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을 때마다 한 발씩 내디뎠다 - 우울함과 무기력에서 벗어나 러너가 되기까지
니타 스위니 지음, 김효정 옮김 / 시공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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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과 무기력에서 벗어나 러너가 되기까지의 기록이라고 하는데, 어느 부분에서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강아지와 함께 달리기하는 표지인가? 아니면 내가 매일 꿈꾸는 걷기운동?

살수록 운동의 중요성은 너무나 잘 알겠다. 하지만 살수록 운동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 난 지금 아이 등하원에 맞춰 직장을 유지하는데도 버겁다. 지하철을 놓치지 않으려고 혹은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뛰는 것도 운동인가? 어쨌든 내 상상 속에서만 내가 달린다. 저자는 어떻게 운동을 시작했을까?

우울이나 무기력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만나고 있다. 사실 그 동굴에서 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인생에 터닝포인트도 쉽지 않다. 변화를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사실 시간을 정해놓고 옷을 입고 운동화를 신고 나가면 되는 일이..... 너무 어렵다.

에드는 내게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지만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 원래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 과묵한 성격 때문이었다. 찬성 비슷한 말도 꺼내지 않았다. 칭찬조차 내게 부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의 절제된 격려에 나는 계속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을 느꼈다. p.28

주인공의 남편은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편이다. 주인공은 변호사가 된 이후에 정신병으로 집에만 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일상생활도 모두 어렵다. 무언가를 해보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왜 못하냐고 질책하지도 않는다. 절제된 격려가 참 쉽지 않는데, 주인공의 남편은 이걸 해낸다. 자신의 직장이 있는데 주인공의 마라톤을 쫓아 다니거나,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자신의 출장에 주인공을 데리고 가거나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일상을 아무렇지 않게 끌고 간다.

1차 진료 의사는 발목 전문의처럼 달리지 말라고 하진 않았어도 달리기가 해롭다고 보았다. 나는 의학박사 두 명의 조언을 거스른 셈이다..... 의사선생님의 지시를 무시한 것은 그냥 아집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님 정신병 때문이었는지도. 러닝 닥터, 상담사, 정신과의사, 물리치료사, 남편, 개, 펭귄 친구들은 계속 달리라고 격려했다. p.148~149

주인공은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육체적으로도 그렇고 달리기를 하는 것이 힘들다. 의사는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럼 대부분의 사람은 안 한다.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 주인공은 아집이었는지, 정신병 때문이었는지 달리기를 시작하고 유지한다. 물론 그 사이에 발목과 다른 이유 때문에 많은 고비들이 있었지만 주인공은 멈추지 않는다. 핸디캡이 많은 데도 주인공은 달리기를 한다. 나는?

만성 우울증, 조울증, 불안 장애, 건강 염려증에 시달리고, 발목도 부실한 과체중의 50살 아중마가 할 수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p.371

이 책을 다 읽고 남편에게 말했다. 나 마라톤을 좀 해보고 싶은데..... 가장 짧은 코스부터. 남편은 못한다에 한 표를 걸겠다고 했다. 달리는 걸 무진장 싫어하는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으니, 내 남편은 책 속의 남편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뭔가 꿈틀꿈틀 거린다. 나도 할 수 있을까? 언제 하면 좋을까? 걷는 것부터 시작할까? 바로 뛸 수 있을까? 내 발목은 괜찮을까? 살도 좀 빼야 하는데.....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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