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생각 - 이 세상 가장 솔직한 의사 이야기
양성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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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난 후 7년 정도는 일을 하면서 의사를 옆에 서 볼 수 있었다. 그 전까지는 나는 의사에 대해서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 7년이 나에게 의사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알 수 있게 해준 기간이었고, 나는 의사도 마찬가지로 다 제각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스갯소리로 아프면 우리 병원 의사 중에 누굴 주치의로 할까? 이런 이야기를 직장동료들과 했을 때, 대답도 다 제각각이었다. 그 때 내가 가장 우선순위로 생각했던 건, 친절함이었다. 저자는 말한다. 환자를 하루에 정해진 수만 받아서 설명도 하고, 안부도 묻고 하면서 진료를 보고 싶다고,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고

어디가나 진상이 있지만 병원은 상위권에 있을 듯 하다. 이 책을 몇 장 읽다가 자식 대신에 진료를 와서 약을 처방해 달라고, 진료확인서를 발급해 달라고 하는 엄마와 이야기를 하다가 저자는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다 똑같구나 싶은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난다. 이성에는 감정으로, 감정에는 이성으로 대하라는 조언까지. 이후 내용에 호스피스병동에서 담당했던 환자가 사망 후 보호자가 찾아왔을 때 저자의 내면에 일어난 폭풍같은 생각들은 또 한 번 다 똑같구나 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호스피스 병동에 있었을 때,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환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죽음 뿐이어서 의사인 본인에게는 패배 같았다고 말한다. 경험해 보지 않아도 저자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즐거워지기 위해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먹는 거라고 말한다. 다만 그 즐거움은 먹을 때 잠시뿐이라고. 손녀를 데리고 병원에 온 할머니가 말한다. 손녀가 항상 입에 먹을 것을 달고 산다고, 먹을 걸 좋아하는구나 라고 넘기기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편도절제술을 받은 아이가 다시 응급실로 실려왔다. 응급적인 부분을 처리하고 나서 저자는 생각한다. 불우한 집안 환경과 스트레스,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응급수술 후에 또 다시 반복될 손녀의 행동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인간적이다. 그리고 솔직하다.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술술 읽힌다. 어쩌면 동네의사가 쓴 책이라 더 솔직할 수 있고, 나도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결론은 의사도 사람이구나, 의사라고 다 같은 아니구나. 라는 알고는 있지만 인정하기 싫었던 사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병원에 가면 비싼 검사만 한다고 항상 이야기하는 남편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나는 이 저자의 다른 책을 좀 찾아 읽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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