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된 의사 이야기 - 정신과 의사 이시형의 마음을 씻는 치유의 글과 그림!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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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이시형의 마음을 씻는 치유의 글과 그림] 이라고 된 책을 읽었다. 저자는 정신과 쪽에서 굉장히 유명한 의사였고ㅡ 지금도 아마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정신과 의사이다. 최근에는 들려오는 소식이 없어 뭐하고 계시나 했더니 책을 쓰고 계셨구나. 내가 찾지 않았을 뿐이지 계속 뭔가를 하고 계셨던 모양이다. 힐리언스 선마을이라는 곳도 만드시고.


책은 너무나 쉽다. 글밥도 적고 그림도 있어 슬슬 빠르게 읽기가 좋다. 반대로 하나하나 천천히 읽어도 의미가 있는 책이겠다. 사실 글은 뭔가 특별함은 없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음직한 글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들이 위로가 되는 건 사람은 다 똑같아서가 아닐까. 이 책을 보면서 계속 생각했던 건, 저자는 뭘 기다리는 걸까? 그리고 정신과 의사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고, 나이가 들어 자연에서 책을 쓰며 사는 인생이 너무나 부러웠다. 인간으로 태어나 누릴 수 있는 걸 다 누리지 않았을까?


p.140

달 밝은 밤이면 그렇게 발목까지 물에 담근 채 강변에 누워 지금쯤 도시의 사람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 생각에 잠깁니다.


이 구절이 얼마나 부럽든지, 시골에서 도시의 사람들은 생각하는 여유가 부럽다. 가지지 못한 걸 가지고 싶어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해도 시골에서 글을 쓰면 사는 인생은 참으로 부럽다.


p.142

나누는 마음은 주머니의 크기와 비례하지 않습니다.


정신과 의사를 하면서 환자에게 희망을 나누어 줬을텐데 여러 방면으로 열심인 저자를 보면서 저절로 반성을 하게 된다. 나누는 마음은 여유에서 나오는 법이니 저자의 여유가 느껴진다.


p.189

여름은 더운 게 당연하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저자는 계절을 거꾸로 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냉방병처럼 희한한 병이 생겨난다고 말한다. 살다보면 자연의 이치를 자꾸 거스르는 것들이 생긴다. 여름은 더워야 하는데 하루 종일 시원하게 있고, 겨울은 추워야 하는데 하루 종일 따뜻하게 있고 하다보면 뭔가 거꾸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시원한 것, 따뜻한 걸 찾게 되는 건 인간의 본성인 듯 하다.


p.216

달 밝은 가을 밤


이 부분은 가을 밤에 달이 더 밝다는 생각을 못 해보고 살았던 내가 이 글을 읽고 오늘은 하늘을 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하늘을 자주 쳐다보는 편인데, 특히 요즘 가을 하늘은 너무나 예쁘다. 구름도 단풍도 너무 아름답다. 가을 밤에 달이 밝은지 봐야겠다.


p.248

살아 있는 것들이라면 거스를 수 없는 대우주의 법칙이지요.


입은 낙엽이 되고 낙엽은 거름이 되고 거름은 뿌리로 돌아가 다시 새잎으로 태어난다고 말하며 저자가 쓴 글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라고, 흙으로 돌아갈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이다. 나도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유언을 해볼까? 자연으로 돌아가는 건 정말 거스를 수 없는 이치인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읽다보니 어느 순간 책의 마지막이었다. 다소 가벼운 듯 다소 무거운 듯 종잡을 수 없는 책이었다.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주신 걸까? 묵상집으로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항상 생각해야 한다. 나 그리고 자연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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