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이로움 - 일어나자, 출근하자, 웃으면서
조훈희 지음 / 프롬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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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자, 출근하자, 웃으면서'

이 책 표지에 있는 말이다. 살림과 육아를 하다가 다시 일을 하고 싶었던, 그 간절했던 그 때를 또 잊었다. 사실 출근한지 하루만에 잊었다. 집에 있으면서 누군가 욕할 일이 없었는데, 출근 하루만에 욕이 시전되었다. 욕과 함께한 1년이 지났다. 작년은 원래의 업무에 코로나19 업무까지 더해져 비현실적인 상황이었지만 나는 왜 그만두지 않았을까? 나는 왜 그만두지 못하나?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난 이 책을 몇 장 넘기지도 않아 이 저자, 보통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출근하기 싫어병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우리 같이 계산기를 두드려보자. 일단 당신이 받는 월급이 300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제 그 300만원을 근무일수로 나눈다... 이것을 다시 1분 단위로 계산하면 1분에 360원씩을 받는 셈이다.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더라도 회사는 당신에게 3분에 1.000원씩 주고 있다.

p.14~15

 

3분에 1,000원을 받는다니, 저자는 말한다. 실수령액 이외에 4대보험, 의자, 책상, 복합기, 명절선물구입비, 사무실임대료, 화장실비용, 관리인력 등 회사는 당신의 실수령액보다 최소 2~3배가 넘는 비용을 당신에게 들이고 있다고. 주는 사람 입장에서 계산해보면 사장님은 정말 관대하시고 인내심이 굉장한 분이시라는 결론까지. 아, 진짜 대박. 이렇게까지 계산해서 출근을 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다니 흥미롭다. 물론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의 짜증을 받는 것치고는, 내가 일을 하는 것치고는 받는 돈이, 받는 혜택이 적다고 할 순 있겠다.

퇴사를 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라고 말한다. 사람이 미워서, 조직에서 자신이 발전하는 것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내가 회사에 있으면 회사와 팀에 민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번아웃되었기 때문에..... 저자는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한다. 너의 깜량에 맞게 회사를 다니라고. 맞는 말이다. 나 역시 중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다. 나의 뛰어난 능력을 절대 회사는 알아차리지 못해야 한다.

"감사합니다. 전무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난 이렇게 대답하면서도 '사무실에서 무슨 목숨을 걸고 일해. 죽으려고 회사 왔나? 먹고 살려고 회사 왔지' 라고 생각했다.

p.141

 

먹고 살려고 회사왔지, 힘들라고 회사온 거 아니라는 말이 웃기면서도 정답같다. 최선을 다하는 건 없다. 그냥 일을 할 뿐이다. 완벽한 건 없다. 그냥 일을 할 뿐이다. 할 수 있겠다 싶으면 하고 못 하겠다 싶으면 못한다고 말하자.

회사에서 나에게 누군가 화를 낼 때 가족이나 돈을 생각하면서 어쩔 수 없이 버티기 시작한다면 누군가 던지는 화를 받아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해진다... 그래서 내가 중간에 화를 끊어주지 않으면 우리 팀원 모두가 불행해진다.

p.173

 

이런 생각을 가진 팀장이 있으면 좋겠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팀원들은 또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생각은 좋지 않은가. 최근 젊은 공무원이 자살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우리 사무실에서 가장 높은 직책을 가진 사람이 말했다. "괴롭히는 건 정말 나쁜 거야. 그러면 안 돼. 얼마나 안타까워." 이 말을 들은 직원들의 메신저 타자 소리가 높아졌다. 화는 행복보다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는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요즘은 자기 자리에서 화를 내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소리를 지르거나, 짜증을 내거나..... 예전엔 한숨정도의 소리만 있었던 것 같은데 저런 소리는 참, 전이되는 속도가 빠르다.

회사는 엄청난 사고가 아니고서야 쉽게 사람을 해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p.200

 

회사에서 조금 더 과감해질 수 있는 이유다. 내가 짤릴까봐 걱정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걱정의 이유 대부분은 별 거 아닌 일이다. 요즘은 아무렇게나 짜를 수가 없다. 명백한 이유가 존재해야하지만 그 명백한 이유도 엄청난 사고가 아니고서야 해고를 강행하기 어렵다.

리더가 업무 지시에 대한 새로운 방식과 해당 업무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나태하게 예전에 했던 대로 지시하는 순간 단순히 직급에 눌린 수많은 기대리들은 또 다시 똑같이 대답할 것이다.

"저 이 업무 안 해봤는데요?"

p.211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저자의 책에서도 나오지만 윗사람이 정말 모르는 경우와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둘 다 이상하긴 하지만 도대체 내용을 아는 건지..... 보긴 본건지..... 이런 의구심이 들 때가 여러번 있다. 나에게 업무를 주면서 어떤 업무인지, 내가 왜 이 업무를 해야하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그냥 당첨이 된거다. 받은 업무를 하면서 궁금한 걸 물어보지 못한다. 어차피 내용을 모르니까. 궁금한 걸 물어보려면 처음부터 브리핑을 해야하는데, 에너지 소모가 심하다. 심각한 문제이다. 적어도 업무를 줄 때에는 그 업무가 무엇인지에 대한 파악과 왜 그 사람에게 주는지에 대한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까? 능력이 있다면 한 사람에게 몰아주지 않고 적절히 분담을 시켜주면 더 고마울 것 같다..... 하지만 기대는 크게 없다.

출퇴근 길이 즐거웠다. 이 책은 골때리면서도 웃기면서도 사실적이고 공감도 간다. 저자의 글쓰는 스타일도 재미있다. 회사 이외의 내용들도 있지만 회사에 대한 내용이 제일 공감이 많이 갔다. 밥벌이를 하고 있는 모든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고, 인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회사에 잘 다녀야겠구나 라고 생각을 해야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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