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맨션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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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를 죽여라] 인가? 읽는 내내 우울하다. 역시 이 책도 사회적인 문제를 담고 있다. 계급화된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 도시 전체가 개인 소유가 되어 벌어지는 일.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인지도 모르겠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이 책에서는 눈에 보이는 계급으로 나온다. 사하라는 이름으로


사하맨션에는 사하계급이 산다. 왜 사하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궁금했지만 그 답을 찾진 못했다. 어쨌든 가장 하층민으로 표현되는 사하계층은 이상하게시리 연대가 되어 있다. 끈끈한 연대라기 보다는 연결의 의미가 맞겠지만 말이다. 오히려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이 사람들은 옛날 마을에 모여 살았던 인간적인 분위기가 난다. 어쨌든, 하루하루 고달프게 살아도 뭔가 해결책이 안 보이는 그런 쳇바퀴 속에서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 지금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이 없을까? 많다고 본다.


결국에 이 도시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하나씩 하나씩 올라간다. 도시를 소유한다는 건 모든 걸 장악한다는 의미인데 그 중에서 언론을 좌지우지 한다는 것이 매우 크게 다가온다. 결국 실체는 없는 그 위원회. 민주주의처럼 그럴싸해 보이지만 실체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기구이다. 사람들은 도시를 소유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사실 아닌 사실을 받아들이고 불안에 떨기도 공포에 떨기도 한다.


그래서 보스를 만난 주인공은 어떻게 되는가? 보스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공정하지 않다]에서는 사람들끼리 싸울 게 아니라 보스를 죽이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말한다. 언론에 가려져 보스가 보이지 않고, 사회를 이렇게 만든 건 우리가 아닌데 우리끼리 싸우고 있고 어쩌면 보스는 우리를 보면서 웃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 근본적인 해결 없이는 대학을 들어가는 일도, 결혼을 하는 일도, 집을 장만하는 일도,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도 그 당사자들만 힘들고 그 당사자들끼리만 싸우고 이렇게 되어 버린다는 거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채. 육아에 동참하지 못하는 아빠만 백날 패면 뭐하나, 이 사회가 바뀌지 않는 걸. 아이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여자가 백날 울면 뭐하나, 이 사회가 바뀌지 않는 걸.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촉진되는 무언가가 있을 때 연대할 수 있도록 말이다.


소설은 소설이지만, 소설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또 소설이 된다. [82년생 김지영]을 쓴 작가라서 이 책을 읽는다면 혹시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생각하지 않고 읽는다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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