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 남기고 싶은 시간
김한요 지음 / 두란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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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저자 소개를 보니 미국에서 꽤 유명한 목사님이라고 되어 있다. 책도 많이 쓰셨다. 요즘은 기독교 서적도 잘 골라야 한다. 두란노 출판사를 보니 믿음이 간다. 목사님이 쓰신 일기다. 목회를 하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에 종교적인 의미를 담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거다. 종교가 기독교지만 신앙이 있다고 부끄러워 말 못하는 나같은 사람이 읽기에 딱이다.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고, 반성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내용도 어렵지 않아 단숨에 읽었다. 하루하루 쓰신 일기를 모은 책을 단숨에 읽어 저자에겐 좀 죄송하긴 하지만 그만큼 술술 읽혔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책을 다 읽고 나니 18개의 포스트잇이 붙여져 있다. 책이 다소 얇은 편에 속하니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그 중에 몇 가지를 기록해보고 싶다.

 

p.20

지금까지 받은 은혜가 결코 나의 열심이나 헌신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전적인 은혜였음을 자주 망각하는 죄가, 달궈진 칼끝에 데듯 뜨겁게 다가왔습니다.

 

자꾸 착각한다. 뭔가 잘 되면 내가 잘해서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들 때는 누가 먼저랄 거 없이 하나님을 찾지만 오히려 상황이 좋을 때엔 자꾸 잊는다. 좋은 일일수록 하나님을 찾아 감사하고 함께 즐거워해야 함을 다시 한 번 새긴다.

 

p.62

그러면 언제 우리는 브레이크를 잡을까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브레이크는 주일예배입니다.

 

일요일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동시에 내가 기독교인임을 망각한다. 그리고 일주일을 살아간다. 별 일 없으면 한 번도 하나님을 찾지 않는다. 이번 주는 기독교 책을 읽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대부분 그냥 살아간다. 그리고 다시 일요일에 교회를 간다. 이런 삶이 반복되는데, 심지어 바쁘면 교회도 가지 않는다. 저자는 예배가 브레이크를 잡는 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예배는 생명과도 같다고 말한다. 그동안 생명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예배의 힘이 일주일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p.67

워싱턴주립대학교의 존 가트먼 교수가 35년 동안 3천 쌍의 부부를 분석한 결과를 '이혼으로 가는 네 가지 요인' 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습니다. 그 네 가지 요인은 곧 네 마디의 말로, "늘 그런 식이지"(비난), "너나 잘하세요."(자기방어), "주제 하악이나 하시지"(경멸), "....."(침묵) 이었습니다.

 

네 가지를 하지 말자. 남편 뿐 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무심코 했던 네 가지 말들이 파탄을 일으킨다. 따뜻한 격려의 말을 잊지 말라고 한다. 요즘 남편이 말을 좀 예쁘게 하라고 할 때가 있다. 그 때 내가 했던 대답은 "너나 잘 하세요." 였던 것 같다. 반성하자. 같은 말이라도 따뜻하게 하는 연습을 하자.

 

p.105

모든 사람에게는 하루 24시간이 공평하게 주어집니다. 오늘도 24시간이 주어질 것입니다.

 

이 말은 정말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문장에 포스트잇을 붙였던 이유는 단순히 신앙적인 의미만은 아니었다. '너무 바빠서 ~할 겨를도 없다.', 정신이 없다.', '시간이 없다.' 이런 말들을 입에 달고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난 시간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 너무 바빴던 것도 아니었다. 시간을 그냥 의미없이 쓰고 있었던 거였다. 그리고 요즘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많아지면서 시간 가는 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 내가 책 읽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초등학생 때 만들었던 시간계획표를 세워 가능하면 그 시간계획표에 맞게 생활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계획이 없으면 마냥 핸드폰만 하고 있을 게 뻔하니까.

 

신앙이 한 순간에 신실해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교회를 다니는 것에 대한 반성이 좀 필요한 시기였다. 그리고 교회에 다니는 것 이외에 생활에서 신앙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저자가 한 것 처럼 신앙일기를 쓰는 것도 좋겠다. (사실 올해 초 성경필사를 하겠다고 시작해 창세기도 다 쓰지 못했다. 왜 이리 끈기가 없는 건지) 생각은 없어지지만 기록은 없어지지 않으니. 그리고 기록하는 순간에 신앙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말이 많이 들어있다. 그리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교회에 다니고 있는 사람도, 이제 막 기독교라는 종교에 들어오게 된 사람 모두에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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