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개의 점이 만든 기적
스벤 볼커 지음 / 시원주니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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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책일까 너무 궁금했다. 백만 개의 점이 만든 기적이라니..... 처음에는 엄청 감성적인 동화인가? 싶기도 했다가 표지에 있는 배를 보고 여러 나라의 이야기인가? 했다. 뉴욕타임즈 선정 아동부문 TOP10 으로 선정이 되었다니 믿고 볼만한 책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1부터 시작해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숫자가 2배가 된다. 특이한 점은 숫자를 점으로 표시한다는 거다. 1, 1+1=2, 2+2=4.....524,288+524,288=1,048,576 까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점으로 나타나는 숫자는 너무나 예쁜 그림을 만들어 낸다.

처음엔 점이 컸다가 숫자가 늘어날수록 점이 작아지고 빽빽해진다. 처음엔 점을 다 세어봐야지 했다가 이내 포기하고 만다. 숫자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구나. 신선했다. 숫자라는 기호에 머물렀던 세대인데, 숫자를 점으로 그리고 그림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을 어떻게 아이에게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

다섯살 아이는 아직 숫자를 모른다. 오히려 이 점이 선입견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점으로 시작한다. 점을 보고 그림을 본다. 점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알려준다. 점의 크기가 점점 작아진다는 것도 알려준다. 빽빽해진 점이 어떤 그림을 완성하게 되는지 알려준다.

숫자를 알고 있는 아이라면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점을 다 세어보겠다는 패기를 가진 아이도 있을 것이고, 2배가 되는 것을 이해하는 아이라면 정해진 갯수의 점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신기해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고, 마지막 숫자에서 계속 두 배를 계산해보는 아이도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수학이나 그래픽에 멈추지 않고, 점을 통해 완성되어지는 무언가 그리고 그 점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함께하는 것에 대해서 설명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이라는 건 나무 한그루에 지나지 않지만 2배가 계속되다보면 힘이 더 강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공동체나 연대에 대한 이야기도 가능해 보인다.

80년대 생 엄마에게는 그저 신기한 책이었다. 숫자를 모르는 다섯 살 딸에게는 어떤 책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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