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정 없는 가족으로부터 먼 친척 부부에게

떠맡겨진 소녀가 인생 처음으로 마주하는

짧고 찬란한 여름"


'클레어 키건'이라는 작가는 처음 듣는다. 타임스에서 '키건은 한 세대에 한 명씩만 나오는 작가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20년 전부터 주목한 작가의 초역 작품' 안 읽을 수가 없었다.

책을 보고서는 너무 얇아 놀랐다. 그래도 소설인데 이렇게 얇아도 되나? 금방 읽을 수 있겠다 사이의 묘함을 느낀 채 읽기 시작했다.

저자의 문체가 영화감독 김보라는 '정밀하다'라고 표현했다. 개인적으론 복잡했다. 복잡해서 친절했다. 작가의 문체를 읽고 있으면 모든 장소가 내 눈앞에 펼쳐진 듯 했다. 보이는 것에 대한 묘사에 비해 인물에 대한 묘사는 간결하다.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다' 라는 메시지 처럼

사랑받지 못한 소녀가 아이를 잃은 먼 친척과 짧은 시간을 보내면서 새롭고도 새로운 그 무언가를 경험하게 되는 동안 나는 왜 불안했던 걸까? 부모와 떨어진 소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까? 한 장 한 장 넘기는 게 두려웠다. 어른의 악함이 아이의 연약함을 이용하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그런가...

애지중지 하지 않는다. 알뜰살뜰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관심과 사랑 그리고 가르쳐야 하는 것들에 집중한다. 새로운 집에 갈 때의 긴장부터 시작해 새로운 곳에 적응할 때까지 집을 안내해주고, 집안일을 함께, 가야할 곳을 함께하고, 하루하루를 함께 공유하면서 소녀는 편안함을 느낀다.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사랑을, 조건 없이 받아도 되는 사랑을 말이다.

부모와 떨어지게 되는 것은 소녀의 결정이 아니었지만 먼 친척과 짧은 시간을 보내는 기회가 없었다면 이 소녀는 새롭고도 새로운 그 무언가를 평생 느낄 수 있었을까?

아이의 어린 시절 경험은 너무나 중요하고 소중하다. 어른은 이 경험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 만으로도 모든 아이들이 이 소녀처럼 찬란한 여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