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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이야기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15
제프리 초서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12월
평점 :

"죽음이란
우리가 속세에서 겪는
모든 문제의 끝이다."
p.97
제프리 초서는 예전 대학때 <영문학 기행>수업을 들으면서 자주 들은 작가라서 낯익었다. 영문학의 시초라고 했는데, 그 당시는 발췌한 글을 읽어서 『캔터베리 이야기』의 참 맛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번 현대지성에서 나온 『캔터베리 이야기』을 통해서 전문을 읽으면서 참 맛을 느꼈고, 좋은 작품을 읽었다는 생각을 했다. 제프리 초서와 완성을 다 하지 못하고 죽어서 이야기 하나는 미완성한 상태로 출간 되었지만, 그래도 전체 작품을 만나서 좋았다.
제프리 초서가 당대에 유명한 작가라서 필사본이 아흔 개가 넘는데, 그 중에 제일 유명하고, 좋은 평가를 받은 엘리스미어와 힝그트의 필사본을 바탕으로 번역했다고 한다. 사실, 외국 서적은 번역이 중요하다. 번역에 따라서 전해지는 느낌이 다른데, 이 책은 원문에 가장 가깝게 번역하려 하고, 반복되는 부분이 있어도 생략하지 않고 가급적 살려서 번역 했다고 해서 믿을 수 있다.
1300년대 말이면, 우리나라는 조선 시대가 막 시작하는 시기인데, 그 쯤 쓴 글이라서 그런지, 소설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기사, 수녀, 의사, 요리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캔터베리 대성당으로 가는 순례길에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는 형태로 담은 글이라 그런지, 편안하게 옛날 이야기 듣는 기분이 들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내용과 주제가 다양하다.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회개, 사랑, 불륜, 참회 등 세상의 모든 문제들을 축소해서 담은 것 같았다.
사실,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그 스토리에 담긴 메시지는 깊은 여운과 감동, 깨달음을 준다. 결코 가볍지 않다. 셰익스피어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궁금해 하면서 읽었는데, 깊이 있는 사상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삶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다. 사랑과 우정, 삶과 죽음, 진정한 회개 등 깊이 있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그러면서도 해학적인 표현을 통해 재미도 챙기는 소설이였다. 제프리 초서가 '영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