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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평점 :
미치 앨봄의 새로운 책이라니, 온 몸이 따뜻해질 시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8년의 동행을 읽고 나서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쓴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된 나는 나만의 작가 리스트에 미치 앨봄을 올려놓았던 것 같다. 삶과 죽음을 너무나 따뜻하게 그려내어 남은 생을 더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신비한 책이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도 결혼을 한 신혼부부가 신혼여행 중에 사고를 당해 주인공인 신부가 천국에서 다섯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내용이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비극적인 상황 설정이 다소 극적이긴 하지만 극적인 만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책에 몰입하게 만들고, 주인공이 살아 있을까? 에 대한 궁금증을 계속 가지게 한다.
그중에 엄마와 딸의 만남은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다. 친정엄마와 나, 그리고 나의 딸을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는 말한다. 아이들은 부모를 필요로 하면서 삶을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부모를 거부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부모가 된다. 애니는 로레인과 이 모든 단계를 지나왔다. 하지만 자식들이 흔히 그렇듯 엄마가 희생한 뒷이야기는 몰랐다고
엄마도 엄마의 인생이 있지만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 그 희생이 자식에게 감사함으로 받아들여지면 정말 다행이지만 책에서는 자식이 크고 나서 엄마의 희생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을 보이며 부모를 거부한다. 부모는 그 때가그 결정이 최선이었을테고, 자식은 그 최선이 부족했다고 생각을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결국은 천국에서야 서로의 입장을 알게 되고 오랜된 실타래를 풀게 된다.
혼자였지만 혼자가 아니었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지 못한 게 더 많았던, 해결해야하는 일들을 해결하지 못한채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이 죽음을 앞두고서야 실타래가 풀리듯 하나씩 퍼즐이 맞춰간다는 것을 보면서 왜 삶에서는 그토록 어려운 일이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나를 더 돌아보고, 주변도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천국에 간다면 어떤 다섯사람을 만나게 될까? 어떤 다섯사람을 만나고 싶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