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 찬가 - 정글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조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 조국교수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대를 나왔고 지금은 서울대학교 법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출신지역은 PK, 학벌은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 현재의 지위도 대한민국 상위 몇%에 있을게다 

게다가 인물도 훤칠하다. 

요즘말로 하면 엄친아이다. 

대한민국의 주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사람이 걷고 있는 길을 보자. 

사법고시는 애당초 하지 않고 처음부터 학문의 길을 걷고 있다. 

그뿐인가, 사회활동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이며 국가인원위원회 인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그가 활동한 내역을 보면 그는 대한민국 주류로부터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사람이다. 

 

이제 책으로 돌아가보자. 

보노보라는 침팬지가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콩고의 밀림지대에서 발견된 종인데 기존의 침팬지와는 다른 독특한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침팬지는 수컷중심의 수직적 서열구조를 가지고 있고, 폭력을 동반한 치열한 내부권력투쟁과 

다른 집단과의 전쟁, 성인수컷에 의한 유아살해등의 행태를 가지고 있지만 

보노보라는 침팬지는 전혀 다른 삶을 보여주고 있다. 

보노보침팬지는 암컷끼리의 연대가 강하고 수컷이 암컷을 지배하지 못하며 

부자보다 모자관계가 더 중요한 암컷중심의 사회구조를 보여준다. 

상당히 평등한 문화를 유지하며 무리내의 병자나 약자를 보호하고 다른 무리와 긴장관계가 조성되도 

전쟁이 아닌 애정표현과 섹스를 나누면서 긴장을 풀고 평화를 유지한다고 한다. 

 

조국교수가 보노보찬가라고 책 제목을 붙인 것을 보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짐작이 간다. 

남성중심의 단어를 보자면 

권력, 투쟁, 전쟁, 수직, 서열, 상명하복, 군대등이 생각되지만 

여성적인 단어를 떠올려보면 

모성애, 어머니, 평화, 희생, 나눔등을 말할 수 있겠다. 

88만원세대에서 우석훈교수가 언급했듯이 지금의 사회는 극렬한 투쟁의 시대임이 분명하다. 

개인과 개인이 끝도 없는 경쟁을 벌여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회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사회에서 개인과 약자는 없다. 

오직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한다. 

누구나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지만 누구도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으리가 생각한다. 

몇년전에 항공기 조종사가 노조를 결성하고 파업을 했을때 그 조종사 중 누구도 자신이 

노조에 가입하고 파업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도 여러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람들의 생존권투쟁을 보자면 그런 이야기는 많이 들려온다. 

자신은 노조는 무조건 빨갱이들이 만드는 것이고 자신에게 파업은 절대악이었다고....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장에서는 작년 촛불집회를 보내며 작가가 생각한 진보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 여러모로 언급을 하고 있다. 

며칠전에 어느 진보주의자가 언급한것처럼 

이명박이 이건 이래서 나쁘고 저건 저러저러해서 안된다고 할 때가 아니라 

진보도 밥 먹여준다고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이 경제를 살리겠다 라는 프레임을 선점해서 대통령에 당선이 된 것처럼 

진보도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명백한 프레임과 정책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진보는 정책부분에서 무능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정책은 좋지만 국민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칭얼대지 말아라고 한다. 

먹혀들어가지 않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2장은 형벌권의 과잉과 남용은 안된다 

요즘 법집행의 과잉이 여러곳에서 보여지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경고이다. 

자신의 전공이니 만큼 형법의 집행, 사형제의 폐지, 격리와 억압중심의 행형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3장은 이땅의 소수자들과 소수자들이 아닌 사람들에게 보내는 글이다. 

성적소수자, 인종차별주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장애인, 여성등 

우리사회에서 또는 우리사회가 지켜주고 보호해주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소수자 말고 다수자들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말해준다. 

우리 몸에 알게 모르게 숨겨져 있는 약자에 대한 우월감은 정말 무섭다. 

왠지 백인에 대해서는 약해지면서 흑인과 동남아시아인들은 무시하는 행동. 

군대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하면서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남자들을 무시하는 사람들 

약자가 살기 좋은 사회는 모두에게 살기좋은 사회라는 말이 있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예를 들어보자 

계단보다는 비스듬한 경사길이나 엘리베이터가 편하다. 

아니 처음부터 도로의 육교를 다 없애야 한다. 도대체 육교와 지하도는 누구를 위해서 만든 것인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교통의 흐름을 막지 않기 위해서 만든 것 아닌가. 

자동차가 보행자보다 분명 강자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자동차가 사람을 피해서 조심해서 다니면 횡단보도로 충분한데 왜 힘들게 계단을 오르내리게 육교를 만들었을까 

조금 불편할 것 같은가? 당신이 운전자라면 그럴 것이다. 

하지만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에게도 숨어있는 강자의 모습이 있는 것이다. 

나도 어떤 순간에는 걸어서 다녀야 하고,  나는 차를 몰고 다니는 그 순간

나의 부모님은 노구를 이끌고, 나의 아내는 아기를 업고 힘들게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이제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은 남성의 강력한 힘이 아니라 여성의 보듬어주는 사랑이 필요하다.  

나의 부모님세대에서는 가난을 벗어나고자 남성중심의 병영식 사회구조가 필요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사회가 되었다. 

그리고 그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보노보침팬지식의 사회행동양식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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