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 마음의 힘을 키우는 명상과 한의학
곽병준 지음 / 박영스토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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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최근에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을 여러 권 읽었다. 물론 도움이 되는 내용도 있었지만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내 주변에는 이런 의사가 없을까? 정신과 의사는 다른 의사와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정확하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치료를 받기 위해 정신과 의사를 만나는 건 아니지만 그렇더라도 더 많은 정신과 의사를 만나는 직업을 가졌다. 하지만 나는 흔히 말하는 좋은 정신과 의사를 만난 적이 없다.

나는 정신과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말을 해야 하는 사람 중에 하나다. 처음에는 정신과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벌써 큰일이 난 것처럼 반응했고, 다시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약을 복용해야 하는 이유를 수십가지를 말하며 설득했다. 그런데 왜 수십년 약을 복용해도 나아지지 않는가? 에 대한 물음이 생겼다. 다니던 직장을 잃고, 만나던 사람을 잃고, 가족들과 갈등이 생기고, 인생 자체가 안 좋아지는데 정신적인 증상이 좋아질리 있을까.....

저자가 이야기하듯 나 또한 위급한 상황에서 혹은 정신과적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이 전혀 되지 않을 때 정신과 약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지나 일상생활을 해야 하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야 할 때 정신과 약이 꼭 필요한 걸까?

이 책 처음에 정신과에 갔을 때 정신과 의사와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나온다.

당신 : 머리가 항상 맑지 않고요. 가슴이 답답하고, 숨 쉴 때 힘들어요. 그 외에 어깨도 무겁고요. 소화도 안 됩니다. 왠지 의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의사 : 네, 우울증이신 거 같아요. 최근에 스트레스가 심했던 거 같습니다. 약을 처방해드릴 테니 꾸준히 드시고요. 스트레스를 줄여보세요.
당신 : 네, 그런데 뭘 하려고 하면 이상하게 의욕이 안나요.
의사 : 네, 우울증이라서 그런 겁니다. 약을 처방해드릴 테니 드시면 됩니다.
당신 : 아뇨. 딱히 기분이 우울하지는 않고 그냥 피곤하고, 이상하게 멍한 것 같은데요.
의사 : 네. 우울증이에요. 약을 드세요. 일단 약을 드시고 반응을 봐야 합니다. 다음 예약을 잡아드릴테니, 그 때 다시 상담하시죠.


사실, 정신과 가면 상담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잘 지내셨나요? 기분은 좀 어떠세요? 특별한 일은 없었나요? 약 먹고 나니 어때요? 이 정도의 체크가 기본적인 것 같다. 물론 상담을 길게하는 경우도 있다. 비용을 추가한다면

저자는 정, 기, 신이라는 피라미드 구조를 알려준다. 정은 육체, 기는 감정, 신은 이성. 피라미드 가장 아래에는 정이 중간에는 기가, 꼭대기에는 신이 있다. 예를 들면 중간에 있는 기, 즉 감정이 과대해지면 위로는 이성을 아래로는 육체를 힘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음식이, 기는 타인과의 교류가, 신은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정신과적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특별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해결책이 명상과 한의학이라고 말한다. 마음의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리고 몸을 보호하는 한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뇌에, 호르몬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정신과 약 보다는 한약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이 책을 보다보니 정, 기, 신 그리고 명상과 한의학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가 이 책을 본다면 어떤 내용으로 동의를 혹은 반박을 하게 될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한약이 좋은지 양약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독자가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명상이 좋다는 건 다 아는 것이고, 하지만 명상도 운동처럼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하기 힘든 것 중에 하나다.

이런 것들을 다 떠나 책 중에 가장 공감이 됐던 부분은 아이들의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분이다. 문제가 생기면 부모는 정신과를 데리고 간다. 정신과에 가면 약을 쓴다. 물론 상담이나 치료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저자는 아이의 정신과적 문제는 넓은 단위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 내의 불화나 친구와의 문제 등 환경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치료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에게 아이가 복용하는 약을 복용해보라고 말한다. 아이가 정신과 약을 먹고나서 소위 바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은 직접 먹어보면 알 수 있다고

정신과 치료가 발전을 하고 있고, 정신과 약도 발전을 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신과 치료 이외에 재활할 수 있는 시설도 너무나 필요하다. 사회복귀시설 입소시설 주거시설 등 밖으로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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