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 제주4.3, 당신에게 건네는 일흔한 번째의 봄
허영선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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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을 죽였는지?? 책을 읽어도 정답을 찾을 수가 없다. 책이 문제가 아니라 이 상황에 대한 이유를 누구도 시원하게 설명하거나 정의 내리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니 학살의 현장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끌려나와 죽임을 당했던, 그 죽임을 보았던, 그 죽임에서 도망치려 했던 피해자들은 오죽했을까?? 난 지금까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따뜻한 봄을 맞이했다. 이렇게 무지할 수 있나. 너무나 아름다운 제주가, 제주의 곳곳이, 학살의 현장이라니 너무 비극이다. 누가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아니, 해결할 수나 있을까??

이 책은 피해자들의 증언을 담고 있고, 그 증언 속에 제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잘 버무리고 있다. 제주의 미래는 버무린다는 말보단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이 따뜻해지길, 제주가 따뜻해지길, 제주의 봄이 따뜻해지길 바라고 있다. 비극을 경험한 그리고 그 비극을 알리는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희망을 가지고 있다. 본인들이 당한 일은 절대 희망적일 수 없는데 말이다.

이번 정권의 업무가 참으로 무겁다. 해결해야하는 일이 너무 많고, 사과해야하는 일이 너무 많고, 수습해야하는 일이 너무 많고, 마음을 어루만져야 하는 일이 너무 많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힘들어하는 피해자들과 그 가족, 한국으로 넘어오지 못하는 동포, 아직도 죄가 없어지지 않아 재심신청을 하며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찾지 못한 시신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 그리고 이것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은 잊으면 안 될 것 같다.

 

나의 봄, 나의 제주는 이 책으로 인해 좀 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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