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향 사진관
김정현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책만세에서 설특집으로 소개하였던 소설입니다.
한 남자의 뭉클한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는 孝란 무엇인가 또 夫婦란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물어봅니다.
제대 후 복학하여 자신의 꿈을 찾아 나아가려 했던 스물다섯의 용준은 제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는 전보를 받는다. 휴가증을 받고 허겁지겁 달려간 용준. 그러나 아버지는 깨어나실 줄을 모른다. 결국 2남 3녀 중 장남이었던 용준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들을 책임지고 세상과 맞설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쓰러지시기 전 시작하신 예식장업을 물려받은 용준. 남들은 속 모르고 빚만 남겨주는 부모보다 낫지 않느냐고 하지만, 청춘을 불살라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가고 싶었던 용준의 삶은 아버지가 일구어놓은 사업과 어머니와 형제들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인해 아무런 감각 없이 하루하루 말라만 갈 뿐이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는 등 소중한 이들이 늘어가자 그들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거운 짐이 아니라 오히려 행복임을 깨달으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렇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생사의 경계에 계시는 아버지를 모시기를 17년.
희수연을 치르신 아버지는 결국 세상을 떠나고, 그제야 용준은 자신이 아버지를 모신 게 아니라 아버지에게 자신이 의지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아직 자신을 의지하고 있는 또 다른 가족이 있음을 깨닫고 마음을 추스른다.
하지만 이제 겨우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찾은 용준에게 불쑥 말기 암 판정이 내려진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담담히 주변 정리를 끝낸 후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는다.
많은 분들이 책장을 덮으며 눈물을 흘리셨다고 하던데 저 역시 그렇네요
서너장을 남겨두고 그닥 슬프지 않았는데 마침표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습니다.
용준의 간암이 술이 원인이 아니라 마음의 병이라는 어머님의 말씀에 왈칵, 끝내는 안쓰러운 마음을 어찌해볼 도리가 없네요.
리뷰 2 삐딱한 시선으로 보기(같은 책 다른 느낌!!!)
이번에는 좀 특이하게 이 소설 삐딱하게 쳐다보겠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뭐 불효자이거나 효도가 나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가부장적 제도를 옹호하가 마초의 느낌도 많습니다.
남자라면 당연히 이렇게 해야한다라는 식이네요
아들로써, 아버지로써, 남편으로써 힘든 내색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야 한다.
강해야 하고 힘이 있어야 한다.
요 근래 몇년사이의 김수현표 드라마를 보는 느낌입니다
인자하시고 삶을 통찰하신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무한 신뢰하는 어머니
부모님을 존경하고 따르는 자식들과 며느리들까지
여자의 입장에서 이 소설을 읽는다면
남자가 읽는 것과는 좀 다른 반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