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증언 - 소설로 읽는 분단의 역사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0
이병수 외 지음, 통일인문학연구단 기획 / 씽크스마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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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 공부를 위한 암기의 내용이었을 뿐이지 감정이 이입되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 남편에게 영향을 받아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역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기피하던 역사책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에는 어려운 역사책이 아니라 쉽게 풀어진 역사책도 많아 종종 읽게 되었다. 그럼에도 아직 부족하지만

 

[기억과 증언]에 첫번째 문학작품은 조정래의 태백산맥이다. 10권이 한 세트인 이 책은 아쉽게도 읽어본 적이 없다. 빨치산과 좌익운동의 실체는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요즘 우리가 말하는 프레임이라는 걸, 어떻게 씌우느냐에 따른 결과물었던 것이다.

 

전명선의 방아쇠는 대구 10월 사건에 대한 내용이다. 사실 대구 10월 사건에 대해서 몰랐다. 이 책을 보니 이 또한 결국 쌀 배급을 요청한 시민들을 향해 총을 겨눈, 모인 사람들은 정부에 반하는 세력이라고 프레임을 씌운 그런 일이었다.

 

현기영의 순이삼촌은 제주 4.3 관련된 내용이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런 일을 왜 모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제주 4.3을 접할 때마다 생각한다. 정치에 따라 이런 내용이 숨겨질 수 있고, 밝혀질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무섭다.

 

양영제의 여수역은 여순사건에 대한 내용이다. 여순사건? 4.3을 진압하기 위해 여수에 있는 병력을 제주도로 가도록 명령한다. 이 때 이상하다고 생각한 몇 사람이 명령을 거부했고, 이들을 사살하면서 사건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여기 까지 읽으니 사람을 죽이는 게 참 쉽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 총을 겨누는 것이 이 때는 이렇게 쉬웠나? 이런 과정을 통해 오늘의 민주주의가 생겼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가족을 잃고,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은 채 끌려가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인생이 끝났다. 너무 큰 댓가였다.

 

최근 투표를 했다. 정치의 결과는 역사를 어떻게 바꾸게 될까?

 

이 후로도 사건과 문학작품을 엮어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이 책은 문학작품의 내용 보다는 현재 역사에 대한 설명의 비중이 더 크다. 역사에 대해 알아야 문학작품도 이해가 빠를 것이며, 문학작품을 읽기 전에 워밍업으로 읽으면 부족했던 배경지식을 채워주기도 할 것 같다. 이 시대의 문학작품은 예술의 역할 보다는 역사 그리고 정치의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어쩌면 뉴스보다 더 정확하게 삶을 묘사하고 더 사실적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쉽진 않겠지만 여기에 나온 문학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인테리어로 책장에 넣어 놓은 책을 다시 꺼내볼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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