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 사고 싶고 갖고 싶은 브랜드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안성은(Brand Boy)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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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지금 잘 나가는 것들은 처음 시작을 어떻게 했을까? 모든 건 다 시작이 있을 텐데, 하루에도 수백개씩 쏟아지는 브랜드 속에서 사람들을 어떻게 열광을 하게 만들었을까? 홍보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을까? 아니면 또 다른 뭔가가 있을까?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는 내 이런 궁금증을 채워줄 수 있었다.


'팔리는 브랜드에는 팔리는 이유가 있다'로 시작한 이 책은 상품, 사람, 공유서비스 할 거 없이 요즘 가장 핫한 것으로 채워져 있다. 사명, 문화, 다름, 집요, 역지사지 다섯개의 카테고리 안에 4-6가지의 브랜드가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 었지만 내가 모르는 브랜드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저자는 광고 쪽 일을 해서 브랜드의 성공 과정 및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있었고, 내용도 재미있었다.


p.66

무지호텔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사람들은 '역시나'를 외쳤다. 모두가 예상한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호텔의 무엇 하나 무지스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너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이것만으로 충분한' 호텔이었다. 가격도 무인양품스럽게 합리적이었다. 무지호텔은 등장하자 마자 전 세계에 있는 무인양품의 팬들을 끌어모았다. 객실은 늘 만원 사례를 기록했다. 무지양품은 다시 한번 브랜드의 기본에 충실했다. 무지호텔도 통했다.


65 페이지를 일고 상상했다. 무지호텔이라니, 내 머리 속에 그려진 무지호텔의 모습은 정말 66페이지의 사진과 거의 일치했다. 브랜드 이미지의 힘이란, 정말 대단하다. 지금이야 불매운동으로 인해 관심 밖으로 사라졌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도 무지양품의 심플한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 또한 그랬다. 인생의 가치가 베이직&심플인 나 역시 무인양품의 제품이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브랜드의 사명에 충실한 것이 이유였다.


p.71

옷의 가짓수는 더 적어졌는데도 이후 더 많은 스타일링을 시도하게 된 건 그 때문이다. 무엇보다 달라진 건 옷장을 열 때의 기분이었다. 옷장을 열 때마다 그동안 느꼈던 짜증이 사라지고, 꽤 설레는 기분을 느꼈다. 옷을 찾기 위해 옷장을 헤집는 일도 없었다. 곤도 마리에가 말하는 정리의 마법이 이런 것구나 싶었다.


곤도 마리에? 난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은 일본 아마존에서 100만 부 넘게 팔렸다고 한다. 정리, 비우기, 미니멀라이프 이런 유행을 잘 타고 난 듯 보였다. 미국까지 진출해 성공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사람이 말하는 정리의 기본은 1. 스스로 버린다. 2. 한 번에 버린다. 두 가지이다. 항상 정리를 해도 똑같은 거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유는 조금씩 버리기 때문이 아닐까? 무엇을 버릴까?에서 무엇을 남길까?로 생각이 변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핵심은 남기기라고.


p.91

이들 브랜드는 놀이공원에서 고객들이 충분히 시간을 보내도록 배려했다. 고객들이 정신없이 놀고 있을 때쯤 조용히 말을 걸었다. 저기, 우리 놀이공원에 기념푼도 있는데 한번 보시겠어요? 고객들은 웃으면서 지갑을 열었다.


문화라는 주제에 있는 배달의 민족, 빔즈, 자포스, 에이스호텔에 대한 내용이다. 요즘은 문화를 판다고 한다. 문화를 즐기기에 나는 조금 나이가 있는 것 같지만 나보다 더 젊은 사람들은 감각적인 것을 오히려 더 선호하는 것 같다. '나를 사' 라고 직접적으로 말을 거는 것을 하지 않고 일단 흠뻑 빠질 수 있도록 만든다.

배달의 민족은 2015년 8월 가맹점주에게 받는 결제 수수료를 포기했다고 한다. 요즘 배달어플이 너무 많고, 배달료를 받는 시대이다. 나는 이런 배달어플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는데(자영업자에게 광고수수료라든가, 배달수수료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내용을 읽고 이런 어플도 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직 가입하지 않았는데, 가입을 한 번 해 볼까?


p.306-307

1990년 미국의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뉴턴은 실험 참가자들을 '두드리는 사람'과 '듣는 사람'으로 나누었다. 두드리는 사람의 임무는 생일 축하 노래나 미국 국가와 같이 누구나 알고 있는 노래를 가지고 리듬에 맞춰 테이블을 두드리는 것이었다. 듣는 사람은 그 소리를 듣고 노래 제목을 맞추면 됐다. 드는 사람이 두드리는 소리만으로 어떤 노래인지 맞출 확률은 얼마나 될까? 실험 결과 2.5%에 불과했다. (중략) 두드리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어느 정도의 비율로 노래를 맞출 수 있다고 예상했을까? (중략) 무려 50%였다.


역지사지의 주제에 내용이다. 모든 사람은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요즘 걸그룹이나 보이그룹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하도 많이 나오기도 하고) 어쩌다 그런 프로그램을 볼 때 저 소속사나 저 가수들은 대중들에게 잘 어필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준비하면서 그런 느낌을 못 받나? 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정말 안타까운 마음에서)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생각 차이는 정말 큰 가 보다. 뭔가를 팔려는 사람은 사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파는 사람 스스로의 만족에 빠질 때가 더 많다고.


p.377

지난날, 발뮤다에게 디자인은 절대선이었다.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쓴 아름다운 가전제품에 목을 맸다. 지금은 아니다. 가전의 목적이 우선이다. 디자인은 '거들 뿐'이다. 즉, 토스터르 구운 빵의 '맛있음'이 토스터 디자인의 '아름다움'보다 중요하다.


발뮤다는 고가의 가전 브랜드이다. 디자인이 정말 예쁘다. 발뮤다와 마찬가지로 드롱기도 그렇다. 모양, 색깔..... 디자인이 모든 걸 다 사로잡는다. 사기는 쉽지 않지만 말이다. 요즘은 가전의 목적을 더 중요시 한다고 한다. 나도 들어 봤다. 죽은 빵도 다시 살려내는 대단한 토스트기라고. 어쩌면 고객 입장에서 생각한 이 단순한 생각이 브랜드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실패도 있었고, 좌절도 있었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을 만들어 낸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의 능력이라고 보인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니까. 이 책을 읽고 내가 모르던 브랜드도 알게 되었고, 내가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브랜드의 내면을 보게 되었고, 내가 알고 있던 브랜드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알게 되면서 단순히 그 제품이 아니라 전체적인 것을 보는 시야도 넓어진 것 같다.


광고를 하는 사람, 아이디어가 마구 샘 솟는 사람,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 아니면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 도대체 저런 제품들은 왜 저렇게 잘 나가는 거야? 라고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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