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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런 게 아니에요 -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이의 성장 이야기
호리우치 타쿠토.호리우치 유코 지음, 송후림 옮김 / 북앤에듀 / 2020년 2월
평점 :
[ADHD 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이의 성장 이야기] 라니, 이걸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을 하다보니 몇 년 전부터인가 어린 아이들이 많이 온다. 심지어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검사도 있다. 처음부터 걸러내어 적당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목적인 듯 하나, (물론 엄마 혹은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이의 기질을 파악하여 양육에 도움을 주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마음부터 아프다. 또한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상담을 한다는 것은 여전히 나에게 딜레마이다. 모든 걸 다 경험할 수는 없지만 그 갭을 난 항상 책으로 채우곤 했다.
엄마 호리우치 유코, 아들 호리우치 타쿠토가 쓴 내용을 교환일기 방식으로 구성하였고, 하나의 주제를 엄마의 시선으로 혹은 아들의 시선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이론적인 많은 책과는 다르게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당사자와 부모가 쓴 책이기도 해서 특히, 엄마의 양육방식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엄마는 특별한 방법을 자랑하지 않는다. 그저 아이를 믿어주기, 기다려주기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고 느꼈다.
또한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아이의 장애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인가? 장애를 가볍다 무겁다로 정의내리는 건 너무 상대적이라 쉽지 않지만 내가 이런 생각이 든 건 아이가 착한 것 뿐 만 아니라 일반인보다 더 많은 것을 분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점이 신기했다.
그리고 둘 다 안정적이었다. 특히, 엄마가. 다른 형제들도 장애가 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양육이 매우 안정적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나는 장애가 있는 엄마는 불안정한 경우를 많이 봤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서 엄마의 기분이 좌우되고, 아이의 장애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며, 그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엄마가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았다. 타쿠토의 엄마는 지나치게 밝지 않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우울하지도 않았다. 에너지를 적절하게 유지하면서(과하게 반응하지 않으면서) 아이를 지켜봤던 것일까?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가 이 책을 읽었다면 단순히 책을 읽으면서 볼 수 없는 책 너머의 힘듦과 어려움이 보였을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저렇게 하기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 이런 것 말이다.
어찌보면 아이를 믿어주기, 기다려주기는 장애아동이 아니더라도 양육에 매우 중요하지만 쉽지 않다. 위험한 일이 아니라면 미리 앞서 반응하지 않고, 엄마가 과하게 행동하지 않으며, 엄마의 감정을 컨트롤하고, 아이의 말과 행동을 충분히 지켜보고,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장애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아닐까
타쿠토가 직장에도 취업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는 그런 미래가 곧 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