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즐기기 -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닐 포스트먼 지음, 홍윤선 옮김 / 굿인포메이션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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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만큼 즐길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보고서 같지만 저자의 생각이 이끄는대로 글을 써 놓은 것 같은. 책의 맨 앞 역자서문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다.

"이 책을 읽는 데는 다소 진지한 태도가 필수적이다. 생각의 끈을 놓으면 저자의 논지를 놓치기 쉽다. 저자는 끊임없이 독자의 사고력을 요구한다. 적정한 인내심과 사고력을 발휘할 때 새로운 안목이 열린다. 독자 모두가 이를 맛보기 바란다."

이 책은 문자, 그림, 전기, 티비, 미디어로 이어지는 우리의 문화에 대한 고찰로 요즘 부각되고 있는 티비와 매체의 홍수에 대해서 우리에게 설명을 해준다. 이롭다, 해롭다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이렇게 되어 버린 시대에 살게 될 것이며 이런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2009년에 말이다. 지금 저자가 살고 있으면서 쓴 책인 것처럼 말이다.

"지성이란 '많은 것을 아는 것'을 뜻하지 '많은 것에 대해 아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 다음은..." 이라는 말 역시 그 이상으로 찜찜하다고 주장하고 싶은데, 우리는 이 말을 들을 때 눈썹을 찡그리기는커녕 멍청이처럼 즐거움에 들떠 있기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은 쓰레기 같은 오락물을 방영할 때 가장 쓸모있게 기능한다. 반대로 심각한 담론 형식(뉴스, 정치, 과학, 교육, 교역, 종교)을 다룰 때에는 최악으로 기능하며 이들 담론을 제멋대로 오락 프로그램으로 변질시킨다."

"일부는 크게 자극을 받아 1개월에 하루는 단식을 하겠다고 스스로 결단하기도 했습니다." (매체단식)

"우리는 지금 문화에 관한 의미심장한 토론을 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30초만 있으면 자동차나 치약광고 때문에 토른을 일시 중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포스트잇을 붙인 부분이다. 매체의 홍수의 시대에 매체 단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 자신을 위해서 혹은 아이들을 위해서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티비는 유익보다는 무익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자제력이 없다면 더 무익하다. 요즘은 거짓정보들이 너무 많아 검증력이 없다면 이 또한 무익하다. 균형이 중요하나 요즘 티비를 보면 균형을 더 잃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 생각없이 보던 뉴스의 형식이 하나의 소식을 짧게 소개하고 "자 다음은....." 그리고 또 "자 다음은....." 이렇게 한 시간이 채워진다. 뉴스를 보고 있는 내 머리 속도 컷, 컷, 컷 이렇게 지나간다.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뉴스를 본다는 것이 한가지를 충분하게 보거나 듣거나 생각하는 시간이 아니라 뉴스의 내용을 감정없이 전달하는 앵커를 보며 나 또한 그랬구나, 저런 일이 있었구나 이렇게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요즘은 광고도 많아져서 맥을 끊어버리게 만든다. 그리고 요즘 광고는 또 어찌나 사람의 홀리게 잘 만드는지 넋 놓고 티비를 바라보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우리 집은 공식적으로 티비를 보지 않은지 몇 개월이 지났다. 꼭 봐야 하는 건 각자 핸드폰으로 알아서 보고 아이는 아주 가끔씩 본인이 원하는 것을 컴퓨터로 보여주고 있다. 말을 하자면 매체단식이긴 한데 티비를 보지 않아 생기는 시간이 핸드폰으로 옮겨지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핸드폰 사용시간을 줄여보려고 노력 중이다. 너무 많은 자극에 피곤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해야 할 시점이다.

책은 다소 어려웠지만 생각해보지 않고 받아들였던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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