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잊지 않을게 책꿈 4
A. F. 해럴드 지음, 에밀리 그래빗 그림,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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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다는 건, 순서가 없고 예측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더 슬픈 일이기도 하다. 특히나 친했던 사람의 죽음은 어른도 힘들다. 아이는 가장 친한 친구가 죽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주인공 디셈버는 이미 엄마가 죽었다. 엄마는 디셈버가 어렸을 때 죽은 것 같다. 추억이 별로 없다는 걸 보면. 그리고 디셈버는 아빠와 함께 산다. 아빠는 이런 사람이다.

"사람들은 아빠한테 화가 나도 금방 풀린다. 아빠의 미소 때문이다. 언제나 스스럼없이 활짝 웃는 아빠의 미소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단짝 해피니스. 해피니스의 죽음을 디셈버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러니까 내가 울지 않는 건 해피니스가 죽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몰라. 교장 선생님이 조회 시간에 다른 애 이름을 말해야 하는데 실수를 한 거야. 해피니스는 아무한테도 말 안 하고 휴가를 간 거야."

죽을 맞이하는 단계에서 가장 첫 단계인 부인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디셈버도 아이처럼 이렇게 생각을 한다. 나는 해피니스가 죽었다는 것을 교장 선생님이 이야기했을 때 마음이 정말 쿵..... 했다. 빠른 전개도 한몫 했지만 디셈버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그 이후 디셈버는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디셈버는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해피니스를 다시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모험이 시작된다. 모험을 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삶과 죽음이 공간을 이해하게 되고,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디셈버는 해피니스를 만나서 말한다.

"너무 미안해. 너하고 공원에 안 간 거 말이야. 그랬다면 넌 안 죽었을 거야. 알잖아..... 그런 거 말이야."

"아, 절대 네 잘못이 아니야. 사고는 그냥 일어나는 거야."

부인 이후에 느끼는 감정 죄책감이다. 디셈버는 해피니스와 공원에 같이 가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며 미안해 한다. 내가 이렇게 했다면~, ~하지 않았을텐데..... 하지만 해피니스의 대답이 멋지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깔끔하게 말해주다니

그리고 모험에서 만나 고양이가 하는 말이 나는 가장 인상적이었다.

"아니, 아무 이유도 없어. 그냥 그런 거야. 모든 게 다 그래. 그냥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어.

디셈버가 해피니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을 때 고양이가 한 말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저런 순간이 종종 있다. 머리로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럴듯하게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그냥 그럴 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때

해피니스는 디셈버와 회색세계에서 나올 수 있을까?

초등학생 고학년 이나 중학교 이상의 친구들이 읽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혹시라도 친한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친구라면 더 좋겠다. 친구의 죽음 이후에 디셈버가 경험하는 감정, 그리고 친구를 보내주는 일을 함께 나눌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어린 친구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 선생님, 부모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그림이 많이 나오지 않지만 그림을 그린 에밀리 그래빗은 아이 책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이름이다. 이 사람의 그림스타일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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