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 그 높고 깊고 아득한
박범신 지음 / 파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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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래 길이었으며 바람이었다"

삶의 비의와 신의 음성을 찾아가는 머나먼 길

지극한 정신과 육체로 몰아붙인 순수의 여정


영화 은교가 유명해 작가의 이름은 알지만, 책은 읽어본 적이 없다. 좋은 기회가 생겨 읽게 되었는데 명불허전이었다.

작가가 쓰는 단어나 문체가 쉬운 건 아닌데, 이상하게 읽히는 건 어렵지 않다. 여행기라서 그런가?

작가는 히말라야, 카일라스(티베트), 산티아고를 걸었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이미 지고 시작한 독서였다. 삶의 근본적인 물음에 답을 찾는 여행이었다. 단순히 작가의 견문을 넓히는 여행인 줄 알았는데 책의 후반부에서 구설수에 오르게 된 일이 있었고, 그 이후로 책을 쓰지 못했다고 하니 삶의 터닝포인트가 있었던 것 같다.

뒷산만 올라도 자연 앞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대자연 앞에선 어떤 기분이 들까? 히말라야는 악을 써가며 지키고자 했던 것, 사악한 전투, 거짓말, 허세, 그리고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이 주었던 상처들까지 가짜 꿈들에서 비롯된 것인지 분명히 볼 수 있다고 했다.

티베트에서는 유혹에 약했고 때로는 분노로 몸서리쳤으며 때로는 욕망을 좇아 '생각 대로 사는 게 아니라 사는 대로 생각한' 적이 많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산티아고에서 작가는 세 번을 울었다고 한다.

아내에 대한 마음, 폐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일로 책은 마무리가 된다. 구설수가 진짜인지 아닌지 나는 모르지만 그로 인해 이 작가는 이 책을 남겼다. 그리고 이 책을 빌어 그동안 침묵했던 일에 대해 해명아닌 해명, 반성 아닌 반성을 한다.

작가의 걷는 길을 글자로 따라가면서 나는 너와 나의 삶이 그닥 다르지 않구나를 느끼면서 훌쩍 떠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내 인생에서 순례라는 걸 해볼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린 지금도 순례를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인생이라는 순례, 모두 화이팅하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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