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 신을 향한 여행자의 29가지 은밀한 시선
이기행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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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찾아 나선다니. 기독교인 나는 성지순례라는 신을 찾아 나서는 여행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성지순례를 가면서 저자처럼 신을 찾아 나서겠다고 다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보진 않았지만 대부분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듯 하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여행기가 궁금증을 유발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여행기에 종교적인 내용을 조금 가미한 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지만 어쩌면 현재 존재하지 않는 신을 찾아 나선다는 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토대로 유적지를 탐방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확장시켜 가는 게 아닐까? 여행지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인도에서 시작해 태국에서 끝나는 이 여행기는 내가 모르는 종교가 많이 있고, 그 종교들이 어떻게 생기고 없어지는지 혹은 어떻게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시크교, 기독교, 배화교, 비하르교..... 들어본 것도 있고 아주 생소한 것도 있다. 종교를 떠나 모시는 신이 제각기 다르다는 것도 신기했다.

불교라는 종교에 대한 저자의 긍정적인 시선이 기독교인이 나로서는 반갑다. 기독교인이지만 불교의 수행은 관심이 많다. 책에서도 나오는 무소유,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 욕망을 다스린다. 수행을 한다. 깨닫는다. 이런 개념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참 중요하다. 또한 불교는 사회적으로도 가르침을 전달했다고 한다. 싯다르타는 계급 차이를 허물고 싶어 했고, 빈부격차를 없애려고 한 것 같다고. 지금도 계급이 존재하는 상황에 불교의 가르침은 지배자들이 싫어했겠다 싶다.

생각해보니 이런 여행을 가고, 이런 책을 쓰려면 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어렵지 않게 풀어낸 것도 저자의 능력인 듯 하다. 단순한 여행기처럼 보이나 그 안에는 불교에 대한 혹은 다른 종교에 대한 내용도 솔솔하게 들어가 있다.

해외여행이 어려운 올해였다. 종교의 가르침도 위안을 주기엔 어려운 시기였다. 사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어떤 사람은 언택트하면서 자신을 돌보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저자는 과연 신을 만났을지도 확인해 보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p.224

너는 내가 오랜만에 맞이한 손님이다. 네가 나에게 줄 100루피 중에서 40루피는 릭샤 대여료로 주고, 나머지 60루피로 쌀과 채소를 살 것이다. 나는 부인과 딸이 셋이 있다. 그들은 항상 굶주리고 있지. 아직 집은 없어서 교외에 천막치며 살고 있다. 그리고 1월 밤은 무척 춥다. 몸이 피곤해도 내가 쉽게 잘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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