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기분 나빠지는 나에게

툭하면 기분 나빠지는 나에게
팀 로마스 지음, 김아영 옮김 / 책세상 / 2020년 3월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 우리는 이렇게 배웠던 것 같다. 좋은 감정은 더 드러내고 나쁜 감정은 감춰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살아보니 감정이라는 것이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 건 아니더라. 이 책의 저자는 슬픔, 불안, 분노, 죄책감, 질투, 지루함, 고독, 고통 이라는 우리가 나쁜 감정이라고 배웠던 감정이 나쁘지 않다고 말해준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어느 정도는 괜찮은 거야. 정상적인 거야. 오히려 너를 성장시켜. 이렇게 말이다.

이 감정들은 틀림없이 정상적인 감정이고, 오히려 매우 '적절한' 감정인 경우가 많다. 어디까지가 정상이고, 적절하고 어디까지가 비정상이고 부적절한지에 대한 것은 복잡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물론 저자는 정신질환으로 보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영역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첫번째를 보면 슬픔이다. 저자는 슬픔과 우울증은 구별해야 한다고 한다. 슬픔은 분명 우울증보다는 덜 문제적이지만 여전히 바람직하지 않고 '잘못된'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슬픔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화하며 도움을 준다.

전쟁처의 의무병(나는 슬픔과 고통의 한가운데에 빠져 세상에서 물러서 있다)-든든한 간호사(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보살핌을 받아 언젠가 다시 건강해지고 삶의 궤도에 오를 자신이 생긴다)-진실로 통하는 창(슬플 때 세상을 명확하게 본다)-천사의 마음(슬픔을 느낄 때 우리의 마음에는 연민이 가득해지고 천상의 존재인 천사의 마음이 흘러나온다)-불꽃의 파수꾼(슬픔을 통해 사랑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지킨다)-영혼의 조각가(슬픔은 새로운 기쁨을 이끈다)-우울한 시인(시적 감성 안에서는 사랑에 내재하는 우울함뿐만 아니라 모든 유형의 슬픔을 아름다운의 조각으로 바꿀 수 있다)

내가 혹은 상대방이 슬프다고, 슬퍼보인다고 하자. 그러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물어본다. 그 일로 인해 충분히 슬퍼하라고 말해주자. 어떤 일이 없었더라도 우리는 슬픔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충분히 슬퍼하라고 말해주자. (하지만 슬픔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생활의 문제가 된다면 치료나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할 수 있다)

이제는 나쁜 감정은 없다. 우린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나쁜 감정이라고 생각했던 감정들은 오히려 좋은 감정보다 자신의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2장에서 이야기하는 불안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나열했던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방법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상담을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특별하다. 정상적인 반응인지, 병적인 반응인지부터 시작해서 어느 정도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면 이 감정들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지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의 토대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