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가 필요한 시간 - 2000년간 권력이 금지한 선구적 사상가
천웨이런 지음, 윤무학 옮김 / 378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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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라고 항상 고귀하지 않고,

백성이라고 끝까지 비천하지 않다"

p.494


맹자, 노자는 많이 들어봤어서도 묵자는 생소하게 느껴진다. 유가 사상이 뿌리 깊고, 유가 사상외에 다른 사상을 배척하고, 낮게 보는 분위기가 오랜시간 지속되다 보니, 묵가의 사상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사실, 『묵자가 필요한 시간』을 통해서 묵자 사상을 처음 접했다. '2000년간 권력이 금지한 선구적 사상가'라는 소개가 눈에 띄었고, 묵자의 사상이 궁금해서 책을 읽게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묵자 사상이 진보적이고 이상적인 사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권력자들이 배척하려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묵자가 기원전 468년에 태어났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고대 사람의 사상이 현재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사상인 평등, 인간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단순히 이론만 강조한 것이 아닌 실천과 병행해서 현실적이면서 실제 도움이 되는 살아있는 사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묵자가 필요한 시간』은 '천웨이런'이라는 중국에서 인정받는 작가이다. 묵자 전기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루쉰, 한비자, 마르크스의 말을 인용하기도 하고, 여씨춘추, 묵자답객문, 논어 등 방대한 책을 인용해서 묵자의 사상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객관적으로 보여 주려고 노력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역한 윤무학 교수도 묵자 사상을 연구한 분이고, 작가가 인용하면서 오류가 발생한 부분을 수정도 하면서 보완해서 만든 책이라고 해서 그런지, 치밀하고 고증한 느낌을 받았다.


"굶주린 자가 먹지 못하고

헐벗은 자가 입지 못하며

피곤한 자가 쉬지 못하는 것이

백성의 세 가지 고통이다."

p.154


묵자가 위대하게 느껴진 것은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이야기만 하는 사상가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사회의 부조리, 불합리한 것을 정확하게 짚어서 보고, 정면으로 맞서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감흥을 주고, 깨우침을 주는 사상이라서 『묵자가 필요한 시간』를 통해 묵자를 만나는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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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역사 건축으로 읽는 역사 - 개념 청소년을 위한 역사 마주하기
시대역사연구소 지음 / 시대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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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 숨겨진

사회 현실을 파악한다면

승자에 의해 쓰인

왜곡된 역사가 아닌

진실과 마주할 수 있다."

p2.


그림과 건축 속에는 많은 정보와 감정, 시대 정신, 역사적 사실이 담겨있다. 『그림으로 읽는 역사, 건축으로 읽는 역사』책은 그림과 건축을 통해 숨겨진 현실을 바라보게 하고,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그림 부분에서는 여러 작품을 접할 수 있다. <마라의 죽음>, <환전상과 그의 아내>, <니콜라스 튈러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등 유명작품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파헤쳐서 그림 속의 현실을 바라보게 하고,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 서민들의 아픔, 그 시대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자세한 설명으로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 중 피카소의 작품이 눈에 띄었다. 피카소의 작품은 유명한 것만 알고 있었고,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작품을 처음 봤는데, 전쟁의 아픔과 잔혹성이 가슴 깊이 들어왔다. 이런 작품들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느껴졌다. 이 책을 단순한 감상을 하고 넘어가는 작품들을 붙잡고, 자세하게 들여다 보고, 화가를 이해하게 해서 작품을 보는 눈이 확장되는 기분이 들었다.


"건물이 품은 시,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졌던

사건들을 이해한다면

살아 있는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p.110


건물 파트도 유명 작품들이 나온다. 피렌체의 두우모 성당, 베네치아 다리, 타지마할, 퀠른 성당, 베르사유 궁전 등 우리가 익히 보고 들은 건물들을 다뤘다. 이 건물들 속에 숨겨져 있던 역사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해서 건물을 다시 보게 되었다.


 


중간에 '역사 속으로' , '기억해두면 쓸데 있을걸' 등의 코너를 만들어서 확장된 지식과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이 코너가 참 좋았다. 해당 그림, 건축에서 좀더 확장된 정보를 같이 알아가는 시간이 되서 흥미로웠다.



책을 덮으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끝나서 아쉬웠다. 좀더 분량이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재미있게 역사와 배경지식을 얻는 소중한 시간이 되서 2편도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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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인 스노우 팝콘북
단야 쿠카프카 지음, 이순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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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처럼 눈이 내렸다.

하늘이 가장 친절하게

애도하는 방법이었다."

p. 349


사랑했던 소녀의 죽음을 맞이한 날, 기적처럼 눈이 내리고, 처음으로 투명인간이 되게 해달라고 비는 소년이 있다. 살인 현장을 목격한 그 날의 충격으로 캐머런은 그 순간의 기억을 잃는다. 『걸 인 스노우』는 '루신다'라는 소녀가 회전목마 앞에서 눈에 덮인 시체로 발견되면서 학교와 그 지역은 발칵 뒤집힌다. 루신다를 스토커했던 캐머런은 많은 사람들의 의심을 받는다. 수상한 행동이 그를 범인으로 몰고간다. 심지어 캐머런 엄마조차 그를 의심한다.


사건은 이렇게 캐머런과 루신다를 질투하고 미워했던 소녀인 제이드, 경찰인 러스 이 세 사람의 시각으로 진행된다. 세 명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서 단조로울 수 있는 스토리가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다. 의심스러운 사람들과 수상한 행동들로 범인이 누굴까 궁금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단숨에 읽었다. 물론 범인은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리고, 범인을 찾아가고, 잃어버린 캐머런의 기억을 추적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걸 인 스노우』는 『걸 온 더 트레인』으로 유명한 폴라 호킨스가 강력하게 추천한 소설인데, 추천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글의 스타일이 폴라 호킨스와 비슷한 부분도 있다. 아무래도 시선을 사로잡는 힘은 폴라 호킨스가 더 뛰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작품이다. 


『걸 인 스노우』는 단야 쿠카프카의 첫 작품인데, 출간 하자마자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전 세계 14개국에 출간 계약을 맺으면서 미국에서 '2017 여름 최고의 책'으로 회자되었다. 스토리 전개나 소재 등이 사실 다른 소설과 크게 다르지는 않는데, 표현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폴라 호킨스의 세심한 심리 묘사가 단야 쿠카프카의 글에도 살아 있고, 생생하고, 신선한 표현들이 눈길을 끌었다. 차기작도 기대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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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이야기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15
제프리 초서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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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이란

우리가 속세에서 겪는

모든 문제의 끝이다."

p.97


제프리 초서는 예전 대학때 <영문학 기행>수업을 들으면서 자주 들은 작가라서 낯익었다. 영문학의 시초라고 했는데, 그 당시는 발췌한 글을 읽어서 『캔터베리 이야기』의 참 맛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번 현대지성에서 나온 『캔터베리 이야기』을 통해서 전문을 읽으면서 참 맛을 느꼈고, 좋은 작품을 읽었다는 생각을 했다. 제프리 초서와 완성을 다 하지 못하고 죽어서 이야기 하나는 미완성한 상태로 출간 되었지만, 그래도 전체 작품을 만나서 좋았다.


제프리 초서가 당대에 유명한 작가라서 필사본이 아흔 개가 넘는데, 그 중에 제일 유명하고, 좋은 평가를 받은 엘리스미어와 힝그트의 필사본을 바탕으로 번역했다고 한다. 사실, 외국 서적은 번역이 중요하다. 번역에 따라서 전해지는 느낌이 다른데, 이 책은 원문에 가장 가깝게 번역하려 하고, 반복되는 부분이 있어도 생략하지 않고 가급적 살려서 번역 했다고 해서 믿을 수 있다.


1300년대 말이면, 우리나라는 조선 시대가 막 시작하는 시기인데, 그 쯤 쓴 글이라서 그런지, 소설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기사, 수녀, 의사, 요리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캔터베리 대성당으로 가는 순례길에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는 형태로 담은 글이라 그런지, 편안하게 옛날 이야기 듣는 기분이 들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내용과 주제가 다양하다.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회개, 사랑, 불륜, 참회 등 세상의 모든 문제들을 축소해서 담은 것 같았다.


사실,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그 스토리에 담긴 메시지는 깊은 여운과 감동, 깨달음을 준다. 결코 가볍지 않다. 셰익스피어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궁금해 하면서 읽었는데, 깊이 있는 사상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삶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다. 사랑과 우정, 삶과 죽음, 진정한 회개 등 깊이 있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그러면서도 해학적인 표현을 통해 재미도 챙기는 소설이였다. 제프리 초서가 '영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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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
나무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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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은,

낯선 곳에서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p.16


『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책 제목처럼, 나도 일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씩 했다. 고등학교때 제2 외국어로 일본어를 선택하면서 일본어와 일본, 일본문화가 운명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고등학교때 자매결연 맺은 친구과의 만남을 인연으로 대학때까지도 그 친구와 편지를 주고 받고, 음악, 책, 드라마에 빠져 살면서 일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 동안 바쁜 생활을 하면서 예전의 꿈은 잊고 살았지만 일본 여행을 할때마다 다시금 일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어서 실제 일본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일본에서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실제 생활이 어떤지 알고 싶었다.


『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책은 사실, 구체적으로 비자는 어떻게 준비하는지, 연수 준비는 어떻게 하는지, 취업을 어떻게 할지 등 구체적인 정보는 없지만, 16명의 일본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각자 한국을 떠난 이유, 일본에 거는 기대, 일본에서의 생활 등은 다 다르지만, 쉬운 선택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과감하게 뛰어 드는 모습이 감동적이고,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 일을 얻는 과정,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점 등이 자세하게 나와서 스토리가 재미있었다.


각자의 실제 본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고 있어서 포장된 이야기가 아닌, 실질적인 이야기,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가슴에 더 와 닿았고, 공감이 되었다.


"내가 살아갈 곳은  

다른 곳도 아닌

이곳 밀라노야..


이 말을 접하기 전,

난 내가 살아갈 장소를

정한다는 걸 생각 해 본 적이 없다 .

p. 62


일본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젊은 친구들이 워킹홀리데이로 주로 간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탄탄한 직장을 다니다가 과감하게 일본으로 간 사람도 있고, 30대 중반에 떠난 사람들도 있는 것을 보기도 하고, 일본어를 완벽하게 하고 떠난 사람 보다는 우선 일본으로 가서 언어부터 배우면서 시작 하는 사람들이 많고, 돈이 많아서 여유가 있어서 여행 겸, 언어를 배울 겸해서 떠난 것이 아닌, 돈이 없어도 일본으로 가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돈을 만들어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사는 곳을 내가 정한다"라는 글이 와 닿았다. 우리가 사는 곳을 선택하는 것은 나이, 환경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 책은 단순하게 각자의 일본 생활을 쓴 글을 모아서 출판했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기대를 부흥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coffee break'에서 일본과 한국의 차이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코너가 있는데, 차라리 일본으로 유학, 취업 등을 할 수 있는 방법이나 관련 정보를 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고, 편집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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