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하여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김주경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깊은 우울증에 빠진 엄마를 위하여 먼 여행을 함께 떠나는 어린 소년의 이야기, 잿빛인 세계를 다시 매혹적인 곳으로 만들어주는 치유의 소설] 이 책 뒤에 있는 책 설명 문구이다. 일단 엄마가 우울증인데 여행을 통해 다시 치유를 하는 내용이라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고, 어떻게 치유를 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우울증에 빠진 엄마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에게 엄마는 천하무적과도 같은 존재이다. 엄마는 항상 내 곁이 같은 모습으로 있을 것만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그런 엄마도 아프고, 늙는다. 우울증이 어떤 건지 잘 아는 나에게도 우울증에 빠진 엄마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저자가 그린 우울증에 빠진 엄마의 모습은 주인공이 슬퍼할 만 하다. p.019 이처럼 친절한 요정 같은 엄마는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라고 생각할 만큼 진짜 엄마와 죽은 엄마 사이의 간격은 매우 크다. 멀리서 온 삼촌은 엄마의 모습을 보고 나서 죽었다고 표현한다. p.036 엄마가 먼저 날 버리고 떠나서 내가 울게 되리라곤 단 1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내 곁에 있으면서도 나를 떠날 줄이야.....


엄마를 우울증에 빠지게 된 결정적인 사건을 설명한다. 촉발요인인데, 난 우울증이 생물학적인 영향이 크다고 믿기 때문에 삶을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 촉발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즉 방아쇠를 당기는 어떠한 크고 작은 요인들이 있다. p.053 그런데 그날 오후 엄마가 불행 앞에서 보여줬던 표현은 사실 건강한, 매우 건강한 것이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우울증에 걸리면 일단 기분이 없어진다. 그리고 말도 없어지고 기력도 없어진다. 좋은 일에 좋아할 수 없고, 부당한 일에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냥 계속 슬픈 상태가 지속된다.


이 책에서는 엄마를 우울증에 빠져나오게 하기 위해 일반적인 치료를 선택하지 않는다. 정신과에 가서 약을 타긴 하지만 결국 이 저자가 원하는 건 영계, 영성, 샤머니즘 같은 것이다. 물론 삼촌이 제시한 두 박사의 만남은 완전히 속은 거지만 말이다. 어쨌든 주인공의 아빠가 나타나면서부터 이 책은 반전을 맞는다.


결국 이 저자가 말하려고 한 건 뭘까? 가족의 완전한 합체? 아니면 자신의 뿌리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의 중요성? 아니면 이웃의 참된 의미? 어쨌든 저자의 영계 시리즈의 하나라고 하는 이 [엄마를 위하여]는 엄마가 자신의 뿌리를 찾고, 그 과정을 가족이 함께 해주고, 이웃이 뒷받쳐 주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요즘 난 해피엔딩이 좋다. 뭐든 좋게 끝나면 뭔지 모르게 개운하다. 이 책도 그랬다. 심각하게 엄마가 불쌍하게 묘사되지도 않았고, 엄마의 회복의 과정이 지나치게 병원이나 약에 의존하지 않았고(물론 영적인 무언가에 대한 부분은 소설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논란은 불가하다) 우울증에 빠진 엄마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제 기능을 하면서 치유가 되는 과정에서 엄마 뿐 만 아니라 그 모든 사람들이 치유가 된다.


읽어보면 알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중요함을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