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은 역사다 - 전선기자 정문태가 기록한 아시아 현대사
정문태 지음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아시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내가 학창시절에 배웠던 세계사는 서양이라 부르는 유럽의 역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도 세계의 일부분인데도 세계사라고 하면 당연히 유럽을 떠올리게 된다(유럽이라기보다는 기독교와 백인의 역사라고 하는게 더 맞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아시아는 우리에게도 또 변방으로 밀려나있다.

동남아시아는 관광지 역할외에 다른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시아는 지금도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우선 정문태라는 사람부터 알아보자.

그는 흔히 말하는 종군기자라는 명칭을 버렸다.

그가 말하는 종군기자란 군대를 따라다니면 전쟁을 취재를 하지만 군에서 제공하는 보도자료 외에 다른 내용을 쓰지 못하는 반쪽기자를 말한다.

군의 언론통제를 벗어날 수 없는게 바로 종군기자다.

그는 종군기자를 버렸다.

그 말은 전쟁터에서 군의 보호를 받지못한다는 말이며, 목숨을 내걸고 취재를 해야 함을 뜻한다.

그래서 그는 전선기자라 불리우길 원하며 말 그대로 목숨을 내걸고 전쟁터를 누비고 있다.

 

자 이제 책이야기를 해보자.

 

당신은 버마를 아는가?

내가 가지고 있는 버마에 대한 첫번째 기억은 아웅산묘지이다.

나와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은 다 기억을 할 것이다.

그런데 그 외에 버마에 대한 지식은 없다.

하나 더 있다면 아웅산 수지라는 이름이다.

늘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다는 버마의 민주주의 인사. 이름만 알 뿐 그 외에는 잘 알지 못한다.

버마는 아직도 민주주의를 위한 무장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국경에서 여러조직이 정부군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일제시대에 만주에서 독립군이 싸우듯이 싸우고 있다.

지금은 그들도 무장투쟁을 접고 정치투쟁으로 전환을 해야 하나 어쩌나 하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들을 보고 있자니 소설 태백산맥이 생각났다.

우리나라 역사의 몇십년 전 버전이라고나 할까.

더 중요한 것은 이제 아웅산 수지라는 명망가에 더 이상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그런데 이게 또 작가의 주관적 평가라서 편견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아쩨는 도대체 어디야?

들어는 보았는가, 아쩨

인도네시아로부터 식민지독립을 할려고 무장 게릴라투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나는 아시아에서 독립을 위해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 있다는 소리를 이번에 처음 들었다.

내가 아는 독립무장투쟁은 체첸뿐이었는데 아시아는 여러곳이다.

 

들어본 적은 있다, 동티므로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한 지 몇년되지 않는 신생국가

하지만 아직도 인도네시아와 긴장관계에 있으며 완전한 자주독립국가가 되기에는 가시덤불이 너무 많다.

독립을 원하지 않았단 사람들과 독립투쟁을 했던 사람들간의 내전상태와 상처

여전히 동티모르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호주

그리고 신생국가에서 흔히 보이는 권력투쟁

 

캄보디아 그리고 킬링필드

어릴적 영화 킬링필드를 보았다.

삼촌이 데려가서 보았지만 나는 그 영화를 왜 봐야했는지 알수가 없다. 다만 반공이 국시였던 그 시절 그 영화는 정권에게는 참 좋은 영화였을꺼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럼 킬링필드는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어디부터가 왜곡이며 거짓인가?  

나는 무엇을 알고 있으며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은 크메르루즈가 무엇인지 아는가?

나는 모른다. 나는 크메르루즈가 캄보디아의 이전 나라이름인 줄 알았다. 그만큼 나는 무지했다.

크메르루즈는 캄보디아의 공산정권을 지칭하는 말이다.

크메르루즈는 나쁜 놈들인 줄 알았다.

이제는? 좀 애매해졌다. 나쁘기는 한데 뭐라고 꼭 집어서 말하기 뭣한 게 있다.

국제전범재판소가 꾸려져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킬링필드의 책임이 있는 나라들은 다 빠져나간 반쪽짜리 재판임에 틀림없다.

 

지금 태국에서는 또 시민들의 시위가 한창이다.

빨강윗도리, 노랑윗도리로 나뉘어 시민내전중이다.

태국은 툭하면 쿠테타가 있던 나라다.

탁신이라는 멘세티 축구팀의 구단주가 총리였던 나라

지금도 탁신 지지자와 반대자로 나라가 시끄러운 나라.

제일 궁금한 것은 온 국민의 존경을 받는 태국국왕은 왜 항상 가만 있다가 쿠데타를 인정해주는지 모르겠다.

모든 국민들이 국왕을 존경하고 쿠데타세력조차 국왕을 반대하고서는 쿠데타 성공을 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정문태기자.

이 모든 전선을 다 누볐다.

누빈것만이 아니고 게릴라사령관, 정부군 사령관, 총리, 대통령, 쿠데타책임자 등등 선악을 가리지 않고 누구든지 다 인터뷰했다.

인터뷰날짜를 챙기며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또 가슴이 아프다.

내가 아는 아시아와 내가 모르는 아시아.

아직도 식민지독립투쟁을 하고 있는 아시아.

그리고 외면하는 우리들. 얼마나 외로울 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관심이나 있을까!

일제감정기때 만주에서 독립투쟁을 하던 독립군들과 임시정부사람들도 누구하나 거들떠보지도 않는 같은 처지였겠지.

이제 우리는 엄연한 독립국가(부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이고

세계에서 발언권을 높여가고 있지만 식민지의 투쟁에는 애써 눈감고 있다.

그게 힘의 논리이며, 국가간의 관계며 외교라는 거니까.

하지만 그것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 내가 해야 할 일은 아닌 것.

스페인 인민정부를 위해 전세계 자유연대가 꾸려졌던 것만큼은 아닐지라도 이제는 관심을 좀 가져보자.

그래서인가.

갑자기 볼리비아에서 죽어간 체 게바라가 생각이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