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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시에라리온이라는 그게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나라에서
내전으로 인하여 소년병으로 내몰린 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내전으로 인하여 자기가 살던 마을이 잿더미가 되어버리고
가족의 생사도 확인할 수 없는 소년이
안전한 곳을 찾아 도망다니다 어쩔 수 없이 소년병이 되어버린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총이 무서웠지만 차츰 사람을 죽이는 일이 무심해져버린 소년입니다.
살상과 마약이 아무렇지도 않게 되어버린 소년입니다.
유니세프에 의해서 전장에서 구출된 후 오랜 시간동안 재활프로그램에 의해 재활훈련(?)을 받아
다행이 사회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전쟁은 정말 참혹합니다.
물론 저는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입니다.
다만 군에서의 경험을 잠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제일 처음 사격을 하게 되던 날 정말 엄청 긴장했더랬습니다.
표적정렬을 하고 숨을 들이킨 후 숨을 멈추고 손가락에 잔뜩 힘이 들어간 후
극도로 긴장된 상태에서 당겼던 방아쇠
하지만 이후 많은 사격훈련을 하게 된 다음에는 사격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표적한번 보고 숨쉬고 땅 또 땅 또 땅~~
사격훈련이 사람을 죽이는 살인에 비할바 아니지만
전쟁터에서 살상이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소년병의 말이 정말 실감나더군요.
이제 주위의 많은 것들이 그냥 보이지 않습니다.
게임방에서 스페셜포스나 서던어택같은 전투게임을 하는 청소년을 볼때마다
몸서리가 쳐집니다.
전쟁이 단순히 게임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청소년들
아파트 주차장에서 BB총을 들고 총싸움 놀이를 하는 어린 아이들을 볼때마다
혼내주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지금도 아프리카에는 소년병(대부분 12~5세)이 30만명쯤 된다고 하더군요.
인성이 파괴되어버린 아이들이지요.
이 책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는 말이지만
그것은 그 아이들의 책임이 아닙니다.
다 어른들의 책임이죠.
제가 여기에서 또 안타까이 여긴 것은 소년병뿐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난 불신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어버린 상황
몇명이서 몰려다니기만 해도 나에게 위해를 가할 사람으로 의심하는 사람들
나하고 생각이 다르면 무조건 적이 되어버리는 그런 상황도 참 무섭습니다.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는군요.
모든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치유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50년이 훨씬 넘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빨갱이 컴플렉스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빨갱이라는 딱지를 붙여버리면 그 싸움은 빨갱이가 무조건 지게 되어있더군요.
어제까지 친구였던 사람이 오늘은 서로 원수가 되는 그 상황은
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가진자들의 욕심과 욕망에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항상 전쟁을 경계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