥미롭고, 어떻게 사람이 한순간에 사회에서 매장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읽으면서 흥미로운 스토리 진행과 스피드한 진행, 압도하는 몰입감으로 재미있게 읽었지만 한편으로는 씁슬했다. 강자 앞에서는 한없이 약하고, 약자 앞에서는 강해지는 사람, 작은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그것으로 본인이 원하는 것을 갖고자 하는 사람, 본인의 출세나 장미빛 미래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망가지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 사람, 앞에서는 다정한 가장이고, 진실을 알지만 자기의 이익을 위해 진실은 살짝 눈감버리는 사람,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 교사이면서 뒤에서는 온갖 추악한 행위를 하는 사람, 잘 나가는 국회의원으로 겉모습을 포장했지만, 뒤로는 더러운 일들을 하는 이중적인 모습...


놀라운 것은 이 사람들은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나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이고, 거짓 사건이 진실인것 처럼 유포되고, 작은 사건은 왜곡되서 다른 사건으로 둔갑하고, 여론 몰이가 시작되면 평범했던 한 사람은 마녀가 되서 여러 사람에게 난도질 당히고, 신상이 세상에 유포되고 하루아침이 평범한 삶은 송두리째 사라지고, 정당하지 않은 일에 당당하게 'NO'라고 했다가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에게 무참히 밟히는 등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 참으로 씁슬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수 있는 주제, 예를들면 마땅히 죽어도 되는 사람은 있는가, 악인을 살해하는 것은 정당화 할 수 있는가, 잔인한 사건을 있는 그대로 언론보도를 해야 하는가 등을 가지고 인터넷 카페에서 댓글로 의견을 나누는 형태로 서술하면서 찬성측과 반대측 의견을 둘다 담아서 판단은 독자에게 하도록 넘기고 있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좋았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반대 의견도 들을 수 있고, 양측의 의견을 다 들을 수 있어서 내 생각을 좀더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끝으로 작가의 집념에 더욱 놀랬다. 이렇게 흥미롭고 몰입도 높은 소설이 첫집필한 책인데, 8년간 여러 공모전에서 다양한 작품을 가지고 지원 했다가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작년에 상을 수상하고, 이 초고에 수정을 거듭해서 완성시킨 <저스티스맨>으로 올해 초에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것이다. 긴 시간의 시련을 극복한 도선우 작가님께 박수를 보고 싶다. 긴 시간의 축적되고 응집된 내공이 이 책에 담겨서 완성도를 높인 것 같다. 몰입도 높고 영화와 같은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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