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색다른 42일간의 미국 횡단기 - 아메리칸인디언을 찾아서
이재호 지음 / 책과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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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만 눈에 보였다. 인디언이 보였어야 하는데..... 죽기 전에 미국을 한 번 가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건 아마 입사 후 미국 연수의 기회가 있었는데 아쉽게 탈락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이후 미국여행이라는 책에 더 집착을 했을지도

 

이 책은 조금 색다르지 않다. 많이 색다르다. 인디언을 찾아 미국여행을 하는 한국사람이 있었을까? 자신의 전공도 아닌데 인디언을 연구하는 한국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나는 약 40년을 살면서 인디언에 대해서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나? 없었다. 그렇다면 이 책은 나의 흥미를 끌 수 있을까?

 

Day1 을 읽었는데 재미있다. 미국에 도착했고, 계획이 없고, 아내와 함께 떠났다는 게 나의 흥미를 끌었다. 인디언 이야기는 이후부터 많이 나온다. 인디언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일본식민지 시대의 한국이 떠올랐다. 미국도 일본만큼 만만치 않은 과거가 있었구나 싶은 게 씁씁했다. 나도 인디언이 과격하고 공격적이고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조금은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니 꼭 그런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침략을 한 나라들이 더 문제였다.

 

어떤 인디언 부족은 미국 정부로부터 수령한 합의금을 나이 불문하고 모든 주민들에게 500불씩 준다고 한다. 그 분배금은 부족 카지노로 가서 사용하고 다시 부족사업체 배당금으로 주민들에게 나눠진다고 한다. 신기한 시스템이다. 최근 받은 재난지원금이 떠오른다.

 

주로 인디언부족이 살고 있는 곳을 가서 박물관을 들러 가이드의 설명을 듣거나 투어를 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인디언 여행은 어쩌면 미국이라는 나라가 있기 전에 그 곳에서 살아왔던 역사를 만나는 여행이기도 했다. 난 지금까지 몰랐던 역사를 알게 되었고, 인디언이 아직도 미국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열악하긴 하지만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야박하지 않을 정도의 역사의 증거들이 남아있었다.

 

저자의 여행기를 쫓아가다보니 미국의 또 다른 면이 보였다. 그리고 요즘 코로나19 시기를 보내면서 미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변했다. 미국에 대한 나의 생각을 조금 확대시킬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무언가에 대해 한 번 끝까지 파보자 하는 그럼 마음이 부럽기도 하고, 관심과 열정만으로 이득이 크게 없는 길을 가는 저자의 인생에도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미국, 인디언에 관심이 없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여행기이다. 저자의 글쓰는 방식이 조근조근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글이 절대적으로 많긴 하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사진도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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