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버려도 되나요? - 당신과 닮았을지도 모를 _ 나의 가족 이야기
고바야시 에리코 지음, 정재선 옮김 / 책으로여는세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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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닮았을지도 모를_나의 가족이야기

가족이 없는 생활은_평화롭고 행복하다

그 누구와도 목소리 높여 싸움을 하거나 불필요한 감정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가족의 의미가 달라진 건 오늘 내일 일은 아니다. 가까운 사람이 더 상처를 준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리고 그 가까운 사람은 가족일 될 가능성도 높다. 책 제목을 보고 공감할 사람들이 은근히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가족, 버려도 되나요? 라니.....

저자는 일본 사람인데, 자살시도를 했다. 그러면서 일을 그만 두게 되었고, 정신질환을 앓기 시작했는데 여러 책 중에 이번엔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여러 가족의 형태가 들어있을 거라는 추측을 했는데 저자의 가족 이야기였다. 하지만 읽다보니 정신질환에 대한, 가족관계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들도 있어 개인적으로 좋았다. 저자 개인적으로 이 분야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든 여자가 혼자 살게 되면 여러 가지로 귀찮은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 사실 여자의 인생이란 그 자체로 손해일 때가 많다. 일을 하다가도 결혼을 해 아이를 낳으면 직장을 그만 두거나 휴직을 해야한다. 그렇다고 독신을 고집하면 저 여자, 어디 문제 있는 거 아니냐며 수군거린다. p.37-38

일본도 한국하고 비슷한 상황인가보다. 술취한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것을 보고 자란 저자는 이런 가족이 많을 거라고 말한다. 맞다. 아직도 지금도 많을거다.

나는 왜 남편의 폭력을 견디며 사는 아내인 엄마가 딸에게 같은 길을 걷게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딸인 내가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엄마의 삶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엄마에게는 늘 고생스러웠던 결혼 생활이었지만 적어도 딸인 나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기를 바랐을 것이다. p.41

나 역시 이제야 이런 이야기들이 이해가 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다보니 엄마의 삶이, 엄마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된다. 딸이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할 때 엄마의 마음이 어떤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렇다고 딸에게 결혼을 하라고,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할 순 없지만 말이다.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건 모든 부모의 마음일거다.

생각해 보면 엄마는 참 열심히 살았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생활비도 제대로 주지 않던 남편과 살면서 나와 오빠를 키우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나랑 오빠가 공부라도 잘하고 별 탈 없이 자랐으면 그나마 다행이었겟지만 오빠는 공부를 지지리도 못했고, 나는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입원과 퇴원을 되풀이 했다. 엄마의 인생을 생각하면 몹시 슬프고 괴로워진다. 엄마의 인생에 행복한 때가 과연 있기는 했을까? p.86

요즘은 내 행복이 중요한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내 행복을 우선시할 수 없다. 나와 동생을 키웠던 엄마는 어땠을까? 이 책을 보니까 내 아빠와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저자처럼 가정폭력이 있는 집은 아니었지만 내가 헤아릴 수 있을 만한 나이가 되었을 때 아빠는 안 계시고, 엄마는 여전히 딸과 손녀를 돌보느라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

집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결국 가장 약한 사람에게로 향한다. 우리 집에서 나는 가장 약한 존재였고, 그런 폭력을 모두 받아야 했다. 나보다 약한 것을 찾지 못했던 나는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만약 우리 집에 나보다 약한 존재가 있었다면 나도 폭력적이 되었을까? p.132

폭력에 대한 부분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가정폭력이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부모를 비난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모를 이해하는 것도 아닌 이 중간의 상황이 나는 딱 읽기가 좋았다. 사실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폭력을 행사한 상대방을 이해하고자하는 마음과 미운 마음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현실일 것 같다.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 우리 사회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적절하게 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가족도 돌아보게 된다. 저자와 같은 상황은 아니더라도 문제 없는 집이 없다고 하지 않나..... 가족에 대한 걱정이 있다면 가족이 힘들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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