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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사춘기 - 명진 스님의 수행이야기
명진 스님 지음 / 이솔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때였다.
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멤버들이 모여서 자기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며칠간 고민할 시간이 주어졌고 다들 그날 진솔하게 자신을 이야기하였다.
다른이들에게 싫은 소리를 듣기도 하였고 또 힘내는 조언을 받기도 하는 그런 자리였다.
나를 말하게 되는 그때...
나는 나 자신의 모순된 행동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어떤 하나의 사실을 놓고서 상반된 행동을 하거나
또는 마음과는 다르게 행동하는 내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마음은 분명히 본능이 시키는 대로 하고자 하나 몸은 타인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도덕적이고 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내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중에
선배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졌다.
도대체 말에 일관성이 없다는 거였다.
도대체 며칠동안 어떤 고민을 하고 발언을 준비하였길래
생각이 정리되지 않고 횡설수설하는 거냐는 거였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빠져있었던 거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양면성과
그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나의 모습을 정면으로 응시하고자 했던 것인데
그게 그것인지도 모르고 지나쳤던 것이다.
요즘 나는 또다시 화두를 붙잡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를 어느정도는 감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어찌보면 갈피를 못잡고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인간본연의 본능에 충실하자고 하면서(사실 본능대로 행동한다면 범법자가 되기 십상이다)
겉으로는 타인의 시선에 무척이나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명진스님은 평생을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붙잡고 정진을 한다고 하신다.
어떤 화두를 가지고 출가를 하셨는지 지금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도 알 것 같다
평생을 가져갈 화두 하나 있다는 것이 삶에 얼마나 큰 보탬이 되는지 깨달았다.
이제 나도 남은 인생 올바르게 살아갈 화두를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