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입니다 - 노회찬이 꿈꾸는 정치와 세상
노회찬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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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나는 한 정치인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두 번째 내 기억에 남는 사건이었다. 사실 난 정치를 그리고 정치인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노회찬 죽음 이후에 사람들의 반응, 특히 서민들의 반응은 노회찬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남편에게 물었다. 노회찬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주 조금 알게 되었다. 너무 늦었지만 말이다.


책 표지에 있는 손석희 JTBC 앵커의 말이 마음을 울린다. '노회찬은 앞과 뒤가 같은 사람이고,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입니다.'


이 책을 통해 노회찬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다. 책은 생전에 노회찬이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부분, 노회찬의 지인의 회고록, 노회찬의 연설문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사실, 인터뷰 내용은 정치를 잘 모르는 내가 읽었을 때 쉽진 않았다. 하지만 어떠한 사안에도 노회찬의 대답에서 서민을 향한 마음이 있다는 건 확실히 느껴졌다. 사람들이 노회찬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서민의 삶에 들어가 서민의 이야기를 듣고 서민들을 위해 일했다는 것이 이 책에 잘 씌여져 있다.


p.137

대학 서열과 학력 차별이 없고 누구나 원하는 만큼 교육받을 수 있는 나라, 지방에서 태어나도 그곳에서 교육받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데 아무 불편함이 없는 나라,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 인터넷 접속이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되는 나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수 있는 나라 


노회찬은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삶에 대해서 그리고 기득권의 수많은 문제에 대해서도 파헤치고 알리는 일에 대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사회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득권은 나누고, 서민들은 살만한 세상이 오길 바랬던 것 같다. 서로 돕고 사는 사회. 삼성이 가지고 있는 재산은 우리나라 경제 하위 30%의 재산과 맞먹는다고 한다. 이 얼마나 큰 일인가.   


p. 152

노동 해방을 꿈꾸며 대학을 뒤고 하고 공장으로 떠나간 한 20대 초반 청년의 뜨거운 삶은 결국 아파트 계단 앞에서 종료한다. 그 과정을 생각하면 가슴에서 진한 감정이 들고,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노회찬이 별로 그렇게 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 같다.(우석훈, 경제학자)


자살을 했다고 해서 노회찬의 업적이 다 소용없어지는 건 아닐 것이다. 자살을 옹호하고 싶진 않다. 자살 자체는 매정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자살하기까지 그 사람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매우 외롭고 힘들다. 그리고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노회찬이라는 사람이 없는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해도 할말이 없지만 그래도, 아마도, 노회찬은 국민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다시는 정치인이, 아니 어떤 사람이라도 자살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너무 몰아가지 않았으면, 어떤 방법이라도 제시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난, 조금 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떤 것이 진실인지에 대해서도. 노회찬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 노회찬을 기억하고 싶은 사람, 노회찬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 노회찬이 정치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바라봤는지 알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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