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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두 사람이 똑같이 나쁜 짓을 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여자라면
무조건 그 여자 탓이죠."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
왜 아내들은
항상 상대 여자를 원망해요?"
p.461
『걸 온더 트레인』을 통해서 '폴라 호킨스'라는 작가를 처음 만났다. 전작은 심리 묘사가 뛰어나고, 스피드한 전개와 책을 덮을때까지 이어지는 궁금증과 반전의 반전으로 끝까지 예측되지 않는 이야기가 펼쳐져서 인상 깊었던 책이였는데, 『인투 더 워터』에서도 폴라 호킨스의 매력은 계속된다.
여러 인물들의 시각으로 스토리가 진행되서 사건을 다각도로 보는 기분이 들었고, 다음이 기대되서 책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계속 발생되는 사건과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 숨겨진 이야기들이 펼쳐지면서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책을 덮으면서 작가가 숨겨둔 가짜 단서에 속았다는 생각과 뒤통수 맞는 기분이 들면서도 허를 찌른 반전에 짜릿함을 느끼는 묘한 감정이 생겼다. 팽팽한 긴장감을 가져온 스릴러라는 생각이 들고, 작가의 치밀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인투 더 워터』은 '드라우닝 풀'이라는 소재로 강에서 죽은 여자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드라우닝 풀'은 16 ~17 세기에 마녀의 죄를 심판하거나 처형하기 위해 만든 웅덩이이다. 죄가 없으면 물 속으로 가라앉아서 죽고, 떠오르면 마녀로 간주해서 처형을 통해 죽는다. 이 책은 드라우닝 풀에서 죽은 한 여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강가에서 십대의 소녀가 죽었는데, 얼마 후, 또 한 명의 여자의 사체가 발견된다. 모두가 자살로 몰고 가는데, 동생은 타살이라고 의심한다. 그리고, 지난번에 죽은 소녀는 조카의 친구이고, 이번에는 언니가 죽은 것이다. 나는 이 두 죽음과 조카와의 관계, 엄마의 죽음에 의문을 갖지 않는 조카에 대한 의문을 갖으면서 나름의 추리를 하면서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은 이 두 사건을 중심으로 그 주변 인물들의 사랑과 욕망, 숨겨왔던 비밀들이 얽혀있다. 반전이 이 책의 묘미라서 자세한 스토리는 생략한다.
"기억은 우리가 회상할 때마다 변형되고,
해체되고, 다시 조립되고, 또 분류된다."
p.6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앞장을 폈다. 작가가 첫장에 올리버 색스의 『환각』에서 인용한 이 문구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냥 지쳤는데, 스토리를 다 알고 나니 이 문구가 새롭게 다가왔다. 비밀은 의심을 낳고, 의심은 기억을 왜곡한다. 사체로 발견되 여인과 그의 동생, 동생은 언니를 오해하고, 증오하고, 왜곡된 기억을 갖는다.
그리고 '나는 내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라고 한 이 남자 역시 왜곡된 기억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 하면서 인간의 기억의 변형을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투 더 워터』는 스릴러의 매력을 한껏 뽐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고, 몰입도 높아서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힘을 가진 책이다. 폴라 호킨스의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