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 - 출퇴근길에서 만나는 노무현 대통령 막내 필사의 생각 모음
장훈 지음 / 젤리판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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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사람은 참 멋있다는 생각을 한다. 저자는 글을 쓰긴 하지만 자신은 알려질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가? 책을 읽고 나니 참 욕심이 없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공무원이 되고, 또 어쩌다 공무원이 되었다는 그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글쓰기를 계속 하기만 하면 아무 문제 없다는 듯.


책을 읽다보면 글을 어떻게 작성해야할지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알려준다. 그 중에 저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짧게 쓰라는 거다. 단문이 이해도 쉽고, 힘이 있다고 한다. 주어 하나에 술어 하나의 구조. 그래서 그런지 책이 시처럼 쓰여 있다. 간단하고 명료하다. 저자가 생각하는 것, 독자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게 바로바로 와닿는다. 나는 기껏해야 생활 글쓰기지만 자꾸 기교를 넣으려고 한다. 그래야 뭔가 있어보이고, 멋있게 보일테니까. 이게 바로 초보티를 내는 거라는 걸 모른 채.


이 책은 직장생활을 오래한 사람도, 사회생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도 모두 읽어도 좋을 책이다. 생각해보니 저자는 욕심이 없어 보이는 것도 있지만 정도 많아 보인다. 자신이 걸어온 사회생활을 되돌아 볼 줄 알고, 알려주고 싶은 것도 많다. 청년들의 힘듦을 안타까워 한다. 그리고 도와주고 싶어 한다.  


p.191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이런 것인지 모른다.

"요즘 애들은 기초가 부족해."라고 흉보지 않고

선배들의 경험을 성심껏 알려주는 것이다.

"요즘 애들은 열정이 없어."라고 비판하지 않고

그 열정이 나올 수 있도록 동기부여해 주는 것이다.

"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어."라고 방치하지 않고

그들이 끝까지 할 수 있도록 옆에 있어 주는 것이다.

"요즘 애들은 불만만 많아."라고 냉소하지 말고

그들이 공정하게 느낄 수 있도록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사회생활하면서 대인관계에 지친 사람도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통해 대인관계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우리가 한 번 쯤 느꼈을만한 것들. 내가 대인관계에서 잘 안 되는 부분도 있어 뜨끔했다. 난 생색내기 좋아하고 다시 받기를 좋아하는데 말이다.


p.148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

배려는 배려로, 호의는 호의로 끝나야 하는데

그에 상응하는 상대방의 태도를 기대하게 된다.


공직에서 일을 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욕심이 없어보이는 저자의 성향 때문일까? 저자는 투명함은 당당함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내가 참 마음에 들었던 문구다. 자기 일에 당당할 수 있다면 투명해지고, 더 투명해질수록 당당함은 커진다고 한다. 거짓이 없는 삶, 투명하게 나를 내보이는 일은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 삶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나는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노력없이는 힘드니까.


노무현 대통령 가까이에서 일을 했다는 것도 참 부러운 일이다. 책 속에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추억 그리고 옆에서 지켜보던 기억들이 가끔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참 반가웠다. 노무현 대통령이 저자에게 마지막으로 하셨던 말로 내 서평을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p.317

어디서든 잘 살아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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