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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라오양의 부엉이 지음, 하진이 옮김 / 다연 / 2020년 12월
평점 :
사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속으론 그렇지 않다는 것이 티나는 스타일이다. 감정이 얼굴에 고스라니 드러나 감출 수도 없다. 싫은 사람을 대할 때 아무렇지 않은 척 웃을 수 없다. 원만한 대인관계에 매우 취약한 성격이다. 이런 성격으로 38년째 살고 있다. 이렇게 글로 쓰다보니 참 힘들었겠다싶다.
이 책은 일단 글이 많다.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글자가 많은 편인데, 그렇다고 가독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저자가 자신의 주변의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식이다. 그리고 중간에 일러스트도 예뻐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PART3 울부짖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아마 이 세상의 주인은 당나귀가 됐을 것이다에 나오는 다섯가지 챕터였다. 사회생활에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한페이지 한페이지 읽을 때마다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저자는 똑똑한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의심하고 되짚어 보는 데 반해, 바보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부동하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하루하루의 생활은 범죄사건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잘못을 따지거나 잘못을 증명하는 증거를 내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 대신 이해와 존중,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내의 생각이나 의견을 수정하긴 사실 쉽지 않다. 모르면서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알면서도 안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내가 상대방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할 때 내 생각이 옳다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내 주변 사람들이 바보라고 생각될 때 정작 진짜 바보는 나라는 것
최고의 교양은 항상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한다. 항상이라는 것과 배려는 참 어렵다. 교양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교양있는 사람과 반대로 가장 추악한 사람이 어떤지 보면 된다. 가장 추악한 사람은 틈만 나면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상대방의 약점을 캐기 위해 혈안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자기 안으로 돌려야 교양있는 사람에 가까워 질 수 있다.
신중하게 말하고,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매사 관대해야 한다고 한다. 아우, 어렵다.
요즘 나는 회사에서 피곤했 것 같다. 다른 직원들의 말이나 행동이 신경이 쓰이고, 나쁜 쪽으로 이야기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그리고 직장에 대해서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실제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근엔 좀 과했다 싶다. 내가 경력이 많고, 오래 일했으니 내가 하는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직원들의 말이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나쁜 마음이 있으니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지 못했다. 교양있는 사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 포인트가 아닐까? 흔들리더라도 그 폭이 작아야 하는데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되고 반성과 동시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배려하면서 나를 지키는 일은 쉽지 않아보이지만 특히 싫은 사람에게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건 여전히 힘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들로부터 받는 기쁨으로 싫어하는 사람에게 향하는 마음을 잠재우라고 말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는 일, 일단 내가 손해를 본다는 생각은 조금 접어두고 배려를 해보기로 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