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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리커버 에디션)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평점 :
정여울이라는 작가를 몰랐다. 이 책 제목이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만 이상하게 멋있어 보이는,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요즘, 아니 한참 유행하는 책 중에 하나다. 자기를 돌아보게 해주고 괜찮다 괜찮다 해주는 책
늘 생각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5년 후에 이 일을 기억하게 된다면 별개 아닌 게 될 거라고, 그러면서 위로를 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내가 5년 후 보다 더 어리고 이 어려운 일이 너무 크게 다가오지만 5년 후에는 내가 더 크고 그 어려웠던 일이 별 게 아닌 게 될 거라는 것
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사는 게 아니라 현재를 사는데, 그래도 사람들의 삶은 다 달라도 그 시기마다 겪는 건 비슷하니 앞서 간 사람이 자신의 20대를 기억하며,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에 대해 알려준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현재를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지 않을까? 나는 젊지 않기 때문에 도움이나 위로보다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함께 20대를 기억하는 과정이 되었다.
우정, 여행, 사랑, 재능, 멘토, 행복, 장소, 탐닉, 화폐, 직업, 방황, 소통, 타인, 배움, 정치, 가족, 젠더, 죽음, 예술, 질문 이라는 주제에 저자의 경험이나 생각이 들어 있다. 너무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주제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것들
저자는 이 책을 [내 청춘의 아름다운 뒤풀이] 라고 말한다. 결혼하고 아이 낳고 생활하다보니 나에게 청춘이 있었는지 혹은 나는 청춘에 어떤 모습이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진다. 아이를 낳고 힘들다 힘들다 할 때마다 내가 찬란했던 내 청춘에 대한 기억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어쩌면 내 청춘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좋은 글귀가 많아 포스트잇은 쓰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이승원의 사진은 여행에세이를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 인생은 여행일지도 모르니, 관계가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겠다. 쉽게 읽을 수 있는 문체는 아니다. 곱씹어 읽어야 좋은 글귀가 많다는 걸 알 수 있을 거다. (나에게 좋은 글귀는 마음을 찡하게 하는 걸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