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결혼하기 전에는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었는데, 임신 했을 때까지만 해도 말이다. 그 때 나의 원픽은 단연 넬레 노이하우스였다. 이 작가의 책은 모조리 다 읽었으니까. 난 29초의 표지를 보는 순간 이것도 그 정도일거라 확신했다. 나의 예상은 딱 맞아 떨어졌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봤을 때 순식간에 읽어진다고 했는데, 과연 나도 그럴까? 나도 그랬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번역한 사람의 솜씨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기억하겠음)


전체적으로는 계속 긴장감 있게 진행된다. 주인공이 혐오하는 남자는 교수였고, 내가 여자여서 그런지 내가 주인공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채로 유지되는 것을 보면서 그 고통이 고스라니 나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았다. 불행하지만 우리 나라에도 없을 것 같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이 혹은 그 남자 교수가. 이 순간에도 홀로 싸우고 있을, 홀로 버티고 있을 여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 나에게 이름을 하나 주면 그 사람을 감쪽같이 사라지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떤 이름을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을 내 앞에 데려다 놓을 수 있도록 혹은 나를 그 사람에게 데려다 줄 수 있도록 부탁하고 싶은 사람은 있어도 다행히도 나는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죽이고 싶을 정도로 싫은 사람은 없었다.


그 교수가 다시 돌아오는 장면은 섬뜩했고, 모든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겠구나 생각했을 때 반전은 짜릿했고, 실패인가? 하는 부분에서 영화의 장면이 넘어가는 것 처럼 미래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구성도 완벽했다. 더 이상은 쓰면 안 되겠다. 스포일러 때문에

 

난 아마 가까운 시일내에 이 작가가 쓴 리얼 라이즈를 읽고 있을 것 같다. 한 작가에 꽂히면 그 사람의 책은 모두 읽어야 하는 이상한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이 작가는 그런 나의 성향을 충족시켜 줄 세 번째 작가가 될 것이다. 에쿠니 가오리, 넬레 노이하우스, T.M.로건


여성들의 힘이 좀 더 커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부당한 것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그런 용기. 그리고 같은 여성들끼리의 연대감, 이런 것들이 생겨나면 좋겠다. 남성과 여성을 편 가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여성이기 때문에 지위, 성적인 부분, 역할 등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 대항하는 힘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모두가 읽어도 좋을 책이다.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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