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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회사 빼고 다 재미있습니다만
롸이팅 브로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초반이 나에게 크게 와 닿았다. 일을 다시 시작한지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이전에 다니던 곳에 다시 들어가 다니고 있는데, 내가 했던 마음가짐을 다시 생각하고 다잡을 수 있었다. 이번에 일을 하게 되면서 했던 생각은 내 일만 하자, 회사에서 에너지를 아끼자,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지 말자, 친한 사람은 2명이면 족하다. 였다. 다소 스스로 벽을 치는 것 같은 느낌은 있지만 거의 대부분 여자들이라 지금 생각하면 아주 잘한 선택인 듯 하다.
저자는 회사에서 에너지를 다 쓰지 말라고 한다. 회사에서 에너지를 다 쓰면 원하는 일을 찾을 시간과 할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회사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라고 한다. 퇴근 후 충전한 에너지를 가족과 함께 보내라고. 내 마음에 쏙 드는 문구가 처음부터 나온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깊이 새겨야 한다.
요즘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부분은, 저자도 말했듯이 회피는 늘 용기 앞에 서 있다는 포인트다. 직장에서 나서지 말자도 나의 기준 중에 하나인데, 정작 나서야 할 때도 침묵하는 것이 문제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비상식적인 일인 줄 알면서도 받아들이고 수긍하는데, 누구하나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해주지 않고 다른 방법도 있다고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누가 총대를 맬 것인가? 어떻게 총대를 맬 수 있는가?
저자는 주인의식을 버리라고 한다. 회사에 대한 기대치를 많이 내려놓고 내 시간과 에너지를 조절해가면 사용하고 집착을 줄이라고 한다. 성과, 연봉 이런 것들에 대해 집착하게 되면 해야하는 말을 하지 못하고 비상식적인 일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나도 성과금을 받는다. 위에서 나의 업무를 평가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업무 평가가 아니라 자기가 마음에 드는 사람 순으로 선택해 성과등급을 매기는 건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해도 자잘하게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부터 내려놓기로 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순수하게 업무로만 평가한다면 내가 열심히 하면 되는 일이지만 그렇지 않아 내려 놓는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하고 싶은 일을 바로 실행하는 용기에 대해서 생각했다. 많은 책들이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하라고,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왜 고민하냐고..... 실제 직장을 다니고 아이를 키우는 내 입장에서 보면 아침에 전쟁을 치루고 모두 흩어진 후에 저녁에 집에서 무사하게 만나면 이거면 됐다. 하고 살았다.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조금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내년에는 우리 집도 자기개발비를 책정하여 남편과 내가 배우고 싶은 것에 투자를 해보기로 했다. 이런 생각만으로도 신이 났다. 나중은 없다, 지금 당장이 무엇을 할 것인가?
저자의 일탈을 지켜보고 있자니, 타고난 성향이 한 몫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가 육아일기를 쓰고 있는 것, 아빠가 인스타에 아이들의 사진을 하루에 한장씩 올리면 기록하는 것, 아이들과 등산을 다니는 것, 회사에 유연근무를 신청한 이유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라는 것..... 이 책을 바로 남편에게 주어야 하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수입으로 연결시키려는 생각은 누구나 다 똑같구나. 남편과 큰 집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 에어비앤비에 대해서 이야기해본 적이 있다. 벌써 몇 년 전이다. 남편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저자처럼 에어비앤비를 했다면 어땠을까? 우리는 그 순간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찾고 있었던 것 같다.
생각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건 내가 좋아하는 여행 뿐 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도 확장을 시켜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곧 마흔.....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