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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인 스노우 ㅣ 팝콘북
단야 쿠카프카 지음, 이순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17년 11월
평점 :

"기적처럼 눈이 내렸다.
하늘이 가장 친절하게
애도하는 방법이었다."
p. 349
사랑했던 소녀의 죽음을 맞이한 날, 기적처럼 눈이 내리고, 처음으로 투명인간이 되게 해달라고 비는 소년이 있다. 살인 현장을 목격한 그 날의 충격으로 캐머런은 그 순간의 기억을 잃는다. 『걸 인 스노우』는 '루신다'라는 소녀가 회전목마 앞에서 눈에 덮인 시체로 발견되면서 학교와 그 지역은 발칵 뒤집힌다. 루신다를 스토커했던 캐머런은 많은 사람들의 의심을 받는다. 수상한 행동이 그를 범인으로 몰고간다. 심지어 캐머런 엄마조차 그를 의심한다.
사건은 이렇게 캐머런과 루신다를 질투하고 미워했던 소녀인 제이드, 경찰인 러스 이 세 사람의 시각으로 진행된다. 세 명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서 단조로울 수 있는 스토리가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다. 의심스러운 사람들과 수상한 행동들로 범인이 누굴까 궁금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단숨에 읽었다. 물론 범인은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리고, 범인을 찾아가고, 잃어버린 캐머런의 기억을 추적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걸 인 스노우』는 『걸 온 더 트레인』으로 유명한 폴라 호킨스가 강력하게 추천한 소설인데, 추천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글의 스타일이 폴라 호킨스와 비슷한 부분도 있다. 아무래도 시선을 사로잡는 힘은 폴라 호킨스가 더 뛰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작품이다.
『걸 인 스노우』는 단야 쿠카프카의 첫 작품인데, 출간 하자마자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전 세계 14개국에 출간 계약을 맺으면서 미국에서 '2017 여름 최고의 책'으로 회자되었다. 스토리 전개나 소재 등이 사실 다른 소설과 크게 다르지는 않는데, 표현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폴라 호킨스의 세심한 심리 묘사가 단야 쿠카프카의 글에도 살아 있고, 생생하고, 신선한 표현들이 눈길을 끌었다. 차기작도 기대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