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가계북 - 쓰기만 해도 부자가 되는
그리고책 편집부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가계부가 이렇게 퀄리티가 좋을 일인가? 하드커버에 내가 좋아하는 패브릭에 레드까지 너무 고급지다. 크기도 크다. 아무래도 예뻐야 자꾸 열어보고 쓰겠다 싶어서 이렇게 만들었나보다. 내가 가계부를 여러번 실패한 사람이다. 조그만 수첩에 기록하기도 했고(가지고 다니면서 바로바로 쓰려고) 핸드폰 메모장을 이용하기도 했고(이것도 바로바로 쓰려고) 가계부 어플을 이용하기도 했고, 엑셀로 만들어서 혹은 누군가가 쓰고 있는 걸 다운 받아서 쓰기도 했고, 종이로 된 가계부를 쓰기도 했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개학 전 날 뒤늦게 일기를 쓰는 것처럼 영수증과 카드사용문자 그리고 자동이체 내역을 쭉 보면서 보고 쓰기 정도의 의미였다. 그러다 보니 유지가 될리가 없었다.


이번엔 좀 다시 해보고 싶었다. 2018년 4월 다디던 직장을 그만 두었다. 그 전까지 우리 집은 남편이 번 돈은 다 저축을 하고 내가 번 돈으로 모든 생활을 했다. 돈 모으기를 잘 못하고 소비 위주인 내가 소비를 담당하고 대문을 걸어 잠그고 열지 않는 남편이 저축을 담당했다. 덕분에 나는 번 돈을 펑펑 썼다. 그리고 나서 직장을 그만 두고 남편에게 생활비를 받아 써야 했는데 그만 두기 전부터 불안감이 몰려왔다. 과연 내가 반토막 난 생활비로 생계 유지가 가능할까? 내 커리어의 중단도 문제였지만 생활비도 큰 문제였다. 하지만 의외로 직장 다닐 때 하지 못했던 돈 모으기까지 하며 생활비를 쓰고 있다. 심지어 놀러도 더 많이 다닌다. (물론 그만 두고 3개월까지는 기존 소비패턴을 버리느라 힘이 들었지만) 지금은 직장 다닐 때 더 많은 돈을 벌었는데, 그 때에는 왜 이렇게 돈을 모으지 못했을까?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다. 혹시나도 내가 다시 직장을 다니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가계부 쓰는 걸 생활화 해보고 싶었다.


쓰는 것만드로 변화가 있을까? 이 가계부는 일단 써보라고 말한다. 쓰기 시작하면 소비 패턴이 보이고 그러다보면 내가 분석이 가능해 진다는 거다. 내가 원했던 게 이것이다. 기록의 의미가 아니라 분석을 해야 가계부의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부자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있는 돈을 가지고 잘 쓸 수는 있을 것 같다.


생각보다 디테일은 없다. 기본적이고 심플하다. 개인적으로 가계부가 복잡하면 유지가 어렵다는 이유에서 이 가계부는 참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항목 분류가 가장 마음에 든다. 나중에 한 달 결산을 할 때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누구든지 한 번 시작해 봅시다. 내년 1월부터 쓰려고 하면 너무 늦으니까 10월부터 워밍업으로 시작해서 딱 3개월을 쓰면서 가계부 쓰는 훈련을 하고 어느 정도 소비패턴 분석이 되고 나면 내년 1월부터는 탁! 치고 나갈 수 있도록 10월부터 작성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친절할 수가 없다. 자주 자주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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