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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첫 십년의 한국 - 우리시대 희망을 찾는 7인의 발언록 ㅣ 철수와영희 강연집 모음 2
리영희 외 지음, 박상환 엮음 / 철수와영희 / 2010년 12월
평점 :
2005년에 있었던 강연록을 조금 추가보충하여 얼마전에 출판된 책이다.
내가 서울에서 살고 싶은 단 한가지의 이유는 바로 이런 기회가 많다는데 있다.
한겨레신문사에서 매년 개최하는 강연회도 그렇고
이런 선생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사실 지방에서는 드물다.
2001년부터 21세기가 되었다.
2001년에 나는 학교에서 나와서 사회로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2002년에는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고 월드컵이 있었고 또 부산에서는 아시안게임이 있었고
그리고 두명의 여중생이 미군의 장갑차게 깔려죽었다.
나에게 21세기는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내가 알고 또는 모르고 또는 애써 무관심하고 있는 동안 세상은 무섭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주에는 미국의 금융파동으로 나의 보험(나는 AIG에 보험이 두개나 있다)이 어떻게 될건지
전전긍긍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미국이 망해가는게 눈에 보여서 신나기도 했다.
한국도 많이 변했다.
티브이에서 배꼽티와 염색한 머리로는 출연못하게 한 것이 불과 100년전이다.
모 연예인이 커밍아웃으로 완전히 사회의 공범이 된 것도 10년이 채 안된다.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킬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촛불로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세상사에 관심없을 줄 알았던 아줌마는 유모차를 끌고 물대포앞에 섰으며
신상명품만 밝힐 줄 알았던 된장녀들은 하이힐을 신고 닭장차앞에 나섰다
많이 변했다.
하지만 아직도 변해야 할 구석은 너무나 많다.
남북관계는 아직도 오리무중이고
아직도 좌파 빨갱이딱지를 붙이면 무조건 된다라고 생각하는 레드컴플렉스도 여전하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서면 무조건 불순한 배후세력이 있다라고 지껄이는 이땅의 지식인들은 제발 좀 안 뒤지냐~~
장애인의 보행권은 아직도 한참 멀었고
똘레랑스, 노블레스 오블레스 인가 하는 것은 기대도 하지 말자
친일과거사를 비롯한 각종 현대사의 암울했던 사건에 대한 정리도 요원해보인다.
지난달 정모책에서 보였던 일본의 행적~~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우리나라 유림의 친일과 여전히 기득권을 놓치고 있지 않은 유림세력들
종교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한국 무속신앙들
이 책이 끝남과 동시에 '촌놈들의 제국주의'를 읽기 시작했는데 왠지 연결이 되는 것 같아서
촌놈들의 제국주의도 재미나게 읽어진다.
어제 책을 말하다에서 나왔던 알려지지 않은 진실과 거대세력에 저항하는 사람들
거대한 힘에 저항하는 수많은 개미같은 작은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 같이 작은 한명이기를 원하는 묵사마
역사의 수레바퀴는 역시나 개미같은 작은 민중들로 인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