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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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만났다.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큰 갈등상황없이 밋밋한 내용이지만 그게 오히려 더 마음에 와 닿았다.

힐링이라는 단어를 이럴때 쓰면 딱이다 싶은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꿈꾸는 서점대표.

나도 동네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로또당첨으로 건물주나 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서점과 관련한 책을 몇권 가지고 있다.

[어느날 서점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http://aladin.kr/p/oGGga

[섬에 있는 서점] http://aladin.kr/p/PUo60

[서점일기] http://aladin.kr/p/NykdL

이 외에도 동네서점을 탐방하는 책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책방을 하겠다는 꿈을 버리지는 못한 것 같다.

한때는 서점이 사양산업이라 서점이 줄어들고 있다고 언론에 많이 나왔지만 어느새 동네서점, 독립서점이라는 형태로 많이 생겨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곳만 해도 여러군데이고 집 주위에도 [당신의 글자들]이라는 동네서점이 있다. 



이 책은 영주라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 같지만 사실 보면 가장 많이 등장한다 뿐이지 대부분의 사람이 주인공인 소설이다.

한사람씩 소개하면서 리뷰를 해보고자 한다.


영주는 휴남동 서점의 대표이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갖고 직장생활을 치열하게 하고 같은 목표를 가진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으나 어느날 번아웃이 와서 남편과 이혼하고 청소년 시기에 가졌던 꿈인 책방을 열었다. 처음에는 그냥 시작했으나 어느 순간 책방을 얼마나 오랫동안 꾸려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가면서 사람들과 어울려가는 사람이다.


민준은 대기업 입사라는 대부분의 사람이 갖고 있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대학생활을 하고 취준생 시절을 거쳤으나 목표는 이루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다 휴남동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커피를 만들게 된다. 커피를 만들다보니 로스팅업체에도 자주 방문하게 되고 점점 바리스타로서 전문성을 갖추게 된다(피동형문장은 나쁜 문장인데 이건 정말 피동이기 때문에 피동형 문장을 씁니다. 피동형문장과 관련해서는 책 중간에 내용이 나와서 일부러 강조합니다). 취업문제로 부모님과 갈등이 있으나 스스로 자신의 길을 생각하며 고민을 정리해 나간다.


전희주는 본캐는 민철엄마 부캐1은 휴남동서점 단골고객, 부캐2는 독서모임운영자인 사람으로 아들인 민철 때문에 속을 많이 썩어 영주와 고민을 많이 나누고 방법을 찾아나가며 한편으로 주부들로만 이루어진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정희주라는 사람 본캐를 찾기도 한다.


민철은 희주의 아들이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은 다른 고등학생과 다를바 없는데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세상 모든 일이 시큰둥한 청소년이다. 엄마의 강요로 휴남동 서점에서 일주일에 책 한권씩 읽고 영주와 대화하는 타협을 한다. 하지만 책 읽기는 뒷전이고 주로 영주와 대화를 나누지만 차츰 서점의 많은 단골들과 대화를 나누며 청소년시기의 방황을 정리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나간다.


지미는 휴남동 서점에 커피원두를 공급하는 로스팅업체의 대표이며 그러다보니 영주와도 친해진 사람이다. 남편 때문에 속을 썩어 항상 남편 욕을 입에 달고 살지만 영주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이며 민준에게는 좋은 스승이기도 하다.


정서는 휴남동 서점 단골고객이다.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멍때리고 시간을 보낼 공간을 찾던 중 휴남동 서점을 찾아내고 자주 들러 시간을 보낸다. 처음에는 그냥 멍때리다가 이제는 뜨개질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마냥 자리만 차지하고 있을 수 없어 세시간에 한번씩 음료를 주문하며 시간을 보내지만 차츰 휴남동 서점의 중요한 인물이 되어가고 있다. 영주에게는 친구가, 민준에게는 커피맛을 감별하고, 민철에게는 좋은 대화상대가 되어준다. 차츰 자신의 속을 다스려 다시 취업의 길로 나서고자 한다.


현승우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작가지만 실제는 직장인이다. 한 곳에 꽂히면 끝을 보는 성격으로 어느날 한국어에 꽃혀 공부를 하다보니 어느새 문장 전문가가 되었다. 블로그에 좋은 문장과 나쁜 문장을 가려 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유명한 블로거가 되었다. 어떤 책의 문장을 감별하다 출판사 대표와 온라인 상에서 논쟁을 벌여 유명세에 불이 붙었다. 작가와의 대화 이벤트로 휴남동서점을 방문했으며 이후 좋은 글쓰기 강의로 휴남동 서점의 주요인물이 되었다. 영주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라고 쓰면 스포일러이겠지만 무시하겠다.


책의 내용은 이 사람들이 휴남동 서점이라는 공간속에서 서로 얽혀 생활하지만 다들 자신만의 고민과 걱정이 있고 어떻게 성장해가는지를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동네서점의 고충도 중간중간 들어있다.

현실적으로 동네서점이 운영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장기적으로 운영은 가능할 것인지, 생계는 충분한지등 서점운영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갖고있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함부로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지점을 보여준다.

영주 또한 끊임없이 서점의 미래를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자리를 잡을 것인지 걱정하고 행동으로 옮긴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p57. 책은 뭐랄까,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몸에 남는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아니면 기억 너머의 기억에 남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기억나진 않은 어떤 문장이, 어떤이야기가 선택 앞에 선 나에게 선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하는 거의 모든 선택의 근거엔 제가 지금껏 읽은 책이 있는 거에요. 전 그 책들을 다 기억하지 못해요. 그래도 그 책들이 제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그러니 기억에 너무 집착할 필요 없는 것 아닐까요?”

이 부분이 내가 책 읽는 것과 너무 비슷해서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는 책을 읽을 때 굳이 다 기억하려고 하지도 않고 책에 줄을 치거나 메모를 하면서 읽지도 않는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머릿속에 남은 것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인데 없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라 책에 쓰여있는 것처럼 기억 너머의 기억에 남아 언젠가는 무의식으로 내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 생각하기 때문에 작가의 생각에 많이 동감을 했다.

책에서는 마음에 와 닿은 좋은 구절이 많은데 위에 쓴 것처럼 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찾아서 쓰고 싶으나 굳이 그렇게 해야 할까 싶어서 이렇게 마무리하고자 한다.


또 한 구절 생각이 났다.

“하루를 무지 바쁘게, 무지 빡세게 보냈는데 시간만 흘려보낸 것 같은 기분이 싫었던 것 같아. 너는 나중에 이런 기분 느끼지 마. 뿌듯함을 느껴.”

그런 날이 있다. 정말 하루가 너무 바빠서 정신없이 보냈는데 지나고 보면 한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 있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스>에서 이런 장면이 나온다. 누구에게나 24시간이 똑같이 주어진다. 하지만 그와 나의 시간은 밀도가 다르다. 시간을 밀도 있게 알차게 써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쉬어도 어영부영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보내는 것이 아니라 알차게 쉬어야 하고 놀아도 재미나고 신나게 놀아야 한다. 카르페 디엠은 그냥 유명한 명언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을 현명하게 보내야 한다는 말이다.


ps. 책속의 인물 현승우가 쓴 [문장 잘 쓰는 법]이라는 책이 진짜 있는지 검색해봤으나 없었고 현승우라는 인물도 작가 현승우는 없고 다른 일을 하는 현승우는 있었다. 하하하


ps. 책에서 거론된 책 몇가지는 읽고 싶어졌다. 아리....(왜 아리...인지는 책을 읽어보세요)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랫동안 고민했던 행복이라는 개념에 대한 약간의 실마리가 있을 것 같다. 행복과 행복감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겠고 느낌과 감정은 어떻게 다른지도 알고 싶어졌다(역시 피동형이지만 지금 감정은 책에 의해서 알고 싶어진게 분명하므로 피동형 문장이 맞는 문장이다).

박완서 작가의 [서있는 여자]는 정말 오래전 읽었던 책인데 기억은 잘 안나는데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여주인공의 좌절과 실패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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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 어느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
마이아 에켈뢰브 지음, 이유진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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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스웨덴에 살았던(1989년에 사망) 한 여성의 일기소설입니다.

책의 내용은 많은 분들이 리뷰를 작성하셨기도 하고 딱히 내용이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일상(일기니까 일상이겠지요)을 담담히 써내려간 책입니다.

결혼생활 17년만에 남편과 이혼하고 5남매와 함께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만을 졸업했기에 수입이 많은 직업을 가질 수 없어 청소부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1965년부터 1969년까지의 일상이 쓰여있습니다.

사회성짙은 이야기부터 정책에 대한 불만, 빈부격차, 국제뉴스에 대한 관심까지 일기에는 다양한 내용들이 적혀있습니다.

책에서 언급되는 국제정세(베트남전쟁, 중동전쟁, 아프리카내전등)나 국가정책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면 이 책은 그냥 어떤 한 사람의 일상이 적혀있는 일기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제가 느낀 여러 감정들을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그녀는 왜 야간학교를 다니려고 했을까요?

처음에는 그녀가 자주 언급했듯이 스웨덴어(그녀에게는 국어이겠지요)를 잘 몰라서 글도 잘 못쓰고 말도 잘 못해서라고 생각했는데 다만 그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입장에서는 저임금노동자라면 야간학교에서 좀 더 나은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업교육이나 자격증 등을 취득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을거라 생각하겠지만 그녀는 예상외로 역사라던가 문학등 인문학 수업을 주로 수강을 했습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쩐지 이런 장면이 떠오르더라구요.

tv프로그램 중에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북유럽 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항상 박물관을 제일 먼저 방문하더라구요.

북유럽 국가들의 국민성이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한 나라를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역사를 아는 것이다 라는 교육을 받고 자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두 번째는 흔히 북유럽국가에 갖게 되는 복지국가라는 환상을 조금 달리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시대배경이 1960년대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스웨덴이라는 국가도 빈부격차도 크고 실업문제도 심하게 겪고 있다는 점이죠.

그녀와 그녀의 자식들은 끊임없이 직업을 구하고 찾아야했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해 짧은 기간 일하고 또 다른 직업을 구하고 항상 경제난에 시달려야 했지요.

그녀는 끊임없이 소유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자신의 경제난에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일상을 꾸역꾸역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빈곤층이 갖게 되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삶에 대한 악과 독기가 그녀에게서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자존감이 높다라고 해야 할까요?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겠지만(아마도 그 시대에는 자존감이라는 개념조차 없이 않았을까요?)그녀는 분명 자존감이 높고 삶에 대한 자세가 진지한 사람입니다.

 

다음으로 사람이 살면서 힘들 때 숨통을 트일 수 있는 무언가를 갖고있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녀에게는 일기를, 또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는 형태로 끊임없이 글을 써내려갑니다.

요근래 방송에서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했어요.

사람이 취미를 갖고 있는 것은 삶의 질 측면에서 정말 중요한 것 같다구요.

취미가 있으면 시간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취미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구요.

취미가 없으면 시간이 있으면 그냥 소파에 드러누워 TV를 보던가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며 하릴없이 시간을 때운다구요.

그 말을 듣고 보니 제가 책을 좋아하는 취미가 있다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더군요.

저 역시도 주말에는 그냥 아무생각없이 멍때리면서 TV를 보는 시간이 많거던요.

하지만 책을 읽거나 밖으로 나가서 잠시 걸으며 바람이라도 쐬면 하루를 정말 알차게 보냈다는 느낌을 갖거던요.

이런 느낌을 갖는게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크게 작용하는 것 같네요.

그녀 또한 글을 쓰는게 취미는 아니겠지만 글을 쓰면서 경제력이 빈곤한 삶을 너무 나락으로 떨어뜨리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에 대한 소감은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책을 처음 읽을 때 문장이 깔끔하지 못해서 뭔 번역을 이따구로 해놓았나 생각을 했지만 읽으면서 아마도 저자의 문장에 원래 이러했겠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아마 원전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려고 했겠다라고 이해했습니다.

왜냐하면 초등학교만 졸업해서 글쓰는 재주가 없다고 저자가 수차례 밝혔거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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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리커버 특별판)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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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선 이 책의 장르는 무엇일까?

신화인가성장소설인가로멘스인가그것도 아니면 페미니즘일까?

어떤 하나로 개념짓기에는 너무 복합적이다.

오랜만에 정말 너무너무 좋은 책을 만났다.

이렇게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던 적이 언제적이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코드와 천사와 악마가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사실 나는 책소개에 나오는 여러 추천인들의 찬사를 믿지 않는 편이다..

누구와 누구가 극찬을 했다무슨 상을 받았다 등의 말들을 출판사에서 내놓는

마케팅용 립서비스라고 여겼다.

그래서 사람들의 추천사을 책 소개에 전면으로 내세우면 오히려 책을 선택함에 있어 주저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책은 아니다충분히 추천받을만하고 나도 누군가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할거다.

 

서론이 구질구질하게 너무 길었다.

이제 책으로 들어가보자.

책을 읽기전에 그리스신화에 기본적인 지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무난하지만

그리스신화를 어느정도 알고 있으면 훨씬 재미있을 거라는 건 의심할 바 없다.

우선 키르케라는 인물(?)에 대해 기본적인 내용부터 알아보자.

그리스신화 또는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에 잠깐 나오는 아이아아에섬에 사는 마녀다.

태양신인 헬리오스와 바다의 요정 페르세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페르페스, 파시파에, 아이에테스와 남매간이다.

트로이전쟁이 끝나고 고향 이타케로 돌아가던 오디세우스가 마침 아이아이에에 들렀다가 키르케의 마법으로 모두 돼지가 되어버렸다오디에우스는 헤르메스의 도움을 받아 마법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었으며키르케를 제압해 부하들을 모두 원래대로 돌아오게 했다그러하는 과정에서 키르케는 오디세우스를 사랑하게 되었고그와 일행들을 1년여간 섬에 붙잡아 두었다.

결국 오디세우스를 보낼 때가 오자 그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고 한다오디세우스와의 사이에 텔레고노스라는 아들을 두었다.

이 정도가 키르케가 신화에서의 내용이라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책의 줄거리를 잠깐만 요약해보자.

키르케는 헬리오스와 페르세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여신으로의 능력도 외모적인 능력도 거의 없어 사랑받지는 못했으나 미움받지도 않고 그럭저럭 살아가는 캐릭터였다.

글라우고스 라는 어부를 사랑하여 그를 신으로 만들어주었으나 배신을 당했다.

몇가지 사건을 일으킨 후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후 아이아에섬에 유배를 당한다.

이때부터 스스로 성장하여 마녀로서의 능력을 갖게 되며 몇몇 사건을 거치며 살아가다 섬에 찾아온 오디세우스를 만나게 된다.

여차저차하여 오디세우스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으나 그를 고향 이타케로 보내주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보내준다.

이후 아들 텔레고노스를 낳아 열심히 키운다.

장성한 아들 텔레고노스가 아버지 오디세우스를 보고 싶어하여 끝까지 반대할 수 없어 이타케로 보내주지만 어떤 사건으로 텔레고노스는 아버지 오디세우스를 죽이게 된다.

아이아이에섬으로 돌아온 텔레고노스는 혼자서가 아니라 오디에우스의 부인 페넬로스와 아들 텔레마코스를 데리고 온다.

그들과 긴장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숨어있던 사실들을 알게되며 관계는 돈독해지고 몇가지 모험과 사건들을 거치며 마침내 키르케는 텔레마코스와 사랑에 빠지게 되어 인간이 되는 마법을 본인에게 부리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 짓는다.

이거 너무 스포일러인가?

 

결말은 약간 열린결말이기도 하다.

인간이 된 키르케가 어떻게 살아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그 삶이 궁금하기도 하다.

 

자 그러면 내가 왜 이 책의 장르를 여러가지라고 했는지 보겠다.

왜 페미니즘이라고 했을까페미니즘이며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키르케는 작은 괴로움은 있었으나 큰 어려움없는 삶을 살았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와 부딪치게 된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위엄에 겁을 먹고 물러서고 용서를 빌었으나 아버지 생각이 틀렸어요” 라고 내뱉는다.

이 말은 책의 마케팅에서도 많이 쓰지만 키르케가 각성하게 되는 큰 변곡점이다.

키르케 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자식들은 모두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서 자라난다.

어릴때는 부모님이 대단해보이지만 어느새-보통은 사춘기를 거치면서-부모님과 대립하고 또 극복하면서 성장을 해나간다.

키르케가 아이아이에섬에서 그러했듯이 모든 자식들은 부모님의 도움없이 혼자 서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스스로 깨치기도 하면서 살아간다.

어느새 부모님과는 멀어지지만 그건 자식들의 착각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부모님의 지혜를 찾는 시기가 찾아오고 부모님과 화해를 하게 된다.

키르케 역시 먼 훗날 아버지 헬리오스를 다시 찾지만 키르케는 달랐다.

아버지와 대립하며 동등한 입장에 서고자 했으며 본인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였다.

그게 이 책이 페미니즘이며 성장소설이라는 이유다.

물론 다른 면도 있다.

키르케가 텔레고노스를 낳고 키우며 겪었던 많은 어려움과 고난들.

내가 남자라서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이건 작가가 그만큼 글을 잘 썼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머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누구도 할 수 없는 일들을 저지르고(신중의 최고라 할 수 있는 아테나와 대립하고 신들도 두려워하는 트리곤을 만나러 가는등엄청난 모성애를 보여준다.

자신의 품을 떠나려는 아들 때문에 힘들고 괴로워하지만 끝내 아들을 이길 수는 없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두번째 로멘스인가?

신화의 내용을 걷어내고 나면 이건 한 여인의 사랑과 인생이다.

처음으로 사랑했던 남자 글라우코스에게 모든 것을 다 주었으나 자신이 원하는 곳을 모두 얻어낸 글라우코스는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막장드라마에서 자주보는 사랑과 배신이야기.

헤르메스와 사랑없는 육체적 관계만을 가지다 그 관계마저 틀어졌고또 사랑을 주었던 남자 오디세우스(이 남자는 고향에 아내와 아들이 있는 유부남이다)는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보내주어야만 했다.  그냥 보내주기만 하는게 아니라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 써주었다.

 

그리고 키르케에게 찾아온 마지막 남자 텔레마코스

키르케는 텔레마코스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한다.

!!진짜 위대한 사랑의 힘이여~

 

사람들은 소설을 왜 읽을까?

소설을 읽는게 언뜻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인간을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데 소설만큰 좋은 게 없다.

신문 사회면의 짧은 기사를 보면 어처구니 없는 사건과 그 사건을 저지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소설은 독자들에게 개연성을 제공해준다키르케가 왜 선원들을 돼지로 만들었는지 신화에는 없지만 이 책에는 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할 때 나라면 그렇게 선택하지 않았을 거야라고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그랬을 때 주인공이 스스로의 선택 때문에 어떤 결말에 이르게 되는지 보면서내가 한 선택의 결말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소설을 읽으며 원인과 결과를 찾으려 애쓰고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의 삶을 연장시키고 새롭게 되돌아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그것이 바로 소설이다.

 

사족 1

그리스 신화에서는 키르케가 글라우코스를 만나기 전에 남자가 한번 등장한다.  

라티움의왕 피쿠스이다젊은 미남인 피쿠스를 보고 한눈에 반해 가짜 멧돼지를 만들어

피쿠스를 유인해 고백했지만 자신의 요정 아내 카넨스가 더 예쁘다는 피쿠스의 발언에

꼭지가 돌아 그대로 피쿠스를 딱따구리로 변신시켜 버린다.

 

사족 2

오디세이아의 해피엔딩 이후를 다루는 텔레고네이아(오디세우스와 키르케 사이에서 태어난 아

들 텔레고노스가 주인공인 )라는 신화를 보면 텔레고노스는 이타케에서 아버지인 줄 모르고 오

디세우스를 죽이게 된다.

텔레고노스는 아테나의 명령으로 이복형 텔레마코스와 오디세우스의 부인 페넬로페를 아이아

이에섬으로 데려와 장사를  치렀는데 키르케는 오디세우스를 닮은 텔레마코스에게 반해 그와 

결혼하고 짝을 맞추기 위해 페넬로페와 텔레고노스를 결혼시킨다즉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

의 부인이 었다가 며느리가 되어버린 막장엔딩이다패륜임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함께 키르케

에게 불로불사를 받고 축복받은 땅에서 영생을 보낸다때문에 텔레고네이아를 신화로 인정하

지 않는 사람도 많다.

 

사족3

이동진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책의 삼분의 이쯤을 펼쳐 읽어서 책이 좋으면 전체가 다 좋다라

고 했다왜냐하면 책을 쓰다보면 이때 쯤에서 힘이 떨어져 내용이 조금 부실해지는 면이 있다

고 하는데 (온전히 이동진 작가의 개인 견해이다이 책에서도 그런 면을 느낄 수 있었다.

오디세우스가 아이아이에섬을 떠난 후 부터가 조금 늘어진다는 개인적은 느낌을 가지고 있지

만 그래도 내용은 계속 흥미진진할 수 밖에 없었다.

 

사족4

아이아에섬은 이탈리아의 폰자(ponza)

섬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족5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인 매들린 밀러의 첫번째 소설인 '아킬레우스의 노래'를 읽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었다.

키르케가 오디세우스를 만났을 때 책을 덮고 도서관에 가서 아킬레우스의 노래를 찾아서 읽

기 시작했으나 키르케를 먼저 빨리 다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서는 마저 읽었다. 완전 갈팡

질팡했고 이제 아킬레우스의 노래를 구매하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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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 : 인문학 편 - 고전·철학·예술 차이나는 클라스 7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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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열풍이라고 하더니 TV에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다.


최강1교시라는 프로그램도 있고(최강 1교시는 9개 지역민방 공동프로그램이라 정작 SBS에서는 볼 수 없다)

어쩌다 어른 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벌거벗은 세계사 라는 프로그램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만

역사 입문자들에게는 재미가 있겠지만 나에게는 조금 수준이 낮은 내용이라 주제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다만 패널로 나오는 연예인들중 일부러 모른척 하는게 너무 어색해서 자주보는 편은 아니다.

따로 포스팅을 했던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같은 프로그램은 정말 좋아해서 왠만하면 본방사수 할려고 하는 편이다.

종영되었지만 명견만리 같은 프로그램도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EBS다큐프라임도 좋은 프로그램이다.

다큐프라임에서는 방송편을 책으로도 출판해서 꼬박꼬박 구입해서 읽는 편이다.


그리고 오늘의 포스팅

JTBC 차이나는 클라스

1회 유시민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부터 챙겨보는 프로그램이다.

방송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진에서 보듯이 책도 꼬박꼬박 구입해서 읽고 있다.

한권만 초판 2쇄본이고 나머지는 전부 초판 1쇄본이다.

초판1쇄본을 구입하는건 나의 취미다.


이번에(출판일은 2021년 11월 8일이다) 출판된 편은

인문학 -고전, 철학, 예술 -이다.


목차를 보면 

AI시대의 스승, 아리스토텔레스(연세대학교 철학과 조대호교수)

중세 천년의 빛과 그림자(가톨릭대학교 철학과 박승찬 교수)

모든 도시엔 그리스 신전이 있다(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과 임석재 교수)

지리를 아는 것이 힘이다(경인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김이재교수)

미술하는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다(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양정무 교수)

신화는 어떻게 권력을 만들었나(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

별을 따라서 단테와 떠나는 여행, 신곡(부산외국어대학교 만오교양대학 박상진 교수)

열심히 살까, 말까, 괴테에게 묻다(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오순희 교수)


이렇게 8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책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지리를 아는 것이 힘이다 편과 신화는 어떻게 권력을 만들었나 이다.


지리를 아는 것이 힘이다는

작년 베스트셀러였던 지리의 힘(요근래 지리의 힘2권이 출판된다고 한다)을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지도를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세계지도가 땅크기의 왜곡이 심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이것보다는 지도가 어떻게 우리에게 편견을 갖게 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준다.

서양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과 한편으로 초중고에서 왜 지리학을 중시하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해준다.


신화는 어떻게 권력을 만들었나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이야기이다.

카이사르의 양자로 권력다툼에서 승리하여 로마의 초대황제가 되고

로마영광의 기틀을 만든 사람인 아우구스투스가 어떻게 황제의 정통성을 갖게 되었나?

아우구스투스는 신화를 새로 만들었다는군요.

베르길리우스 라는(단테의 신곡에서 지옥으로 길안내를 하는 그 베르길리우스)시인을 통해

아우구스투스가 권력을 잡고 로마가 제국이 되는 것이 신의 뜻에 부합한다는 내용으로 신화를 짓습니다.

베르길리우스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트로이전쟁을 다룬 이야기이죠)에서 짧게 언급된

트로이의 장군 아이네아스를 끌고 나와

아이네아스가 트로이의 유민을 이끌고 새로운 트로이를 건설하는 이야기입니다.

베르길리우스는 아이네아스도 오디세우스처럼 7년동안 바다를 해메면서

이런 저런 역경을 딛고 새로운 트로이를 건설하게 되고 그 후손들이 이어져 로마가 되었다 라는

식으로 신화를 짓고 로마인들은 이 이야기를 철썩같이 믿게 된다는 거죠.

처음 듣는 이야기여서 생소했는데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단테의 신곡도 관심을 많이 끌어서 지옥편과 관련해 어제 따로 글을 하나 쓰게 되었죠


유튜브를 통해서 인문학강좌도 자주 찾아보고 듣고

또 책을 통해서 다시 읽고 느끼고 하지만 하면 할수록 인문학은 깊이가 더욱 깊어지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의 깊이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생각은 깊어지고 말은 간결해지고 타인에게 따뜻해지고 해야하건만

나는 여전히 남들에게 날카롭고 시간은 헛되이 보내며 생각은 짧아 자주 후회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고 또 한발 한발 천천히 늦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결심을 하지만 바보는 결심만 한다고 작심삼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차이나는 클라스 책은 꾸준히 컬렉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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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자서전 - 어느 베스트셀러의 기이한 운명
안드레아 케르베이커 지음, 이현경 옮김 / 열대림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의 자서전

어느 베스트셀러의 기이한 운명 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작가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안드레아 케르베이커는 1989년 베니스의 저명한 정신분석가인 체자레 무자티의 장서 2,000권을 한국돈 50만원에 구입했고 애서가이자 장서가인 본인에게는 너무나 큰 행운이지만 비참한 책의 말로에 분개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책을 의인화해서 쓴 즉 책이 주인공인 이야기이다.

그럼 우선 책인 나의 프로필을 한번 보자.

1938년생, 초판본. 여성을 모르는 소년이 주인공인 이탈리아 소설.

꽤 여러 판을 거듭 찍었지만 작가의 대표작은 아니며

작가는 시를 쓴 적이 없는 남성 작가로 여겨짐.

스스로 헤밍웨이나 스타인벡 급이라 여기지만 노벨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함.

지나치게 참여적이지는 않지만 인간의 상황들과 삶이라는 노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

파시즘기의 젊은이를 테마로 하는 영화화 작업에 참고자료가 되었음

이라고 되어있다.

이탈리아 문학을 잘 모르니 우리나라에 대비해서 어떤 책일까 생각해보았지만

딱히 떠오르지는 않았고 굳이 어떤 책인지 추리해보지 말라는 설명도 있었다.

주인공은 주인이 네번 바뀌었다.

첫번째 주인은 17살의 젊은이였고 39년간 주인의 책장에 있다 주인이 죽고 난 다음 그의 부인이 고물상에 팔아버리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두번째 주인은 그냥 독서광이었고 두번째 주인이 그를 고서점에 팔아버려

세번째 주인인 시나리오 작가를 만나게 된다.

세번째 주인은 파시즘기의 젊은이를 테마로 영화를 만들려고 하여 이 책을 참고자료로 보았다.

시나리오 작가 역시 고서점에 주인공을 팔아버리고 재활용 폐지가 될 운명에 처해 있다 극적으로 네번째 주인을 만나면서 이 책은 끝을 맺는다.

책은 살면서 여러 고난을 맞이한다.

처음에는 라디오에 밀려 응접실에서 쫒겨났고 아이들의 장난감과 책에 밀려 책장의 자리를 내주기도 한다.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책은 또 한편으로 밀려나게 되고 이후 영화와 인터넷과도 경쟁에서 밀려났다. 요즘은 유튜브가 완전히 책을 대신하고 있다고 봐야겠다.

돌이켜보면 책도 많은 변신을 하고 있다.

전자책으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려고 하고 있으며 오디오북도 등장하여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생각해보면 활자책은 항상 위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출판시장은 위기라는 언론기사를 항상 보았던 것 같고 한국인의 독서량이 어떻다 저떻다 하는 기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부산 동보서적이 문을 닫았을 때 생각이 났다.

부산에서 약속이 있으면 항상 한시간 정도 일찍 출발해서 동보서적에 들러 책도 구경하고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는데 동보서적은 항상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는 구나라고 했지만 막상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서점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 많지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객수에 비례해서 매출이 현저히 적었던 것이겠지.

아마 매장을 운영할 정도의 매출만 유지되었어도 폐점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추측을 해본다. 그러고 보면 나도 동보서적은 늘 들러기만 했지 거기에서 책을 구입했던 적은 없었다.

자 이제 나의 책장에 있는 책들을 돌아보자.

저 녀석들이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저 주인놈은 한번 읽고나면 다시는 돌아보지 않는구나 라고 하지는 않을까?

나는 분명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장에 보관을 하지만 항상 새로운 책에 우선순위를 뺏겨

기존의 책은 계속 자리만 차지하고 있고 또 새로운 책에 밀려 이쪽 저쪽으로 위치를 옮겨가며 서러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나를 중고서점에 팔아버려랴 라고 아우성을 칠지도 모르겠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중고서점에 팔기에는 책이 너무 아깝다.

특히 초판본 구입하는게 취미인 나에게 초판본 책들은 절대 중고서점에 보낼 수가 없다.

그나마 베스트셀러라는 책들이 이럴진대 유명하지도 않았던 책들은 어떤 운명을 갖게 될까?

출판과 동시에 중고서점으로 가거나 아예 재활용 폐지업체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초판 1쇄 후 절판되는 경우도 많을테고(2쇄 이상 인쇄되는 경우보다 절판되는 경우가 훨씬 많지않을까?)

그나마 책장에 꽂혀 일생을 보내면 다행일테고 종이박스에 담겨 어느 어두컴컴한 창고에 쳐박혀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마무리가 잘 되지는 않지만 책은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있고 책은 꾸준히 읽어야 한다.

이동진 작가가 그런 말을 했다.

책은 진입장벽이 너무도 높다라고.

몸과 마음에 나쁜 것은 처음부터 재미가 있다고. 가령 게임이나 도박등등

하지만 책은 재미가 있을려면 정말 꾸준히 10년정도는 읽어야 재미가 느껴진다고.

생각해보면 그렇다.

책이 재미없다고 하시는 분들께 권한다.

10년정도는 시간을 갖고 꾸준히 읽어야 재미가 있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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