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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되지 못한 말들 ㅣ 문학인 산문선 3
김동현 지음 / 소명출판 / 2023년 5월
평점 :
제주의 사월을 알게 된 건 제주살이를 처음 했던 몇 년 전이다. 제주라는 매력에 흠뻑 빠져 아이를 데리고 무작정 갔던 제주. 아름답고 신비한 섬에 이런 비극이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왜 학교에서 배운 기억이 안 날까?
1947년에 있었던 사건을 2021년에야 다시 보기 시작했다는 건 그동안의 역사가 무의미하게 오랜 시간을 흘려갔다는 걸, 희생자들의 억울함이 깊이 사무쳐 오랜 시간 흘러갔다는 걸 의미한다.
저자는 첫번째, 문학을 통해 제주43사건을 돌아본다. 국가는 덮으려고 했고 책임지지 않으려고 했으니 관련 문건도 많이 남아있지 않았을거다. 사람을 통해 전해져 내려오는 걸 몇몇의 작가들이 책으로 기록했다. 이 책에는 제주43사건이 나오는 다른 문학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두번째, 일본의 오키나와 전투와 제주 43사건을 연결짓는다. 제주 43사건에 대해서도 잘 몰랐던 나는 일본의 오키나와 전투에 대해서도 정보가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는 일본 영토에서 유일하게 미군과의 지상전이 벌어진 지역이었고, 일본인 군인, 징집병, 민간이 10만명 가까이 희생되었다.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 같은 국민을 공격하는 일,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한 일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을까?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이야기가 있다. 제주항공에서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아래에 많은 시신이 묻혀 있다는... 아직 시신도 찾지 못한 희생자의 가족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반성 없이 미래로 나갈 수 없다. 늦게라도 국가가 사과하고 보상에 대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희생자 가족에게, 제주에게는 위로가 못 미치더라도 말이다.
제주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제주의 아름다움이 조금 더 깊어질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