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잠시 멈춤 - 가장 소중한 것에 커넥트하기 위한 20년 디지털 중독자의 디지털 디톡스 체험, 2021 세종도서 문학나눔 교양부문 선정
고용석 지음 / 이지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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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이 문제다. 유튜브가 문제다. 손에 핸드폰이 없으면 불안하다기 보단 허전하다. 뭔가를 계속 보고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귀에 무언가가 들리거나 눈에 무언가가 보여야 한다. 아무 소리도 없는 상황이 이제는 낯설다. 무언가를 할 때는 라디오를 틀거나, 팟캐스트를 틀거나 한다. 이젠 좀 끊어야 할텐데.....

아이가 있을 때에도 인스타를 보기 바쁘다. 넷플릭스에서 보고 있는 드라마가 있으면 틀어 놓는다. 아니면 노래를 듣거나 팟캐스트를 듣거나. 안 되겠다 싶었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멈춰야 할 때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는 먹는 것에는 신경을 쓰는 편이지만 정보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먹는 건 배가 부르면 멈출 수 있다. 배가 부르지 않아도 멈출 수 있다. 하지만 정보는 그렇지 않다. 계속 봐도 계속 들어간다. 클릭에 클릭을 계속한다. 그러다 보니 멈출 수가 없다.

좋은 게 있고, 기억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우린 그것을 보는 게 아니라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는다. 그것도 수없이, 여러 장 중에 한 장만 건지면 된다. 같은 사진이 여러장 저장되어 있다. 저자는 핸드폰을 들지말고 펜을 들어보라고 말한다. 그림을 그려보고 메모를 해보고. 종이와 아이패드의 차이를 설명하는데, 무언가 놓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종이가 너무 많이 나온다. 끄적이기의 결과물인데, 처리가 힘들어서 아이패드를 사줄까 생각을 했었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지우고 또 그릴 수 있는 걸 쳐다보다가 멈췄다. 우리는 핸드폰보다 종이와 펜을 들어야할지도 모르겠다.

조용한 상황을 견디기가 힘들어졌다. 무언가를 틀어놓는다. 일을 할 때에도, 집안일을 할 때에도 말이다. 설거지를 하면서 핸드폰으로 넷플릭스를 틀어놓고, 일을 하면서도 팟캐스트나 음악을 틀어놓는다. 왜 조용한 걸 견디기 힘들어졌을까? 아이와 있을 때에도 BGM 처럼 무언가를 틀어놓는다. 멈춰야 한다. 저자처럼 일주일 정도 멈춰볼까?

식탁에서도 멈춰야 한다. 모니터도 줄여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본연의 집중과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 집중하지 않아도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이 세상에서 말이다. 아이에게 어떤 것이 더 좋을지 항상 고민한다. TV를 보여줘도 될까? 핸드폰을 보여줘도 될까? 하지만 이젠 내가 먼저다. TV를 끄고, 핸드폰을 끄고 아이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 핸드폰을 쳐다보지 않고 아이를 쳐다보며 말해야 한다.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바라봐야 한다. 옆에 같이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다.

정보의 홍수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우리의 뇌가 얼마나 과식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될 거다. 여기서부터가 시작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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