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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이 아픈 의사입니다 - 견디는 힘에 관하여 정신과 의사가 깨달은 것들
조안나 캐넌 지음, 이은선 옮김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마음이 아픈 의사라고 해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의사를 하고 있나? 생각했는데, 의사도 마음이 아프다는 의미였다. 의사도 사람이니 이 순간, 저 순간에 마음이 아프겠지. 사실 최근 이슈들 때문에도 그렇고 의사를 만났을 때 마음이 따뜻해진 기억이 없어 다른 나라의 의사는 어떤가? 하는 호기심으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를 찾는 걸로 알고 있다. 혹은 정신과를 찾지 않더라도 뉴스를 보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는 것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정신과 의사가 던지는 메시지는 뭘까? 인간은 많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고, 수많은 종류의 인간이 있으며, 모두가 다 각자의 아픔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의사라고 예외는 아니라는 것
의사가 되기까지 겪는 어려움과 아픔, 애환 그리고 드러나지 않는 모습들을 저자는 알려준다. 나 너무 힘들었어도 아닌 난 이렇게 힘들게 의사가 되었어도 아닌 저 역시 힘들고 여전히 힘들다고 이야기 한다. 사람을 살리는 일에서 마주치게 되는 환자들, 그리고 그 환자의 이야기들. 의사와 인간의 경계를 왔다갔다 하게 되는 수많은 감정들 속에서 저자는 어쩌면 조금 더 인간적인 의사가 되어 간다.
근무시간이 끝난 후 펼쳐지는 환자와의 이야기, 환자와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병원을 함께 돌아다니고, 편지를 나누고,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꼭 이 마음을 끝까지 가지고 갈 수 있기를 바랬다.
환자를 단순히 신체로만 보고 치료를 하고 수술을 하는 것도 어쩌면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에 있어 깔끔할 수 있다. 오히려 환자와 감정을 교류하지 않는 것도 일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스킬일지도 모르겠다. 환자의 상황이나 상태에 지나치게 몰입해서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넘게 되는 경우를 더 위험하다고 볼지도
하지만 정신과 환자를 만나는 의사는 조금 더 친절하고 그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심리적인 고통으로 깊은 어둠의 터널에서 삶의 무게를 견디며 그 누구보다 용감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 이들에게 정신과 의사는 그야말로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의사가 좀 더 많아져 업무가 줄어들면 숨어 있던 인간적인 면이 드러날까? 진료시간이 더 길어지면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시간이 많아질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의사와 환자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의사가 꿈은 사람, 현재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 정신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 의사의 삶이 궁금한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