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블랙 에디션, 양장 특별판)
미카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사실, 모모』 는 예전부터 주변에서 추천 했던 책인데, 그 당시 유행 했던, 뻔한 내용을 포장한 '어른이 읽는 동화책' 중에 하나겠구나 생각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이번에 블랙 에디션이 나왔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책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한번쯤 읽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그리고, 표지에 묘한 매력이 있어 끌렸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표지를 정말 잘 바꿨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인 '모모'만큼 중요한 '카시오페이아' 라는 거북이가 나오는데, 그 거북이는 등에 말하고 싶은 말을 나타낸다. 카시오페이아가 표지 주인공이라서 책을 볼때마다 카시오페이아의 말들이 떠오를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반전이 숨겨져 있다. 심플한 커버를 벗기면 화려한 거북이가 나타난다. 표지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아무튼 너무도 기분 좋은 반전으로 기분 좋게 책읽기를 시작했다.


 "시간을 재기 위해서 달력과 시계가 있지만,
그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시간은 한없이 계속되는 영겁과 같을 수도 있고,
한 순간의 찰나와 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한 시간 동안
우리가 무슨 일을 겪는가에 달려 있다.
시간은 삶이며, 삶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니까."
p.89

항상 똑같이 시간이 흐르는데, 길게도 느껴지기도 하고, 너무 빠르게 지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모든 것은 나의 마음이 정하는 것이구나. 내가 조급해 해도 1분은 60초이고, 내가 여유를 갖고 주변도 돌아보면서 가도 시간은 같다. 어차피 같다면 좀더 여유를 갖고 바라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빨리 오라며 재촉하는 모모에게 카시오페이아는 한 말이 머리속을 맴돈다. "느리게 갈수록 더 빠른 거야"



'시간을 아껴라, 시간은 금이다' 라는 말을 평소에 많이 듣는다. 어릴때는 '4당5락'이라는 말로 잠을 줄이며 공부를 해야 했고, 그런 환경 속에 있어서 그런지, 가끔은 친구랑 수다떨고, 멍하게 있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와서 보면 그렇게 해서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모에서는 '회색신사'가 등장한다. 모모가 화려한 인형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좋은 것을 갖고 있다고 칭찬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부러워 하겠다고 말한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시간을 아껴서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랑, 우정 등은 다 필요 없고, 성공, 부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도 '회색신사'는 있다. 우리 가까이에서 나를 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도 있고, 회사에도 있고, 학교에도 있고, 가정에도 있다. 사실, '회색신사'를 보면서 나를 돌아봤다는 나도 누군가에게는 '회색신사'는 아니였을까? 그와 같은 행동과 말은 한 적은 없는가? 생각했다.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면 아낄수록
가진 것이 점점 줄어들었다."
p.112


작가는 '똑떨어지는 엉터리 계산'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시간을 아끼며 사는 것이 언뜻 보면, 1분 1초를 놓치지 않고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작가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아껴 성공만 바라보고 달리지 말고, 주변의 가족, 친구와 소중한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 들에 핀 꽃, 하늘을 나는 새를 보고, 자연이 준 아름다움도 느끼며 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은 인물을 하나 더 소개하면, 모모에게는 거북이 말고도 든든한 친구가 몇명이 더 있다. 그중 '베포'라는 청소하는 할아버지인데, 그 둘의 대화가 인상 깊었다. 베포의 말은 삶의 깊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륜이 뭍어나는 말들이,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왜 『모모』에 열광하는지 알 것같다. 이 책은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을 알려준다. 뭐가 중요하고, 뭐가 중요하지 않는지를 깨달게 하는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고, 앞으로도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