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 - 지나친 관용으로 균형 잃은 교육을 지금 다시 설계하라
베른하르트 부엡 지음, 유영미 옮김 / 뜨인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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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을 본 순간, 난 이 책을 읽으며 반성을 많이 하게 될 거라 확신했다. 162 페이지의 얇은 책을 읽으면서 포스트잇을 20개 넘게 붙였다. 사실 더 붙이고 싶었지만 이 책 자체가 나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인정하기로 했다.


4살 여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 나는 사실 방목형에 가까웠다. 그냥 두고 볼 때가 많았다. 물론 이런 방향을 가지게 된 것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난 결과이다. 요즘 육아 트렌드는 엄하게 가르치는게 아니다. 오히려 자유를 중시하고, 부모가 편해야 하고(부모가 편해야 아이도 편할 수 있다는), 아이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며,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키우는 것이 요즘 육아 트렌드다. 나도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하나의 인격으로 생각하고 부모의 방식을 주입시키지 않는. 하지만 육아에는 정답이 없듯 이것도 정답은 아니었다.


자유를 준다. 그리고 내가 편해야하기 때문에 무질서해진다. 예를 들면 TV를 보여주는 건 아이가 좋아하고 내가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죄책감이 든다. 내가 그 시간에 아이와 놀아줬다면, 이렇게 되면 TV를 보여주는 룰을 정해도 지켜지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일관성 없는 육아를 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엄하게 가르쳐도 괜찮다고 말한다. 부모는 권위가 있어야 하며, 아이는 질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모든 문제를 아이와 상의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며, 벌을 주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요즘은 아이가 잘못했을 때 엄하게 설명하는 엄마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엄마들이 많다. 나 또한 그랬다. 아이에게 화를 내고 엄마가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런 부분은 자칫하면 부모의 권위를 떨어뜨릴 수 있다.


p.20

세 살배기 아이가 떼를 쓸 때, 아이에게 손을 대지 않고 견디려면 상당한 자제력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떼를 쓰고 울더라도 금방 양보하지 않고 장소와 무관하게 원칙을 끝까지 밀고 가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슈퍼마켓, 식당, 전철이나 기차에서는 부모가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양보하기 쉽습니다.


p.33

힘들게 일한 아버지가 퇴근하면 자녀들은 아버지의 소중한 자산인 시간을 원합니다. 시간을 낸다는 것은 아이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 주고, 함께 뭔가를 만들고, 책을 읽어 주고, 게임을 하고, 그냥 뒹굴며 노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신문을 읽으며 편히 쉬고 싶지만,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에는 이런 꿈을 잠시 내려놓고 아이들을 위한 시간에 자리를 내주어야 합니다.


절대로 아이들에게 지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복종과 지배는 아이를 키우면서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이가 싫다고 하는데 뽀뽀를 한다거나, 아이의 의사와 반하는 것을 강압적으로 명령을 하기도 한다. 작가는 복종과 지배라는 단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도 있지만 진정한 권위가 만들어 내는 지배는 누군가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게 아니라 합당한 리더십으로 누군가를 완벽하게 보호해 주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부모의 힘은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권위가 된다. 이 책에서는 특히, 보호라는 측면에서 복종과 지배를 이야기한다. 권위는 두려움이 아니라 신뢰를 만든다고 말한다. 그 신뢰는 아이를 안정되게 하고 삶의 방향을 올바르게 만든다고.


질서를 만들고, 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벌을 만든다. 벌은 아이들에게 반드시 지켜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만든다. 그래서 규칙을 지키려고 애쓰고 학교나 가정의 질서가 유지된다. 벌은 예방의 효과도 있지만 용서의 기능도 있다. 잘못에 대해 벌을 받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피해자에게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고 그에 따른 벌을 받게 된다.


부모의 자녀 양육의 목표는 아이들을 가능하면 일찍 자립시켜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예쁜 걸 어떻게 시집을 보낼 수 있냐고 말하는 나에게 경종을 울린다.


이 책이 다 옳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요즘 육아 트렌드와 비교하여 읽어볼 만 한 책이다. 아니, 읽어봐야 할 책이다. 부모가 잊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다시 상기를 시켜준다. 왜 엄하게 가르지치 않는가에 대해서 부모에게 묻고 있다.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게 아니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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