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 - 나와 세상에 속지 않고 사는 법
원제 지음 / 불광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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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멋있었다. 그리고 표지의 사진도 멋있었다. 아마 이 책을 쓴 스님의 모습이겠지. 스님이 저렇게 간지가 나다니


나는 종교는 기독교이지만 기독교 서적보다 불교 서적이 더 끌린다. 내용이 더 끌린다는 말인데,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독교 서적과 불교 서적을 읽었을 때 마음의 울림과 반성이 불교 서적이 더 깊다. 그래서 종교와 상관 없이 불교 서적도 잘 읽는 편이다. 이 책은 또 어떤 내용으로 내 마음을 울리고, 나를 돌아보게 만들까?


일단, 전체적인 느낌은 이 스님 정도는 아닌 듯 하다. 책 속에 있는 세계 일주, 게임, 살인 충동 등의 자기 이야기를 할 때 바로 느껴진다. 쓰지 말아야 할 내용이 없다. 거르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보통의 스님, 아니 책을 쓰는 사람이라면 자기의 이야기를 쓸 때 이 이야기는 쓰지 말아야겠다. 이런 내용들이 있으면 쓰지 않을텐데 이 스님은 필터가 없다고 해야 할까? 나는 의외로 이런 부분이 더 리얼하게 와 닿았다.


마음에 새기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일단 상황과 대응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삶은 너무 많이 변한다는 것이다. 1초 후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상황이 오기 전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라는 말이다. 상황이 오면 그 상황에 맞는 대응을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거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쓸데없이 상황이 오기도 전에 걱정을 하고, 고민을 한다. 그러다 보면 망상에 빠지고 적절한 대응을 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나에게 참 맞는 말인 것 같다. 내가 걱정을 사서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리고 우리는 보통 내가 모르면 아니라고 부정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거나 경시하는 경향이 있고, 남들과 불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 '내 생각이 맞고 네 생각은 잘못되었다.' 라는 분별심일 것이라고 말한다. 난 오늘도 이런 말을 들었다. 아이의 육아에 대한 부분 때문에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에게 들은 말이다. 니가 하는 육아는 옳고, 내가 하는 육아는 그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반성을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이다.


난 12월 31일이에 1년 8개월만에 다시 일을 하게 되었다. 결과가 발표나고 출근까지 한 달이라는 시간을 지내고 있는 중인데, 가사와 육아 그리고 일에 대해서 끊임없이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너무 스트레스였는데, 이 책을 읽으니 생각이 좀 정리된다. 상황과 대응, 미리 걱정하지 말고, 미리 고민하지 말고, 상황이 오면 대응을 하라는 말이 나를 위한 말인 것 같다. 스님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p.147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래의 일을 미리 당겨서 고민하지 마십시오. 그게 문제가 될지 안 될지, 올 지 안 올지, 변할지 안 변할지 저도 당신도 그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만일 그때가 되어서 문제로 인식되면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잘 대응해 나가면 됩니다.] 이렇게 말이다. 잘 될지는 모르겠다. 지금까지 걱정을 사서하는 삶을 살아온 내가, 그렇게 미리 걱정과 고민 그리고 여러 가지 옵션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 놓지 않으면 더 불안한 내가 머리로는 이해하는 이 내용을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을지. 그렇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내가 지금 스트레스 받고 있다면 멈춰야 한다는 것, 그러면 스스로 편해진다는 것이다.


마음을 울리고, 특히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올해 읽은 책 중에 TOP3 안에 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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