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기술 - 마음을 챙기는
앰버 해치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정보와 소통의 시대에 산다. 그것은 곧 청각적 시각적 소음의 홍수 속에 있다는 의미다. 심지어 소음과 자극에 익숙해진 나머지, 그것들이 사라지면 쓸쓸함이나 지루함을 느끼기도 한다. p.11

요즘 나도 그렇다. 뭐가 들리지 않으면 이상하다. 그래서 일을 할 때도 팟캐스트를 틀어놓거나, 설거지를 할 때도 넷플릭스를 틀어놓거나, 버스와 지하철에서도 꼭 무선이어폰을 끼고 뭔가를 듣는다. 이 소리들은 더 자극적으로 성장한다. 저자도 사람들에게 가닿으려면 메시지는 가능한 큰 소리로 외쳐야 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조용히 소리를 깔아놓는 것으로 모자라 자꾸 볼륨을 올리게 된다. 침묵을, 조용함을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러나 문제는 요즘 사람들은 혼자 있거나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불편해 보인다는 것이다. p.32

지하철과 버스의 풍경이 달라진지 오래 되었다. 다 핸드폰을 들고 있다. 요즘은 책을 들고 있는 사람이 종종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핸드폰이 대세다. 할 일이 없는 지루한 상태를 두려워하면서 넘쳐나는 자극을 피해 쉴 수 있는 여유를 갈망한다.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핸드폰이 없는 곳에서 1박 2일을 혹은 그 이상을 지낼 수 있는(혹은 버틸 수 있는) 사람 말이다.

적대적인 침묵은 불편하고 쓸데없긴 하지만 그래도 염두에 둘 것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해로운 말을 하는 것보다 종종 현명하다는 것이다. p.76

요즘 말을 아끼려고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에게 가서 직접 말을 하는 것을 지양하기도 하지만 가능하다면 말을 줄이려고 한다. 그리고 상대방 말을 들으려고 한다. 그런데 쉽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했던 말을 또하기도 한다.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해서 과시하고 싶기도 하다. 이런 모든 걸 다 내려놓을 수 있을까? 지 이야기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마음챙김은 주의를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시야에 들어온 다른 존재들을 배제하고 오직 한군데에만 초점을 모은 채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챙김은 좀 더 포괄적이며 열려 있는 상태이다. p.125

마음챙김은 심리와 정신 쪽으로 매우 유명한 단어이다. 마음챙김을 기반으로 하는 책도 여러 권 나왔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책보다 조금 더 구체적이다. 소리를 흘려보내기에 대한 내용이다.

1. 종이와 펜을 준비하고 앉는다.

2. 우선 몇 초 동안 귀를 기울이며 가장 크게 들리는 소리를 받아 적는다.

3. 그 다음에 들려오는 가장 큰소리 세 가지를 적어본다.

4. 계속 귀를 기울이며 들리는 모든 소리의 목록을 작성해본다.

이 정도는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눈을 감고 지금 들리는 소리를 집중해보니, 아이가 떠드는 소리와 팟캐스트에서 나오는 소리, 남편이 듣고 있는 유투브 소리, 오토바이 지나가는 소리..... 에이컨 돌아가는 소리도 들린다. 이것말고 얼마나 더 많은 소리가 동시에 들리고 있는 것일까? 몸과 마음이 지친다.

침묵은 힘이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우리 주변의 소리부터 확인해보자. 얼마나 많은 소리에 노출되어 있는지, 소리가 없는 것에 얼마나 불안해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게 흥미롭다. 또한 다른 사람과 대화 속에서도 침묵을 사용해보자. 침묵을 하게 되면 상대방의 소리가 좀 더 잘 들리고 대화에 집중할 수도 있을 거다. 침묵이란 아무것도 소리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조용한 상태, 안정된 상태를 말할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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